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라 3일차, 8강전, 잉글랜드:스웨덴 직관

2020. 4. 28. 19:05월드컵 여행 - 2018 러시아/06.사마라

2018-07-07

어제 늦게까지 경기를 보고, 또 맥주 양조장에서 받아간 맥주를 비우고 누웠더니 깊은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새벽녘에 깼다가 아침에 다시 잠깐자고… 11시가 넘어서야 하루를 시작하네요. 이게 휴가의 여유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경기장 가는 날이라 조금은 피곤할 것 같네요.

차분하고 로컬 분위기 철철나는 레스토랑을 고르고, 이제는 익숙하게 보르쉬로 해장하고, 생선까스 비스름한 요리를 시켰더니 예상대로 진짜 맛있는 생선까스가 나와서 잠시 뿌듯^^

론리 플래닛과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추천하는 로컬 음식점인데, 제가 식사하는 동안 모두 외국인 손님 뿐이네요. 스텝들도 영어로 능숙하게 서빙하고… 외국인을 위한 로컬 음식점인가봐요^^

경기장 가기에는 다소 이른시간. 마침 가까운 곳에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하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보고난 여파인지 몰라도 평소에는 눈길도 주지않던 미술관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네요.

마침 월드컵 기간이라 팬 아이디를 소지한 사람은 할인 적용. 단돈 2천원이랍니다.

그러나… 본들 뭐 아나요? 게다가 러시아 작가들인걸~^^ 그냥, 좀 제 눈에 인상적이다 싶은 것 몇 개 올려봅니다. (플래시 터뜨리지 않으면 촬영가능합니다.)

생각보다는 거리가 한산합니다. 분명 수 많은 잉글랜드 팬들이 왔을텐데… 스웨덴 보다는 많이 보이지만 흥에 겨워 떠들썩 기고만장 왁자지껄한 잉글랜드 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좀 아쉽습니다^^

셔틀타고 경기장행. 일반 차량은 경기장까지 진입할 수 없지만 셔틀버스는 바로 경기장 앞에 내려주죠. 버스 안에서 경기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보면 괜히 뿌듯합니다.^^

입장하러 가는 길… 무리지어 있는 저 무리는?

티켓이 필요한 사람과 티켓을 팔고자하는 사람들의 벼룩시장!

현장에서 표 구입하고, 그 옆의 팬 아이디 센터에서 팬 아이디를 받는 식인 것 같습니다.

경기장 입장하면 젤 먼저 하는 일! 맥주 하나 사고 매치컵 확보하고 인증샷 찍기!

피파 스폰서인 VISA 카드만 됩니다. (현금은 물론 OK) 제 카드는 마스터카드라서 마눌님 카드로 쓰윽~~

“컵 샀어? 인증샷 보내~”

한국에서 바로 메시지 날아옵니다. 저는 컵을 사지 않았습니다. 맥주를 샀습니다^^

경기 중 발견한 태극기! 저분 경기 내내 저렇게 태극기 들고 관전하시네요. 사실 저는 남의 경기에서 자기 나라 티내는 거는 실례라고 생각했습니다. 경기의 당사자로서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이 경기와 상관없는 자기를 표현하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꼭 그런건 아닌 것같습니다. 마음껏 자기 표현해도 됩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경기장마다 중국사람들이 꽤 됩니다. 하지만, 그 중에 중국 대표팀의 레플리카나 오성홍기를 든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뭔가 대회의 초대장 없이 찾아온 사람들의 위축된 마음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는 당당한 본선 진출국!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접받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자랑스럽게!! 독일 집에 보냈으니까 더 자링스럽게!!!! (현지에서요... 독일 잡은 대한민국의 대접 톡톡히 받고 있습니다. ^^)

경기는 예상대로 잉글랜드의 완승. 수비력 좋은 스웨덴도 제대로 된 상대 만나니 한계가 있네요. 저 스웨덴을 우리가 잡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두고두고 아쉽!!

경기 후 시내로 나와 오전에 봐뒀던 일본 음식점으로 갔습니다. 뜨끈하고 구수한 라멘 한그릇 먹고 싶어 라멘이랑 볶음밥 시켰는데, 나온건 라면의 탈을 쓴 우동 ㅠ.ㅠ 내가 미쳤지… 러시아 사마라에서 어정쩡한 일본 음식점에서 1만 3천원을 쓰다니… ㅠ

마침 러시아:크로아티아의 8강전 시작할 타임이네요. 팬 페스트 갈까하다가 그냥 숙소로 방향 잡앗습니다. 중간에 거리에서 러시아 사람들과 잠시 어울려 보는데도 큰 재미는 없네요. 응원하는 팀 있을 때와 없을때가 이렇게 다릅니다^^

숙소 돌아오는 길에 러시아의 선제 골이 터졌습니다. 도로의 모든 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지그재그로 질주합니다! 제가 탄 택시도 막… 그냥 막 그냥… 휙휙~ 빵빵~

사마라의 우리 로스끼 친구들은 중간이 없어요^^

해 떨어지는 볼가강의 석양이 그김같았습니다.

러시아 사마라. 끝까지 느낌 충만하고 즐겁고 이쁘고 Friendly한 도시로 남을 것 같네요^^

아쉽네! 형 이제 집에 가야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