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 새 유치원으로 옮겼습니다.

2008. 2. 27. 19:24사는게 뭐길래/난 그냥... 남자!

작년까지 부모님께서 아이를 돌봐 주셨는데, 올해부터는 저희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지난 6년간... 매 주말마다 춘천으로, 다시 원주로 오가는 생활을 했었지요.
부모님도 연로하시고, 또 내년에는 초등학교에 진학해야하고...
더 이상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의지할 수는 없을것 같아서
다소 버겁더라도 이제부터 아이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좀 더 빨리 그랬어야지요...)

제일 신경을 쓴 것은 유치원을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집 근처에도 좋은 유치원이 있고,
집에서 조금 멀긴 하지만 원주에서처럼 성당(천주교) 유치원에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또 요즘 유행하는 영어 유치원은 어떤지...

치우 엄마가 이곳 저곳을 알아보고, 또 직접 답사도 해보았는데...
결국은 '나투어슐레'라는 일종의 대안 유치원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유치원 이름은 '우듬지' 유치원이라고 하네요 ^.^
저두... '나투어슐레'가 이름인지, '우듬지'가 이름인지 아직 정확히 모르겠어요 ^^
궁금하신분은.. 클릭!)

아이들 본래의 모습 그대로 인정해주고, 아니는 자연이 키운다는 유치원의 철학을 듣긴 했지만...
사실 우리의 눈과 귀를 유혹하는 이런저런 철학이야 얼마든지 있지요.
이 유치원을 택한 것은 치우 엄마의 결정이 컸습니다.
몇몇 유치원을 알아 보았는데... 이곳 유치원을 방문하고서 "삘"이 딱 꾲혔다는군요.
대개의 유치원들이 알고보면 모두 고만고만한데...
삘이 꽂혔다는 것은 뭔가 특별한 점이 있었겠지요.
(저에게 이야기할 때는 이미 입학원서까지 접수한 후였답니다. ^^)

...

사실 걱정을 상당히 많이했습니다. (지금도 좀 걱정이 되긴 하지요.)
치우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좀 어리게 행동하고,
규율을 지키기는 커녕 규율 자체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하고, 엄청 스트레스 받고,
친구들과도 좀 소심하게 어울리는 편이고,
오랫동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작은 도시에서 조용하게만 지냈거든요.

낯선 환경에 잘 적응을 할지... 새로운 친구들은 잘 사귈지...
여전히 초보나 마찬가지인 엄마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보다 미숙하지는 않을지...
조용하고 차분한 성당 유치원에 비해서 이것저것 새로운 것들을 보게되면 또 어떨지... 등등

오늘로 유치원에 간지 3일째 되는 날입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유치원 가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고,
유치원 선생님들 말씀으로도 빠르게 잘 적응하는 것 같다는군요.
참...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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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체크무니 셔츠를 입은 녀석이 서치우입니다. 새 유치원에 잘 적응하는 모양입니다.^^ (사진은 나투어슐레 유치원 카페에서 퍼온 것입니다.)
...

아마 앞으로 제게 있어서도 생활에 많은 변화가 오겠지요.
치우가 항상 곁에 있어서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겠지만, 반대로 할 수 없는 것도 많이 있겠지요.

그래도 일단은... 치우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척 큽니다.
지난 6년간 치우와 떨어져 있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주말에 열리는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볼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
주말이면 춘천으로, 원주로 가야 했으니까요.

이제... 2007 K-리그 챔피언스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아들녀석과 함께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기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