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4. 01:16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2016년, 프랑스에서 열린 EURO 2016을 직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경기도 너무나 환상적이었고 프랑스 여행도 좋았습니다. (EURO 2016 프랑스 여행기)
그리고, 직관을 함께했던 동지(?)들과 결심했죠. 4년 후, EURO 2020도 함께 직관하자! 이미 월드컵을 비롯해 축구 직관 여행을 몇 차례 함께 꾸몄던 동지들이기에 이런 직관여행 실행하는 것은 대한민국최강이자 전세계 탑레벨이죠.^^
그리하야... 약 2년전,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EURO 2020 티켓을 몇 장 예매할 수 있었습니다. 주로 런던 경기를 중심으로 신청했기 때문에 런던 3경기 , 글래스고 1경기, 암스테르담 1경기 당첨! 암스테르담 경기는 깨끗이 포기하고 영국 여행을 떠나자! 일사천리로 비행기 예약, 숙소 예약까지 완료!
...
그런데, 코로나가 전세계를 덮쳤습니다. EURO 2020은 1년 연기됐고 다시 그에 맞춰 비행기표와 숙소 예약을 모두 변경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올 해(2021) 2월인가 3월쯤. 이제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모든 난관을 뚫고 EURO를 보러 갈것인가, 아쉽지만 포기할 것인가?"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EURO가 제대로 열릴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했고, 설사 열린다고 해도 맘편하게 여행과 직관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습니다.
최종 결론은 포기! 자가격리 기간 고려하면 도무지 일정도 만들 수 없었고, 영국이 백신접종을 일찍 시작하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축구를 맘편히 즐길 수 있을만큼 미더운 상황은 아니었으니까요.
비행기 예약을 취소하고, 숙소 예약을 취소하고, 예매했던 입장권까지 취소하니... 환불 금액이 꽤 됐습니다. 분명히 2년 전에 내가 낸 돈을 돌려받았을 뿐인데, 마치 생각지도 않았던 수입이 들어온 것같은 이 기분은 뭐지? ㅎㅎ
그 즈음이... 가까운 친구와 시골집 마당 한켠에 목조창고 짓기로 의기투합한 시기이기도합니다. 또한 EURO 2020을 함께 직관하기로 했던 사람들과 서로 아쉬움을 달래던 시기이기도하구요.
음... EURO 직관 포기하면서 환불받은 돈으로 창고를 지으면서 뭔가 EURO도 함께 즐기는 방법이 하나 있지!
요즘 새로 짓고있는 목조창고(겸 작업실/취미방, 4.8m x 3.6m)인데, 앞쪽 상단 처마 아래에 흰색 박스 같은게 걸려있죠?
180인치 와이드 스크린을 설치했습니다.^^ 설치 기사가 쉽게 내려올 수 없는 시골이기도하고 돈도 아껴야하고 직접 만드는걸 좋아하기도하고... 이런저런 우여곡절과 여러가지 계획과 설계, 업체 사장님과 통화까지 해 가면서,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셀프로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한창 사이딩 작업을 하는 중에 주문한 스크린이 왔고, 때맞춰 고기 싸들고 놀러온 지인에게... "놀면 뭐하니? 스크린 설치 해봤어?" ㅎㅎ
가로 4m가 넘고 무게도 43kg이나 나갑니다. 쉽지 않은 설치 작업이었는데... 튼튼 & 안전 시공, 아주 아름답게 동작합니다!
...
그리고, 창고를 다 완성하기도 전에 EURO가 시작됐습니다.
좋다! 창고짓기 큰 작업은 어느정도 마무리 지었겠다! 이제 EURO를 함 즐겨볼까? 비록 영국까지 날아가진 못했고 설레던 직관도 물거품이 됐지만... 내가 만든 팬 페스트(Fan Fest)에서 EURO를 즐기자!
일단, 축구에는 맥주가 있어야지! 하이네켄 5리터 케그 하나 준비해 놓고 컨셉 잡기!
마당 잡초랑 잔디 깎는 김에 EURO 기분도 좀 내고! (시골 세컨하우스 생활 10년차 되면 예초기로 저런거 할 수 있습니다.^^)
마침 밤 늦은 시간에 중계하겠다... 시골집 앞마당에 모닥불 피워 놓고 고기 구워 가면서 EURO를 즐기고 있습니다.
팬 페스트(Fan Fest)가 별건가? 내가 만들면 되지! ㅋㅋ
돈도 좀 들어갔고 매우 많은 노력이 들어간 비싼 장난감이지만 저 순간의 짜릿함을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무엇인가 덕질을 해 본 사람은 어렴풋이 이해해 줄 것 같기도합니다만... ㅎㅎ
축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선 얼마든지 가능한 덕질입니다^^
EURO도 보고 아챔도 보고 올림픽도 보고! 당분간 아주 신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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