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울란바토르] 침대버스로 얼렌까지 (그 다음은?)
2006. 5. 31. 09:36ㆍ월드컵 여행 - 2006, 독일까지 유라시아횡단/5.울란바토르(몽골)
자 그럼...
슬슬 고단했던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애초에 우리는 베이징에서 열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로 이동하려 했으나
열차편 정기 개편 문제로 저희가 원하는 날짜에 열차편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여행 루트 수정에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길을 모색하던 중
베이징에 있는 송청운님께서 현지 여행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
베이징에서 중국의 국경도시인 얼렌까지 침대 버스로 이동한 후
거기서 열차를 타고 울란바토르에 가는 방법이 있다고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얼렌까지 약 15 시간
얼렌에서 열차 갈아타기 위해 약 10시간 개기기
그리고, 얼렌에서 울란바토르까지 약 15 시간.
총... 약 40 시간 소요!!!! (두둥~)
이 말을 듣는 순간부터 살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차라면 모를까... 버스로 15시간을 이동한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았고
더욱 당황스러웠던 것은 '얼렌'이라는 생전 첨 들어보는 낯선 도시가 가져오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뭐 우짜겠습니까? 이거 못할거면 여행을 시작하지 말았어야지...
더구나, 송청운님께서 현지 여행사에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루트 셋업을 잘 해주었으니 아주 황당한 코스는 아니겠죠.
흐흐...
과연 그럴까?
-----------------
6월 28일.
이제 베이징을 또나 울란바토르로 출발을 합니다.
결국 베이징에서는 자금성, 천안문, 이화원 등의 관광명소는 뒤로 한 채
중국 속의 조선족, 그리고 거기서 축구가 가지는 의미를 돌아보는 것 만으로도
일정이 빠듯했습니다.
베이징에 머무는 내내 우리 일행과 함께 했던 송청운, 장철수님이
저희 숙소로 픽업을 오셨습니다.
함께 한국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나눈 후 얼렌행 버스가 출발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일단... 장소의 압박... 약간 구린 시골 정거장 분위기.
화장실은 말로만 듣던 중국의 재래식 화장실
(큰일 보는 곳에 칸막이가 없는... 과연 이곳이 북경인가?)
그나마, 노란색에 외관이 크고 깨끗한 버스를 보니 좀 위안이 되었습니다.
침대 크기가 작아서 인철형이 고생을 좀 할거 같지만
나만 편하면 장땡이지 머!
기대반 쬐끔, 두려움 만땅의 기분으로 송청운님, 장철수님과 작별을 하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두 분과 함께 버스 앞에서 사진이라도 하나 찍을 걸... 쩝!)
황송하게도 두 분이 여비까지 챙겨 주시는 것을 겨우겨우 말렸습니다.
뭐... 속으로는 돈 좀 받고 싶지만...
두 분은 저희보다 나이가 아래인데, 동생들에게 여비를 받으면 쪽빨리니깐... ^^
하여간, 우리는 버스에 올라탑니다.
일단, 좁은 침대가가 저에게도 상당히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잠깐 걸터 앉을 수도 없을 만큼 작아서, 버스에 타자마자 엉거주춤 몸을 뉘어야 했습니다.
두 다리를 쭉 벋을 수도 없고...
(이제 죽었다... 나 말고 인철형...)
3열 2층 구조로 배치된 침대를 세어보니... 대략 40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안에 TV가 설치되어 있고 시트도 깨끗하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15시간 정도는 견딜 수 있을 것 같더군요.
그런데... 이 씨방노무 버스가 입석을 받는거 아니겠슴까?
주섬주섬 한 사람 들어오더니, 침대 사이사이에 매트리스를 깔고 눕습니다.
우리 둘 다 1층으로 끊었는데
복도에 사람들이 드러 누우니까 발 디딜 틈도 없어지는 겁니다.
(난 2층 좋은데... 인철형의 육중한 몸이 2층을 오르내리게 되면 버스의 밸런스가 깨짐.)
여러분이 알고 있는 시내 버스나 관광 버스에 침대가 세 개가 있고 그 사이에 두 사람.
다섯 사람이 함께 누워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내 머리 위로 2층이 있습니다.
상상이 가지 않는 분은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대략 느낌이 올겁니다.
완전히 닭장입니다요...
....
버스 승객 중에 관광객은 거의 없습니다.
거의 전부가 중국-몽골을 오가는 국경 무역을 하는 보따리상들입니다.
