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의 첫 날, 처음 만나는 카타르

2022. 11. 21. 06:09카테고리 없음

사우디아 항공, 리야드 경유 편으로 도하에 왔습니다.중간에 리야드 공항에서 연결편 탈 때 좀 당황하긴 했지만 별다른 문제나 사고 없이 무난하게 잘 도착했습니다.

하야 엔트리 퍼밋 (or 하야카드)

사우디아 항공 체크인 하려는데 목적지가 도하인 걸 본 항공자 직원이 잠시 머뭇하더라구요. 그래서 하야 엔트리 퍼밋 프린트된 것을 건네 주었더니..

"아, 이거군요!"
"월드컵 가시는 첫 손님입니다. 처음이라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거 저희가 개인정보는 가린 채 복사 좀 해도 될까요?"

첫 손님이라는 말에 괜히 뿌듯함을 느끼면서, 하지만 좀 오랜 시간을 거쳐서 비행기를 탔습니다.
저뿐아니라 필리핀 항공을 이용해 저보다 하루 늦게 도하에 들어온 친구도 똑같이 "첫손님" 경험을 했다네요.^^

리야드-도하, 헷갈리는 터미널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터미널에 도착하니 새벽 5시경. 10시 반까지 다섯 시간이 넘게 대기해야 하는 상황.
그런데, 비행 스케줄 보드에 우리 항공편이 안보이네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그런걸까?
혹시나 싶어 구글링을 좀 했더니 터미널이 다르네요. 우리는 터미널-2에 도착했고, 예약할 때 받은 e-티켓에도 터미널-2로 나왔는데 구글링 결과는 터미널-3.


혹시나 싶어 공항 인포메이션에 물어보니 터미널-3이 맞답니다. 일단 28번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출발 1시간 쯤 전에 버스편으로 터미널-3으로 보내준답니다. 안내해 주는 게이트에 가 보니 에콰도르 팬들 한 무리가 있더라구요. 개막전, 이번 월드컵의 첫 경기, 카타르의 상대팀 에콰도르. 일단 그 팬 무리를 보니 어쨌든 우리가 도하에 가긴 가는 모양입니다.
짜식들... 그러면 뭔가 트랜스퍼 할 때 안내를 해주던가 했어야지... 안 물어보고 마냥 개겼으면 낭패 볼 뻔 했네요.

결국 시간이 되니 항공사 직원이 나타나 일일이 탑승자를 확인한 후  터미널-3으로 안내를 하더군요.

"로마에서 오신 세 분 어딨죠?"

결국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낙천적인 이탈리안 동생들, 너네 무사히 도하에 도착한거니? 궁금... ㅎㅎㅎ

첫 날의 도하, 교통비 0원

첫 날 숙소는 크루즈 호텔로 잡았습니다. 비행편 사정상 하루 앞당겨 도하에 오는 바람에 1박을 추가로 예약해야 했는데, 개중에 가성비 맞는 방이 창문없는 4인실이었습니다.

공항에서 크루즈 호텔, 크루즈 호텔에서 시내 중심가(수크 와키프, Souq Waqif)까지 무료 셔틀을 제공합니다. 그냥 수시로 거의 대기 시간 없이 바로바로 셔틀이 운영되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네요.


공항에 도착하시는 분들은 일단 셔틀버스를 한 번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시내 모든 곳을 가지는 않겠지만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까지 가는 적절한 무료 셔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수크 와키프 나들이

첫 날의 긴장감, 오랜 비행, 오랜 환승대기. 잔뜩 싸들고 온 짐과의 씨름. 몹시 피곤한 상태로 도착했지만 월드컵은 월드컵, 도하에 도착하니 아드레날린이 팍팍 솟는 느낌이 드네요.
오전에 도착한 상황이라서 일단 첫 날 묵기로 한 크루즈 호텔에 짐을 맡겨 놓으려고 했는데, 아직 개막전이라 준비된 객실이 오픈한 그대로 있다면서 바로 체크인을 해 주었습니다.


월드컵 때마다 느끼는 건데, 일찍 가면 훨씬 더 환대를 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준비하는 사람들도 그 만큼 설레는 마음, 긴장된 마음으로 우리를 기다렸던 거지요.
그렇긴하지만... 되게 친절하긴 하지만 손에 익지 않은 일처리랄까? 아직은 월드컵 손님 맞이가 서툰 사람들. 간단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는 체크인이었습니다.^^

수크 와키프. 아직 많은 것을 돌아보진 않았지만 이미 많은 팬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팬들 뿐만 아니라 월드컵을 즐기려는 카타르 사람들도 많습니다. 많이 북적이고 활기찹니다.

바로 가까운 곳에 낙타 사육장인지 낙타 시장인지 모르겠는데 왠 낙타 무리도 있어요^^


이미 오후 5시쯤 되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라구요. 기내식 외에는 그럴싸한 식사도 하지 못한 상황이라 일단 눈에 띄는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침 바로 옆 테이블에서 필리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K-Pop 팬이라면서 한국에서 온 우리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더니 메뉴 선택도 도와주네요. 덕분에 우리 입맛에 맞는 적절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생선 바베큐 전문점에서 처음 만난 도하의 음식! 맛이 없을리가 없죠. 이미 먹기도 전에 맛있었는걸요^^
세 사람이 푸짐하게 먹었는데 5만 5천원 정도 나왔습니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고 월드컵 바가지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이 정도면 매우 기분 좋은 출발!

딱 한 잔 했으면 좋겠는데...

크루즈에서는 술을 마실 수 있는데...
도착 첫 날의 피곤함 때문에 수크 와키프 근처를 간단히 돌아 본 후에 바로 크루즈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바로 자고 싶긴 한데 아직 저녁 8시.
처음 경험하는 크루즈의 밤, 그리고 내일 아침이면 바로 떠날 거라서 그냥 하루를 마감하기가 좀 아까웠습니다.
이런 날은 한 잔 하고 자는게 여행자의 도리죠^^


도하의 야경을 보면서 맥주 한 잔.... 하는데 대략 2만 2천원.
와이프랑 한 잔씩 두 잔 시키니까 아까 먹은 저녁값이 나오네요. ㅠ.ㅠ

다음날, 크루즈의 아침

창문없는 방이라 아침이 온 것을 실감하지 못한 채, 아침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마침 전날 밤에 맥주를 마셨던 오픈 데크에 조식 뷔페가 차려져 있었습니다.


푸짐하고 근사한 아침식사, 그리고 바다와 도하 시내가 보이는 백만불짜리 뷰가 있는 럭셔리한 아침식사, 남자에게는 맛있지만 여자에게는 행복함이 있는 아침식사였습니다.^^

도하의 첫 날, 일찍 온 손님으로 누릴 수 있는 환대, 처음 경험하는 카타르의 밤, 하룻밤이지만 근사함이 있는 크루즈 호텔에서의 1박.
아주 괜찮은 출발입니다.
이번 월드컵도 흥미진진 재미만땅 지붕뚫고 하이킥 날리는 월드컵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