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9. 18:28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대전이 왜 김형일을 포항에 내줬는지 의문이 들만큼
김형일이 포항에 온다는 것은 포항 팬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나만 그런가?)
사실 저는 김형일 선수에 대한 존재조차 몰랐었지요.
작년 플레이오프 전까지는 말입니다.
포항에 살 때는 포항의 신인선수뿐만 아니라
입단 테스트 받는 선수들까지 모조리 줄줄 꿰고 살았지만
포항을 떠난 후로는 포항에 누가 입단하고 누가 나가는지조차 띄엄띄엄 알던 신세였으니
대전의 신출내기 선수까지 눈에 들어올리가 없었지요.
김형일을 제대로 본 것은 2007년,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울산:대전 경기였습니다.
(울산이나 대전의 경기에 흥미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포항의 상대팀을 보기 위해서 ^^)
경기는 울산의 승리로 끝났고, 역시나 울산의 이상호가 단연 눈에 띄더군요.
하지만... 그 경기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선수는 대전의 김형일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신인 선수인 김형일은 용감하고 당당하게 울산의 우성용을 화끈하게 봉쇄했습니다.
때로는 거칠게, 어떤 면에서는 싸가지 상실한 신인의 모습으로...
약간의 신경전도 있었지만 기싸움에서 우성용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한 발 먼저 뛰고, 힘으로 제압하고... 여기까지는 기량이 있는 선수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K리그 득점왕 출신에 관록에 관록이 덕지덕지 붙은 삼촌뻘 선수 우성용과
기싸움에서 대등하게, 하물며 우성용을 제대로 마크하기는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관록있는 노장 선수에게 말려서 자기 플레이를 못하는 경우가 더 많지요.
결국 우성용은 김형일의 적극적인 마크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어시스트를 하나 올리긴 했지만
김형일의 투지와 자신감, 승리에 대한 의지는 TV 속에서 단연 빛났습니다.
거칠고 투박했지만 힘과 패기, 스피드, 훌륭한 체격조건...
거기에 독종의 냄새까지 솔솔 풍기는 모습 ^^
"저 선수가 포항에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솔솔... ^^
제가 감독이라면... 꼭 가지고 싶은 선수의 냄새...
몸도 강하고 정신도 강한 선수의 냄새...
승리에 대한 열정, 승리에 대한 굶주림의 냄새...
김형일을 보는 느낌이 그랬습니다.
포항에서 보다 많은 활약과 영광을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PS) 여전히 궁금합니다. 대전이 왜 김형일을 내어 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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