집짓기의 마무리 작업들

2011. 11. 9. 21:13사는게 뭐길래/집짓기 & DIY

집짓기 작업은 '사실상' 완료된 상태고 현재 최종 인허가 처리중입니다.
그리고, 미처 마무리 되지 못했던 소소한 작업들을 진행중...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직접 해결하고, 가끔씩 감독님이 내려오셔서 눈에 띄지 않는 숨은 작업들을 하십니다.

 


지난 주말에는 유리창 청소를 시원하게 했습니다.
2층 바깥 유리창 닦는 작업까지 마쳤고, 이번 주말에는 1층 창문들을 청소해야 합니다.
여름 내내 작업 현장의 먼지와 날아오는 벌레들을 견뎌냈던 유리창들을 깨끗하게 닦고 나니까
창 밖으로 멋진 가을 풍경이 액자처럼 보이네요.
(가만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 청소당번 한 이후로 유리창 청소를 한 적이 있었던가?)


 


집짓기 현장을 누볐던 감독님은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셨고, 가끔씩 시간을 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마무리 작업들을 해 주십니다.
시골에서는 집 밖에서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바깥 수도도 필요하구요.
수돗가를 만들고, 수도에 갓도 씌워 주시고...
공사기간 내내 방치되었던 정화조도 맨홀 뚜껑을 덮고 제대로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면 잘 모르는 것들이지만 하나하나 사람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그 사이에 가까운 사람들이 찾아주어서 모닥불 피워 놓고 진하게 막걸리도 한 잔 나누었습니다. 이 집도 시골에 작은 집하나 가지고 싶어서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졌었지요. (지금은 계획 보류했답니다. ^^)

집을 짓고 난 후에도 왠지 사람사는 냄새가 풍기지 않았었는데... 한 번 두 번 손님을 치르고,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함께 뒹구니까 이제는 좀 사람사는 집의 냄새가 풍깁니다.
빈 손으로 오기 뭐하다고 집에서 곱게 기르던 철쭉과 연산홍을 분양해 주어서, 잡초의 잔해들만 있던 석축에 내년이면 빨간색 분홍색 꽃들이 필 것 같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의 따뜻한 온기 속에서 살던 녀석들일텐데...
추운 산골의 겨울을 잘 버텨주어야  할텐데...



그 와중에 저희집 진입로의 도로명이 나왔습니다.
이전까지 '장발리 33번지'였는데, 도로명 주소로는 '장발도방동길 96번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도방동'은 예전부터 부르던 마을 이름입니다.
옛날에 이 곳에 선비들이 모여서 도를 닦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지금도 이곳 사람들은 '장발리'하는 이름보다 '도방동'이라는 이름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아직 완공 허가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듯합니다.
측량 작업을 최근에야 마무리 했고, 공사 과정에서 변경된 인허가 사항들에 대한 변경 신청이 마무리 되어야 하고, 최종 인허가에 필요한 기타 부수적인 서류들...
그리고, 중간에 미미한 것들이 있으면 서류나 자료를 또 보강해야 하겠지요.
행여나 뭔가 잘못된 것이 있다면 약간의 보강 공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요.

...

긴 작업의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소소하게 저희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매번 시골집을 갈 때마다, 하루를 보낼 때마다 필요한 것들이 생깁니다.
냄비와 그릇, 수저들을 준비해 놓았고, 밥솥과 커피포트 같은 소소한 가전제품들은 생각나는 대로 채워 넣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머릿속에는 여러가지 구상이 떠오르지만, 시간과 거리와 돈 문제 때문에 손을 대지 못하는 것들도 많고요.
앞으로 여기에 추위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끼어들테지요.
눈을 치우는 넉가래와 삽도 필요할테고 보일러 기름도 더 보충해야 할테고...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할 때면 또 뭔가가 필요할테고...

이렇게 1년의 시간 정도를 더 보내야 사람사는 시골집의 모습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 사이에... 저도 뭔가를 배우고, 몸을 움직이는 작업에 좀 더 익숙해 질 것이고,
집도 조금씩 조금씩 자라겠지요!

그러면서... 돈은 야금야금 계속 들어가고...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