짐이 엄청스레 많고, 너무 많아서 짐칸이 아닌 객실에도 짐이 쌓이고
중국어와 몽골어가 뒤섞여서 시끌벅적하고
어떤 아저씨는 살벌하게 문신까지 근사하게 새겨 넣었고...
운신할 수 없는 답답한, 부자연스러운 자세, 탁하고 찝찌름한 공기,
그리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안고 버스는 오후 5시쯤에 출발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열차건 버스건 시간을 말할 때는 '쯤'입니다. 그게 그냥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베이징을 벗어나자 양쪽 창 밖으로 만리장성이 보였습니다.
덕분에 버스를 타고 만리장성을 통과하는 재미가 있었고
멀리 능선을 따라 끊없이 이어지는 만리장성의 위용이 대단했습니다.
(사진 못찍었습니다. 차 안에서 운신하기가 너무 힘들었고, 아직 적응되지 않아서리...)
계속해서 4시간 쯤 고속도로를 달린 끝에 작은 휴게소에 정차를 했습니다.
이미 해는 떨어져 주변은 깜깜했습니다.
거의 서부영화에 나오는 작은 마을 같이 황량한 곳이었습니다.
썰렁한 식당이 하나 있고
식당 앞에는 노점에서 이런저런 간식거리(달걀, 과자 등)와 음료수, 술을 팔고 있었습니다.
사진 좀 찍자고 사정사정 했는데 허락해 주지 않더군요.
화장실은 뭐...
그냥 대충 컴컴한 벽이나 구석에서 대강 갈겼습니다.
(남자는 그나마 낮죠. 여자분들이었다면 정말 난감했을겁니다.)
보따리상들은 능숙한 모습으로 식당으로 들어갔고
우리는 밖에 앉아서 담배 한 모금과 함께 휴식을 취했습니다.
배는 크게 고프지 않지만, 쉽게 잠을 청하기 위해서
작은 이과두주를 한 병씩 사서 마셨습니다. (울나라 중국집에서 파는거랑 같아요.)
버스에 함께 탔던 사람들과 띄엄띄엄 이야기도 했습니다.
개중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도움을 좀 받았고
몽골인 보따리상 아주머니 한 분은 한국에 잠시 살았다면서
한국말로 몇 마디 나누며 인사를 했고, 주변의 몽골 사람들에게 통역도 해 주더군요.
(이런 오지탐험형 심야 버스를 한국 사람이 탄 것 자체에 많은 호기심을 보이더군요.)
나름대로 운치도 있고...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술 맛도 좋고!
처음에 버스에 오를 때의 긴장도 약간 풀리고...
사람들과 좀 떠들고 나니 기분도 좀 나아졌고,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좀 가셨습니다.
서서히... 우리도 고생을 즐기는 법을 배워가는 모양입니다.
....
휴게소에서 한 번 쉰 버스는 깜깜한 고속도로를 계속 달립니다.
창 밖으로는 불빛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반대편 차선에는 마주오는 차도 거의 없는 황량한 질주가 계속됩니다.
중간에 두 번쯤... 급한 사람들 용변과 운전기사의 휴식을 위해서
길가에 잠시 멈추었다가 가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인철형은 수면 보조제를 한 알 넣고 잠을 청했고
저는 좀 있다 잠이 오겠지... 하면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샜습니다.
비디오를 세 편 틀어주었는데
자막 없는 중국 영화를 보고 있자니 미칠 지경이더군요. (^_^)
세 편 중 하나가 이연걸 주연의 '용행천하'였는데
다행히 제가 본 영화라서 심심풀이로 볼만 했습니다.
....
새벽 5시가 좀 넘은 시간.
그렇게 밤길을 달려서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낯선 국경도시 얼렌에 도착!
어리버리 말도 못하고 난감해 하는 사이에
택시 기사들은 달라 붙어서 뭔가 호객을 하는 거 같고
주변에서는 '항궈런(한국인)'이라는 소리가 오가면서
우리를 둘러싸고 힐끔힐끔 쳐다보며 자기들끼리 뭐라뭐라하고...
중국쪽 국경도시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는 몽골말이 훨씬 많고
보이는 간판들도 모두 키릴문자 투성이...
난감함과 긴장의 연속...
인철형은 생전 안먹던 수면 보조제를 먹더니만
서서도 눈꺼풀이 내려오는 반 수면상태...
결국, 송청운님이 베이징에서 미리 연락해 둔 여행사 직원의 안내를 받고서야
우리는 그 자리를 뜰 수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무사히 울란바토르행 열차를 탈 수 있을까...
