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포항(1:0)성남 - 괜찮다, 다 괜찮다... 득점력 빼고

2021. 8. 6. 13:16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전지적 포항시점의 관전기(집), 포항(1:0)성남, 2021.08.04(수), K리그1 Round 16


아마 득점력만 받쳐줬다면 3골은 뽑을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성남은 리그 순위가 말해주듯이 팀이 많이 망가진 모습이다. (현재 12위) 역습할 때, 또는 공격할 때 잠시잠시 날카로움은 있지만 전체적인 팀의 짜임새는 없다. 수비는 밋밋하고 공격은 밍밍하다.

반면 포항은 수비와 미들까지 선수구성이나 경기 스타일에서 확실히 안정감이 있다. 볼을 소유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을 전개하고 각 포지션의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간다.

다만... 다만... 맨 마지막 득점 가능한 곳 바로 아래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고, 설사 득점 가능한 곳까지 공이 가더라도 득점에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득점력으로 고민을 하는거야 모든 팀이 마찬가지겠지만, 미드필드까지 깔끔하게 전개할 줄 아는 포항이기에 더 아쉬운 것 같다. 차라리 개판 축구를 하면 욕이라도 할텐데, 될듯될듯 애간장 축구를 5개월째 하고 있으니 속만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애들은 어디쯤? 고영준, 권기표, 이승모

고영준은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타쉬는 5개월째 영점 조정중이고, 송민규는 떠나고, 임상협-팔라시오스-크베시치 부상인 상황에서 고영준이 그나마 공격 포인트를 올려주고있다.

고영준의 후반전을 휘젓는다면 권기표는 전반전을 휘젓는다. 둘 다 풀 타임을 소화하기에는 힘과 다양함에서 부족하지만, 전반이든 후반이든 투입되면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중앙으로 자주 파고드는 김기동식 윙 포워드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고 있다.

강상우와 신진호가 풀어주고, 고영준과 권기표가 겁없이 흔들면서 침투하고, 게다가 득점까지! 송민규가 떠난 공백을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잘 극복하는 것 같다.

문제는 중앙. 애매한 이승모. 축구 센스는 좋지만 반짝하게 빛나지 못하는 이승모. 몸은 좋은데 힘 싸움에 밀리는 이승모. 볼 컨트롤 좋지만 오래 간수하지 못하는 이승모. 슈팅 위치 잡고 슈팅도 곧잘 하지만 골이 안터지는 이승모... 권투 선수에 비유하자면, 다 좋은데 맷집과 펀치력이 약한 선수다.

이승모든 지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반기에는 포텐셜이 터져줄까? 좀 더 몸을 다듬으면 내년에는 확 달라질까? 다행히(?) 타쉬도 안터지기는 마찬가지지라 출전 시간이 많이 주어지고 있긴하지만... 아마 큰 반전이 없다면 앞으로 출전 시간이 점점 줄어들 것 같다.

고영준은... 음... 반바지 치켜 올려 입으면 다리가 좀 길어 보일까? ㅎㅎ 항상 눈에 띄더라구!

골은 권기표처럼, 비집고 헤집고 부딪치면서!

골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앞이 열리고, 골키퍼의 빈틈이 보이고, 자세잡고 임팩트 있는 슛으로 만드는게 아니라 권기표처럼 내 공도 아니고 네 공도 아닌 상태에서 먼저 반응하고 악착같이 집중력있게 마무리하는 선수들이 골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일류첸코가 타쉬보다 더 많은 골을 넣었고, 고영준이나 권기표가 이승모보다 좋은 득점력을 보여주는거다.

 

송민규의 느닷없는 이적으로 인해 팀 전력이 출렁거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런 상황이 누군가에게는 큰 기회로 다가온다. 고영준은 더욱 출전 시간이 늘어날 것이고 권기표는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송민규의 백업에서 대체 선수로 수직상승 할 수도 있다.

 

이승모는 권기표의 득점 장면을 잘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든 수비수 앞으로 몸을 집어 넣고, 불안정한 자세에서도 기필코 머리를 들이미는 집념, 그리고 부정확하지만 최대한 골문 구석으로 공을 보내기 위한 마지막 집중력까지... 이승모의 좋은 찬스, 좋은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가거나 살짝살짝 빗나가는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세상에 쉽게 넣을 수 있는 골은 없다구!!!

 

김대용 주심, 참 얄밉다!

경기 종료 시점에 포항의 단독 찬스가 생겼다. 고영준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커트한 공이 최전방의 타쉬에게 전달  되었고 골키퍼와 1대1이 되는 상황!

그런데,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주심은 종료 휘슬을 불었다. 그리고...  따지려는 타쉬에게 시계를 보여주면서 자기는 제때 종료했다는 제스쳐...

그  순간 김기동 감독은 딥빡치면서 물병을 내던졌다. (나는 속으로 싸다구를 올렸고!)

주심 김! 대! 용! (미숙한데 고집 센 스타일인 듯.... In a word, 최악)
기동 빡!

어차피 1대0으로 이기는 경기니 그냥 끝난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하지만, 꼭 그렇게 얄밉게 경기를 끊었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선수와 관중이 함께 역동적으로 호흡하는 것이 축구의 큰 매력인데, 꼭 그렇게 클라이맥스에서 훅 꺼버리듯이 경기를 종료해야 했을까?

경기 내내, 그리고 이전 경기에서도 김대용 주심은 유달리 심판의 권위를 무슨 무기처럼 사용하는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었다.

3초만 시간을 줬다면 관중들에게, 팬들에게 짜릿함을 한 번 더 줄 수도있었을텐데... 참 얄밉게도 끝내더라!!

....

울산은 아예 유아독존의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 일단, 거기서 즐기고 있어라. 다음번 만날 때 콱 물어 버릴테니까!^^

 

그 아래로 대구와 전북이 다소 앞서긴했지만 2위부터 7위까지는 한 두 게임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경기가 몰려있는 8월이다. 상위 스플릿과 하위 스플릿, 상위권과 중위권이 갈리는 중요한 시점이다.

 

팀 컨디션 관리 제대로 안되는 팀부터 떨어져 나갈 것이고 백업이 부족하고 B플랜이 시원찮은 팀들도 떨어져 나갈 것이다. 다 떨어져 나가고 우리만 남았으면 좋겠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