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꼬치와 쯔란

2006. 11. 22. 18:17월드컵 여행 - 2006 독일/14.컴백 홈

지난 여름 월드컵 육로원정 여행을 다녀온 후
좀처럼 잊지 못하는 맛이 하나 있다.

바로...
북경에서 송청운님, 장철수님, 그리고 동행했던 인철형과 함께 먹었던
양꼬치 구이의 맛!

가끔씩 술자리에서 인철형과 한 잔 기울때면
그때 그 양꼬치 맛이 생각난다고 말하곤 했는데...

인철형 왈, 신천역 근처에 중국식 양꼬치 구이를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단다.
자기는 이미 오래전에 그 집 맛을 보았다고...

그리하야... 언제 날 잡아서 함 갑시다... 라고 띄엄띄엄 말하기를 몇 달.

어제 저녁, 올림픽팀의 일본전 경기를 본 후
드디어 그동안 말로만 가자고 이야기하던 양꼬치 구이 집을 찾았다.

만족, 만족, 대만족!

지난 여름 북경에서 맛봤던 양꼬치 구이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

그런데...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잊지 못하는 맛은 사실 양고기의 맛이 아니라
꼬치 구이와 함께 먹는 '쯔란' 이라는 향신료의 맛이었던 것!

생긴 것은 꼭 길쭉한 깨 같이 생겼는데
후추와 고추와 깨와 산초가 뒤섞인 것처럼
약간 텁텁하면서 고소하고, 매콥하고... 그러면서 특유의 향이 난다.

양꼬치 구이에 쯔란을 살짝 묻혀서 먹으면
그 특유의 맛을 좀처럼 잊을 수 없게 되는데...
(물론 C2H5OH 성분이 들어간 물과 함께 먹을 때 제 맛이 난다. ^_^)

....

양꼬치 구이를 맛나게 먹고 집에 들어갔더니...
와이프님께서 나를 자꾸 멀리한다.

뭔가... 생전 첨 느끼는 이상한 냄새가 내 몸에서 난다는 것이다.
양치질을 했는데도 입을 벌릴 때마다 묘한 냄새가 난단다...

그래... 그 냄새...
그걸 양꼬치 구이와 함께 먹는 맛은 아마 모를거다... ^_^

비록 쯔란의 독특한 냄새 때문에 와이프에게서  핀잔을 듣긴 했지만
좀처럼 잊을 수 없었던 그 맛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종종... 소주 한 잔 생각나면 그 곳을 찾게 될 것 같다.


숯불에 구워 먹는 양꼬치

이것이 바로 쯔란



칭따오 맥주. 뒷면에 라벨이 없고 가격도 저렴. (혹시 밀수품?)

이과두주도 한 잔 곁들여야 하지 않을까...

물만두... 이것도 장난아니게 맛있음!



PS) 신천역 종합운동장 사거리에서 키노극장 골목으로 쭉 들어가서
패밀리 마트 모퉁이에서 좌회전 후 한블럭 직진한 다음
돼지구이(?)집 있는 곳에서 우회전 후 30미터쯤 가면
'양꼬치'라고 쓰인 빨간 간판이 있습니다.
그 간판을 보면서 모퉁이를 돌자마자 가게 입구가 나옵니다.

양꼬치 구이 5꼬치 한 세트에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