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Welcome!

2006. 10. 2. 09:39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그가 돌아왔다.
약간은 야윈 모습으로.
또한 약간의 긴장한 모습,
조금은 씁쓸한 미소...

재활이라는 긴 터널을 나왔지만
실전에서의 부활이라는...
지난 몇 달간의 재활 기간보다
더 큰 고비가 아직 남아있기에
마음껏 웃고 즐거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아픔을 겪어 본 선수이지만
앞으로 남은 부활의 기간이
이전보다 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조금만 더,
한달이나 두달 정도만
세상이 그를 잊어줬으면 좋겠다.
좀 더 편안하게,
조금 더 이기적으로...
자기의 생활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다시 그가 부활하면...
우리는 또 얼마나 그의 어깨와 발에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포항의 플레이오프,
어쩌면 이미 와일드카드가 발표된 아이안 게임까지 그를 필요로 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모든 것들은 그로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의 이러한 숙명은..
축구를 잘 하기 때문에, 골을 잘 넣기 때문에 지워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세상은...
더 큰 기대와 무게를 싣는 데는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더 이상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때까지 무게를 계속 늘이려는 경향이 있다.

한 번 쯤은...
그 무게를 감당하는 사람에게 고마워 하고
때로는 그 무게를 좀 줄여줄 수 있을법도 한데 말이다.

어쨌든!
그가 돌아왔다.

우리팀의 맨 마지막 찬스에서
상대편의 골 그물을 향해 멋진 한 방을 때려 넣을 수 있는 그 선수가 돌아왔다.
누구보다 골을 많이 넣는 그 선수가 돌아왔다.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한 번 몸을 틀어주는 동작만으로 상대수비를 무력화시키고
잠시 턴을 하는가 싶은 순간에 벼락같은 슈팅을 날리고
상대 수비가 그를 향해 몸을 트는 순간에 대시하는 동료에게 득점 찬스를 만들어 주던

바로 그 선수가 돌아왔단 말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