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26. 09:14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지난 주말에 포항 스틸러스는 성남과의 경기를 3대2로 승리했다.
이건 그냥 단순한 1승이 아니라
포항의 팬들에게 앞으로 남은 포항의 경기가 얼마나 멋질지 기대하게 만드는
소중한 1승이었다고 생각한다.
상대는 전반기 우승팀이자 K- 리그 최강이라 할 수 있는 성남이며
포항과는 전후기 통합승점 경쟁, 그리고 후반기 순위 경쟁을 하는 당사자였기 때문에
성남과의 경기를 이기는 것은 단순히 승점 3점을 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쟁자의 승점을 막는 효과까지...
소위 승점 6점짜리 경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런류의 중요한 승부처에서 어떤 경기를 펼치는가에 따라
그 팀이 가진 능력이 표출된다고 볼 수 있다.
(음... 사실 이런류의 승부에 가장 강한 팀이 바로 성남이다 ^^)
그렇기 때문에...
이 한 번의 멋진 승리에 나는 지금 한껏 오버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지금 포항에는 이렇다할 스타가 없다.
부상으로 빠진 이동국을 제외하면 국가대표급의 스타로는
최태욱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신예 오범석이 최근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백지훈이나 박주영 같은 어린 스타들에 비하면 그 역시 네임밸류에서는 밑천이 딸린다.
지금 포항의 감독은 파리아스!
만 39세의 젊은 브라질리안!
그리고, 그와 함께 팀을 재건하고 있는
누구보다도 포항을 잘 알고 포항을 사랑하는 박태하 코치!
그들의 손으로 포항을 주물럭 거린지 2년.
영원한 우승후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무기력증에 빠져 있던 포항이지만
이번 시즌에 보이는 모습은 뭔가 희망을 가지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1998년을 마지막으로, 1999년부터 2004년까지의 포항은
과거의 명성과 마지막 불꽃을 태운 일부 노장 선수들의 힘으로
그나마 쪽팔리지 않을 만큼의 성적을 근근이 유지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성적 여부를 떠나서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내년, 그리고 후년이면 더 멋지고 더 잘할 것 같은 선수들
그리고 그들로 인해 더 강해질 것 같은 포항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상은 그 반대였다. 내년엔 어떡하나, 후년에는 또 어떡하나...)
이제 포항의 팬들은 '기대'와 '희망'이라는 단어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최소한 나에게는 그렇다.)
포항의 과거 화려했던 전설을 이야기하면서 소주잔을 기울이기 보다는
이제는 올 시즌 막판의 포항, 내년의 포항, 후년의 포항을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포항의 팬들 외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포항은 소리없이 부활하고 있는 중이다.
하나 둘, 하나 둘...
한발 한발 차근 차근...
이 멋진 경기장에서...
경기장보다 훨씬 멋지고 강한 그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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