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Earth와 놀기

2007. 1. 5. 18:23월드컵 여행 - 2006 독일/14.컴백 홈

요즘 점심이나 저녁을 먹고난 뒤에 심심풀이로 구글어스를 가지고 노는 것이
하나의 일상이 되었다.

내가 사는 곳, 내가 일하는 직장, 내가 가봤던 곳...
이런 곳들을 위성 사진을 통해 다시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

최근에는 지난 여름에 독일까지 월드컵 육로여행을 하면서 들렀던 곳들을
하나씩 찾아내는 중이다.

방문했던 곳, 숙소, 맛이 괜찮았던 레스토랑 등등...
현지 지리를 전체적으로는 잘 모르는 처지라서 장소 하나를 찾기 위해서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검색을 해서 주소나 약도 등을 먼저 알아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나의 기억까지 더듬어봐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예를 들어, 중국축구협회를 찾기 위해서 FIFA나 AFC 사이트에서
다음과 같은 중국 축구협회의 주소를 찾는다.

Weitu Dasha Longtan Road
Bing 3 Hao, Chongwen District
Beijing 100061
China PR


위 주소를 가지고... 'Chongwen District'의 지도를 구글에서 검색한 다음
상세한 지도를 열어 놓고 다시 'Longtan Road'를 찾은 다음
구글어스에서 베이징으로 들어가고, 베이징에서 지도에 해당하는 곳을 찾고,
다시 내 기억을 더듬어서 중국 축구협회를 찍어내는 식이다.

그동안 꽤 많은 곳을 찾아냈지만, 아직도 찾아내야 할 놈들이 상당히 많이 남았다.
과연 내가 여행기에 올렸던 모든 곳을 다 찾을 수 있을까...

어느 친절한 분께서 저의 월드컵 육로원정 길을 구글어스에 매핑시켜 놓은 것이
이미 있긴 한데... 막상 하나씩 찾아보니까 위치가 잘못된 곳이 여럿 보여서
많은 수고가 들어가는 작업이기는 하지만 아예 하나씩 하나씩 내가 겪었던 여정을
꼼꼼하게 다시 되새김질 해야 할 것 같다.

덕분에... 예전의 여행 기억을 다시 더듬어 보게 되고
'아하, 여기가 바로 거기구나!' 하는 식으로 새로운 것들을 또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여행할 때는 나무만 봤는데, 집에 돌아와서 숲을 보는 재미라고 할까?

다시 그곳을 찾을 때마다 굉장히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더구나 빡빡한 여행 일정 때문에 방문한 도시에서 그리 오랜 시간을 머물지 못했기에
깜짝깜짝 놀래기도 한다.

중국에서 몽골로 넘어갈 때 거쳤던 얼렌이라는 도시가
그토록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에 있다는 것도 놀랍고...
내가 묵었던 명주여관이라는 곳을 정확히 위성사진에서 확인하면서 한 번 더 놀랜다.

참 좋은 세상이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그리고, 찾아보면 찾아 볼수록 재미가 호기심거리가 가득한 세상이다.

찾는데까지 함 찾아 볼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