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영 시원찮은 K-리그 올스타전

2006. 8. 21. 09:12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좀 안스럽고 씁쓸했다.
그냥 즐겁고 유쾌한 장난과 축제로만 받아들이면 될 것을
괜히 나 혼자 심사 뒤틀린 눈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K-리그 올스타전을 보는 나의 진심은...
웃기고 재밌었다기 보다는 안스럽고 유치했다고 하는게 나을 것이다.

유머와 위트, 장난, 엉뚱함, 기발함 같은 것이 약간 가미되면 아주 유쾌하고 즐겁지만
90분 내내 어설픈 개그로 도배를 한다고 90분 내내 유쾌하고 즐거운 것은 아니다.

멋진 골은 멋진 경기에서 나오는 것이지
장난스럽게 골 문 앞에서 잔재주를 피운다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골이 많이 터진다고 멋지고 재밌는 경기도 아니다.

최소한... 국가대표급의 선수들이 모여서 이룬 올스타 팀이라면
그에 걸맞는 멋진 기량과 경기를 보여주어야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 어설픈 코미디 축구를 보여주면 K-리그의 관중이 늘어날 것 같은가?
만약 그렇게 해서 늘어난다면, 앞으로 K-리그 경기를 그런 식으로 할건가?

착각하지 말자.
K-리그를 찾지 않는 관중은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설사 재미가 없어서 찾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웃기지 않아서 경기장을 찾지 않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올스타전이라고 하면...
거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멋진 기량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확실한 팬 서비스가 또 있겠는가?

건성건성...
공 가지고 어줍잖은 장난 치면서 3류 코미디 흉내는 내지 말자.

박주영의 부르스 세레모니가 아니라 힐 패스로 깔끔하게 넣어주던 어시스타가 훨씬 멋졌고
라돈치치의 5골 보다는 안영학의 중거리 슛 하나가 훨씬 멋있었다.

....

PS) 이번 K-리그 올스타전에서의 Worst and Best

Best

  1. 골이 들어간 후 또는 아웃오브 플레이 된 공을 관중들에게 선물한 것
  2.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한 것

Worst

  1. 더 이상 축구 경기이기를 포기한 후반 막판의 무더기 건성건성 골 퍼레이드
  2. 경기중에 감독이나 코치와 인터뷰를 하는 SBS의 용맹무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