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서울...

2009. 8. 20. 10:34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참 이상하게 진다.
유달리 서울을 만나면 온갖 이상한 방법을 다 동원하듯이...
마치 아쉽게 질 수 있는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지듯이...

최근 포항의 경기는 나를 흠뻑 빠지게한다.
짧고 간결하며 빠르다. 시원시원하고 멈추지 않는다.
이기든 비기든 지든... 그래서 포항 팬으로서는 경기 후에 미련없는 갈증해소를 느끼게 해 준다.

서울 원정경기에서도 그토록 멋지게 싸웠건만...
특히 후반전의 멈추지 않는 돌격과 용맹함, 골과 승리를 향해 그토록 멋진 의지를 보였건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물론 아쉽다.
하지만, 분하지는 않다.
몇 개의 아쉬운 판정이 있었지만, 그토록 골과 승리를 향해 달렸던 포항이기에
패배후에도 후련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포항이 좋은거다.
또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게 5연패를 하건 6연패를 하건, 다음 경기에서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도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

후반 중반이후 서울은 거의 수비 모드로 돌아섰다.
하지만, 그걸 두고 서울의 경기운영을 수비축구라고 몰아세우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승리를 지키지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 점을 뒤진 포항이기에 더 맹렬하게 몰아부쳤고
그랬기 때문에 서울로서는 힙겹게 자기의 영역을 지켜야 했고
또한 훌륭하게 승리로 마감했을 뿐이니까...
거세게 몰아치는 상대에게 맞불을 지피면서 승리를 빼앗기는 팀에게 공격축구라고 찬사를 보낼까?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허울좋은 공격축구로 승리를 빼앗기는 팀은 그냥 약팀일 뿐!
그러기에 서울을 칭찬함에 있어 절대로 인색할 수 없는 거다.
그리고, 그러한 서울이기에 리그 1위를 달리는 것이다.

허나...
포항의 눈물겹도록 처절한, 맹렬한 돌격정신에 서울도 혼쭐이 났을 터!
포항에서 열리는 2차전, 그리고 다른 대회에서 숙명적으로 다시 격돌할 때도
서울은 포항의 맹렬함에 바짝 긴장해야 할거다.

이토록 강렬한 축구를 하는 포항이기에
다시 다음 경기가 기다려지는 것이다.
그리고, 승리에 대한 기대감 또한 흔들림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긴다.
누구 보다도 이기기 위해 몸부림치고, 누구 보다도 맹렬하게 대쉬하며,
한 경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포항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