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완득이
2008. 4. 24. 13:03ㆍ사는게 뭐길래/볼거리먹거리놀거리
김려령 지음 창비(창작과비평사) 펴냄
주인공은 완득이입니다.
아버지는 난장이이고 광대입니다.
완득이가 두살 때 떠난 어머니는 베트남 사람입니다.
완득이는 삼촌도 있습니다. 아버지의 동생은 아니고, 아버지를 따라나선 장애를 가진 또 한 명의 광대입니다.
아버지와 삼촌의 벌이가 시원찮아서 완득이네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입니다.
공부는 못하고(전혀 안하고) 싸움은 아주 잘합니다.
어릴때부터 야간업소 근처에서 자랐기에 그냥 싸움을 잘할 뿐, 그렇다고 남을 괴롭히거나 폭력서클 멤버도 아닙니다.
특별히 친한 친구도 없고 특별한 꿈도 없습니다.
이런 완득이네 반 담임 선생님은 "똥주"입니다.
완득이의 눈에는... 이건 선생님이 아니라 자기보다 더 나쁜 사람 같습니다.
수업에 그리 열정을 보이지도 않고, 툭하면 완득이를 괴롭힙니다.
완득이네 옆집에 사는 똥주는
툭하면 완득이네가 기초생활수급대상자라 보조받는 햇반이나 라면까지 얻어갑니다.
학교에서도 보란듯이 완득이의 컴플렉스를 아이들 앞에서 떠벌이기도 합니다.
...
완득이 주변에 작은 변화들이 생깁니다.
너무 어릴때 떠나 버려서 기억조차 없는 어머니가 나타납니다.
반에서 1-2등을 놓치지 않는 윤하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완득이의 친구가 됩니다.
알고 봤더니 담임 똥주는 남모르게 이주노동자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으며
완득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싸움 잘하는 완득이는 또 우연한 기회에 킥복싱을 배우게 되고,
싸움꾼과 스포츠맨의 경계를 봅니다.
...
이런 완득이의 모습은 그리 낯설지가 않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에도 수 많은 완득이들을 보았는데
지금도 그 때의 완득이들이 많이 있겠지요.
한 편으로는 20년도 지난 나의 고등학교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지금의 현실이 가슴아프기도 하고...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그런 완득이들의 아픔과 방황 속에도
따뜻하고 훈훈함이 살아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매를 맞고, 싸움을 하고, 자잘한 문제가 끊이지 않았고, 때론 살얼음판 처럼 살벌하고,
긴장과 구속이 지배하던 20년 전의 제 고등학교 교실에도 유쾌한 웃음과 해프닝이 멈추지 않았듯이...
소설 '완득이'는 아프고 서러운 이야기지만 유쾌하고 즐겁게 전개되어 갑니다.
마치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의 교실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소설 "완득이"에는...
거칠고 투박했던 우리들의 지난 고등학교 교실과
깡마르게 거친 삶을 살아가지만 따뜻한 내면을 가진 완득이들의 이야기와
지금 우리나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소외 계층들의 이야기
그리고 결국은 이런 완득이와 완득이 주변의 사람들과 사건들은
우리가 함께 치유하고 극복하고 더불어 해결해 나가야 하는,
함께 나우어져야 하는 삶의 한 부분이라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모든 완득이들! 아-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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