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의 국가(National Anthem)을 아시나요?

2010. 6. 24. 19:36월드컵 여행 - 2010 남아공/5. 더반


[6월 24일]

오늘은 더반을 떠나 16강전이 열리는 포트 엘리자베스로 떠나는 날입니다.
버스 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어서 그동안 찍은 사진과 비디오 클립들을 좀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주 감동적인 것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비디오 클립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블로그에 올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나중에 기회 봐서 유튜브에 올려 볼께요.)

한국-나이지리아 경기가 열리기 전에 남아공-프랑스의 경기를 더반 팬 페스트에서 관전했다고 말씀 드렸죠?
그 때 남아공 사람들이 다 함께 남아공 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비디오로 찍었습니다.
흑인, 백인, 인도계, 아랍계... 모두 다 같이 웃는 얼굴로 국가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거든요.

더반 팬 페스트, 남아공:프랑스 경기 시작할 때 남아공 팬들이 부르는 국가입니다.

그런데... 국가를 잘 들어보니 좀 이상하더라구요.
아프리카 말 같기도 하고, 영어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보니, 남아공의 국가는 모두 5개 언어로 부분부분이 만들어 졌답니다.
예를 들어, 1절과 2절이 각각 다른 언어로 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5개의 언어별 버전이 아니라, 한 노래가 다섯 개의 언어로 구성 되었다는 말!)
오랜 시간을 거쳐 오면서 각각 다른 말로 불려지던 다른 노래들이 하나의 국가로 탄생한 것이지요.
오랜 시간 동안... 하나씩 하나씩 갈등을 극복해 가는 남아공의 역사가 국가에도 고스란히 담긴 듯합니다.

- 남아공 국가 가사 보기 (자세한 소개 내용이 있습니다.)


흑백 갈등이 있고, 빈부의 격차가 심각하고, 치안이 불안하고...
하지만, 이 나라가 추구하는 위대한 평등의 정신이 국가에도 담겨 있는 것 아닐까요?

어떤 사람들은 왜 남아공 같은데서 월드컵을 하냐고 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런 불만이 있었고, 불편함을 겪을 때마다 남아공이 아닌 유럽의 선진국에서 월드컵이 열렸으면 하는 생각을 몇 번인가 했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 후의 남아공 경제 파산을 예측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분명 남아공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자부심, 자신감을 줄거라 믿습니다.
갈등을 넘어서, 화합과 평등과 자유가 가득한 나라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할 때면 많은 남아공 사람들이 저에게 물어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남아공 어때요?"
"참 좋아요."

처음엔 그냥 인사치례로 한 말이었지만, 지금은 정말 진심으로 대답을 하고 있답니다.
비록 아주 짧은 순간의 대화이고,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끝날 때도 많지만...
여전히 약간은 경계하는 마음을 속에 담고 있기도 하지만...

정말 진심으로, 참 좋은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