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도 잠시 비를 피해야 할 듯

2011. 7. 13. 22:30사는게 뭐길래/집짓기 & DIY

유난히 길게만 느껴지는 올 여름 장마...
집짓기도 이 장마에는 잠시 비를 피해 숨고르기를 해야 할 듯 합니다.
목조 주택 집짓기는 비오는 날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지요.
 

1층 뼈대 바깥쪽(외벽)에 OSB(Oriented Strand Board) 합판을 붙인 상태입니다.
이제 1층은 소위 와꾸가 딱 잡힌 셈이지요.
1층의 틀이 완성 되었으니, 이제 2층 바닥을 구성할 갈빗살을 올리고, 2층 바닥 합판을 치고,
그리고 나면 2층 벽체 올리고, 지붕 올리고, 그 다음에는 내부 설비와 파이프, 내장마감등....

그런데, 요놈... 요 상태에서 거센 장마비에 그대로 노출되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지붕이라도 올라가 있으면 비를 좀 피하겠지만, 아직 지붕은 커녕 2층도 받치지 못한 상태이니
우선은 우비라도 하나 걸쳐야겠지요?



작은 집이기에 망정이지... 큰 집이었으면 엄청 큰 우비가 필요할 뻔 했네요 ^^
일단은, 이렇게 우비를 입은 채 며칠을 보내야 할 듯 합니다.



쫄딱 비를 맞으면서도...
우리 목수님들... 집에 우비 씌우고 탕수육에 군만두 한접시 하시면서 인증샷 한 컷 찍으셨네요 ^^
비는 계속 내리고, 작업은 해야겠고...
보슬비 정도는 감수하면서 일을 진행하지만, 지금 같이 게릴라성으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질 때는 정말 난감.
그래도, 웃음 잃지 않으면서 내집 짓듯이, 친구 집 짓듯이, 후배 집 짓듯이...
한결같이 애를 써 주시네요.
검게 그을린 얼굴들이 든든하기만 합니다.


시골집이  생기면 어차피 작은 냉장고는 하나 필요하겠지요?
세탁기는... 글쎄요 당분간 주말에만 다닐테니 굳이 세탁기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한데...

장마가 길어지면서 목수님들도 여간 고생이 아닙니다. 가랑비 맞으면서 작업하는 날도 부지기수... 그때마다 옷가지 챙겨입는 일도 만만찮고...
당연히 세탁물도 많이 나오고...
현장 근처 민박집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 세탁도 만만찮은 일일테고...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가 찾아 올테고... 그 무더위 속에 지붕공사에 외장공사에...
상상만 해도 난감합니다.

그래서... 아직 집도 지어지지 않았는데, 가전제품 먼저 구입했습니다.
어차피 구입할 냉장고.... 시원한 물에 얼음이라도 맘껏 쓸 수 있으면 무더위가 좀 덜할라나...
세탁기도 언젠가는 필요할테고... 땀과 비에 젖은 옷이나마 깨끗하고 개운하게 빨아 입을 수 있을라나...
작업 현장이라 다소 거칠게 사용할 수도 있고, 약간은 흠집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 흠집 하나에도 집을 짓는 과정이 담겨있는 셈이니 흠집 하나하나가 모두 살아있는 이야깃거리가 아닐지...
(워낙 깔끔쟁이 목수님들인지라 흠집도 거의 없을겁니다. ^^)
주말에 내려가면 저희 가족도 시원하게 냉커피라도 한 잔 마실 수 있겠고요.

현장 감독님 요리 솜씨가 보통 이상을 넘어서 상상 그 이상인데...
아예 가스렌지랑 전기밥솥까지 미리 장만해 놓고, 주말에 내려가서 맛있는 음식까지 얻어 먹을까... ^_^

어쨌든 며칠 새로 장마도 한 풀 꺾인다고 하니
주말에는 다시 전기톱 소리, 망치 소리, 그리고 왁자지껄한 웃음이 단양 장발리 골짜기에 울릴 듯합니다.

PS) 갑자기 땡기는 탕수육... 여기에 빼갈 한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