글로는 잘 표현하기 힘들지만
현지에 도착해서 저희가 느낀 공포와 걱정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그래도, 큰 탈 없었으니까
지금 이렇게 이 글을 쓰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I will be back!)
슬슬 고단했던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애초에 우리는 베이징에서 열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로 이동하려 했으나
열차편 정기 개편 문제로 저희가 원하는 날짜에 열차편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여행 루트 수정에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길을 모색하던 중
베이징에 있는 송청운님께서 현지 여행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
베이징에서 중국의 국경도시인 얼렌까지 침대 버스로 이동한 후
거기서 열차를 타고 울란바토르에 가는 방법이 있다고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얼렌까지 약 15 시간
얼렌에서 열차 갈아타기 위해 약 10시간 개기기
그리고, 얼렌에서 울란바토르까지 약 15 시간.
총... 약 40 시간 소요!!!! (두둥~)
이 말을 듣는 순간부터 살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차라면 모를까... 버스로 15시간을 이동한다는 것이 상상이 가지 않았고
더욱 당황스러웠던 것은 '얼렌'이라는 생전 첨 들어보는 낯선 도시가 가져오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뭐 우짜겠습니까? 이거 못할거면 여행을 시작하지 말았어야지...
더구나, 송청운님께서 현지 여행사에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루트 셋업을 잘 해주었으니 아주 황당한 코스는 아니겠죠.
흐흐...
과연 그럴까?
-----------------
6월 28일.
이제 베이징을 또나 울란바토르로 출발을 합니다.
결국 베이징에서는 자금성, 천안문, 이화원 등의 관광명소는 뒤로 한 채
중국 속의 조선족, 그리고 거기서 축구가 가지는 의미를 돌아보는 것 만으로도
일정이 빠듯했습니다.
베이징에 머무는 내내 우리 일행과 함께 했던 송청운, 장철수님이
저희 숙소로 픽업을 오셨습니다.
함께 한국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나눈 후 얼렌행 버스가 출발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일단... 장소의 압박... 약간 구린 시골 정거장 분위기.
화장실은 말로만 듣던 중국의 재래식 화장실
(큰일 보는 곳에 칸막이가 없는... 과연 이곳이 북경인가?)
그나마, 노란색에 외관이 크고 깨끗한 버스를 보니 좀 위안이 되었습니다.
침대 크기가 작아서 인철형이 고생을 좀 할거 같지만
나만 편하면 장땡이지 머!
기대반 쬐끔, 두려움 만땅의 기분으로 송청운님, 장철수님과 작별을 하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두 분과 함께 버스 앞에서 사진이라도 하나 찍을 걸... 쩝!)
황송하게도 두 분이 여비까지 챙겨 주시는 것을 겨우겨우 말렸습니다.
뭐... 속으로는 돈 좀 받고 싶지만...
두 분은 저희보다 나이가 아래인데, 동생들에게 여비를 받으면 쪽빨리니깐... ^^
하여간, 우리는 버스에 올라탑니다.
일단, 좁은 침대가가 저에게도 상당히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잠깐 걸터 앉을 수도 없을 만큼 작아서, 버스에 타자마자 엉거주춤 몸을 뉘어야 했습니다.
두 다리를 쭉 벋을 수도 없고...
(이제 죽었다... 나 말고 인철형...)
3열 2층 구조로 배치된 침대를 세어보니... 대략 40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안에 TV가 설치되어 있고 시트도 깨끗하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15시간 정도는 견딜 수 있을 것 같더군요.
그런데... 이 씨방노무 버스가 입석을 받는거 아니겠슴까?
주섬주섬 한 사람 들어오더니, 침대 사이사이에 매트리스를 깔고 눕습니다.
우리 둘 다 1층으로 끊었는데
복도에 사람들이 드러 누우니까 발 디딜 틈도 없어지는 겁니다.
(난 2층 좋은데... 인철형의 육중한 몸이 2층을 오르내리게 되면 버스의 밸런스가 깨짐.)
여러분이 알고 있는 시내 버스나 관광 버스에 침대가 세 개가 있고 그 사이에 두 사람.
다섯 사람이 함께 누워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내 머리 위로 2층이 있습니다.
상상이 가지 않는 분은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대략 느낌이 올겁니다.
완전히 닭장입니다요...
....
버스 승객 중에 관광객은 거의 없습니다.
거의 전부가 중국-몽골을 오가는 국경 무역을 하는 보따리상들입니다.
짐이 엄청스레 많고, 너무 많아서 짐칸이 아닌 객실에도 짐이 쌓이고
중국어와 몽골어가 뒤섞여서 시끌벅적하고
어떤 아저씨는 살벌하게 문신까지 근사하게 새겨 넣었고...
운신할 수 없는 답답한, 부자연스러운 자세, 탁하고 찝찌름한 공기,
그리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안고 버스는 오후 5시쯤에 출발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열차건 버스건 시간을 말할 때는 '쯤'입니다. 그게 그냥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베이징을 벗어나자 양쪽 창 밖으로 만리장성이 보였습니다.
덕분에 버스를 타고 만리장성을 통과하는 재미가 있었고
멀리 능선을 따라 끊없이 이어지는 만리장성의 위용이 대단했습니다.
(사진 못찍었습니다. 차 안에서 운신하기가 너무 힘들었고, 아직 적응되지 않아서리...)
계속해서 4시간 쯤 고속도로를 달린 끝에 작은 휴게소에 정차를 했습니다.
이미 해는 떨어져 주변은 깜깜했습니다.
거의 서부영화에 나오는 작은 마을 같이 황량한 곳이었습니다.
썰렁한 식당이 하나 있고
식당 앞에는 노점에서 이런저런 간식거리(달걀, 과자 등)와 음료수, 술을 팔고 있었습니다.
사진 좀 찍자고 사정사정 했는데 허락해 주지 않더군요.
화장실은 뭐...
그냥 대충 컴컴한 벽이나 구석에서 대강 갈겼습니다.
(남자는 그나마 낮죠. 여자분들이었다면 정말 난감했을겁니다.)
보따리상들은 능숙한 모습으로 식당으로 들어갔고
우리는 밖에 앉아서 담배 한 모금과 함께 휴식을 취했습니다.
배는 크게 고프지 않지만, 쉽게 잠을 청하기 위해서
작은 이과두주를 한 병씩 사서 마셨습니다. (울나라 중국집에서 파는거랑 같아요.)
버스에 함께 탔던 사람들과 띄엄띄엄 이야기도 했습니다.
개중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도움을 좀 받았고
몽골인 보따리상 아주머니 한 분은 한국에 잠시 살았다면서
한국말로 몇 마디 나누며 인사를 했고, 주변의 몽골 사람들에게 통역도 해 주더군요.
(이런 오지탐험형 심야 버스를 한국 사람이 탄 것 자체에 많은 호기심을 보이더군요.)
나름대로 운치도 있고...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술 맛도 좋고!
처음에 버스에 오를 때의 긴장도 약간 풀리고...
사람들과 좀 떠들고 나니 기분도 좀 나아졌고,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좀 가셨습니다.
서서히... 우리도 고생을 즐기는 법을 배워가는 모양입니다.
....
휴게소에서 한 번 쉰 버스는 깜깜한 고속도로를 계속 달립니다.
창 밖으로는 불빛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반대편 차선에는 마주오는 차도 거의 없는 황량한 질주가 계속됩니다.
중간에 두 번쯤... 급한 사람들 용변과 운전기사의 휴식을 위해서
길가에 잠시 멈추었다가 가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인철형은 수면 보조제를 한 알 넣고 잠을 청했고
저는 좀 있다 잠이 오겠지... 하면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샜습니다.
비디오를 세 편 틀어주었는데
자막 없는 중국 영화를 보고 있자니 미칠 지경이더군요. (^_^)
세 편 중 하나가 이연걸 주연의 '용행천하'였는데
다행히 제가 본 영화라서 심심풀이로 볼만 했습니다.
....
새벽 5시가 좀 넘은 시간.
그렇게 밤길을 달려서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낯선 국경도시 얼렌에 도착!
어리버리 말도 못하고 난감해 하는 사이에
택시 기사들은 달라 붙어서 뭔가 호객을 하는 거 같고
주변에서는 '항궈런(한국인)'이라는 소리가 오가면서
우리를 둘러싸고 힐끔힐끔 쳐다보며 자기들끼리 뭐라뭐라하고...
중국쪽 국경도시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는 몽골말이 훨씬 많고
보이는 간판들도 모두 키릴문자 투성이...
난감함과 긴장의 연속...
인철형은 생전 안먹던 수면 보조제를 먹더니만
서서도 눈꺼풀이 내려오는 반 수면상태...
결국, 송청운님이 베이징에서 미리 연락해 둔 여행사 직원의 안내를 받고서야
우리는 그 자리를 뜰 수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무사히 울란바토르행 열차를 탈 수 있을까...
글로는 잘 표현하기 힘들지만
현지에 도착해서 저희가 느낀 공포와 걱정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그래도, 큰 탈 없었으니까
지금 이렇게 이 글을 쓰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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