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여행, 미리 준비할 것들

2010. 7. 30. 11:12월드컵 여행 - 2010, 케냐에서 남아공까지/여행 결산, 요약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

월드컵은 대륙을 순환하면서 개최하기 때문에 4년에 한 번씩 다른 대륙의 나라들을 여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요.
저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축구팬들이 월드컵 여행을 하기 때문에 반가운 여행 친구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4년이란 시간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준비 기간이 넉넉하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입니다.
(4년간 꾸준히 신경쓰고 준비하는 것이 좀 성가시긴하지만 말입니다. ^^) 
제 주변에 저와 함께 4년간 월드컵을 준비했던 사람들이 몇몇 있지만, 최종적으로 남아공 땅을 밟은 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두 명 뿐이었습니다.
4년이라는 시간동안 여러가지 변수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막상 준비를 하더라도 실제로 실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행을 좋아한다면, 축구를 좋아한다면...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축제를 놓치는 것은 너무 아깝지요.

2014년 브라질에서는 더 많은 여행자들과 함께 신나는 월드컵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4년간의 준비에 착수!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 따내기

저는 42세 직장인입니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꽤 되지요. 그리고 휴대전화 이용량도 꽤 되고...
4년간 요놈들 잘 모으면 아프리카 왕복 항공권 하나 따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4년간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마일리지를 아시아나 항공으로 집중시켰더니 8만마일쯤 모아지더군요.
아프리카 왕복을 위해서는 10만 마일리지가 필요한데,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마일리지, 그리고 와이프가 가지고 있는 마일리지를 조금 얻어오니까 10만 마일리지가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어졌습니다.
공항이용료와 세금 등으로 약 50만원 정도 추가지불하고 왕복 항공권이 확보되었습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육로로 독일까지 간 다음에 돌아올 때만 편도 항공을 이용했는데, 이때도 보너스 항공권(3만 5천 마일리지 공제)으로 해결했습니다.
여행 좋아하는 분들 잘 아시겠지만, 편도 항공권 살려면 정말이지 눈물 핑 돌지요.
왕복 항공권이라도 In-out이 다른 도시면 또 한번 눈물 고이게 만들고요.

마일리지를 이용한 보너스 항공권은 이럴 때 상당히 유용합니다.
항공 성수기만 피해서 일정을 잡으면 충분히 좌석 확보할 수 있어요.
(단, 조금 서둘러서 예약 및 발권을 하셔야합니다. 좌석 수가 몇 개 없거든요.) 
대학생들의 경우에는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도 많고, 설사 카드가 있어도 대부분 사용량이 그리 많지 않겠지요.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카드 사용량이 꽤 되기 때문에 4년간 잘 모으면 항공권 하나 따낼 수 있습니다!

2014년 브라질에 가실분들!
항공 마일리지 짱짱하게 쌓이는 신용카드로 갈아타세요. ^^

숙소 예약하기

월드컵 기간에는 초강력 성수기 요금이 적용됩니다.
특히 남아공의 경우에는 최하 2배 이상의 요금을 적용하는 살인적인 숙박요금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었지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 최대한 빨리 알아보고, 최대한 빨리 예약하는 것!
두울, 예약 없이 가서 빈 곳 찾아 발품 파는 것! (어쨌든 발품을 팔면 구할 수는 있더군요. ^^)

저의 경우, 본선 조추점이 끝나서 우리나라의 경기 장소가 확정되자마자 바로 숙소 탐색했습니다.
이 때, FIFA의 월드컵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Accomodation 서비스를 통해 예약하면 편리하고 가격도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다만... 경기가 있는 날을 기준으로 경기 전날과 경기 다음날까지 3일 연짱으로만 예약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약간 부담스럽습니다.

FIFA의 월드컵 사이트 외에 다음의 사이트들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www.booking.com (약간 가격대가 높은, 그러나 괜찮은 호텔들)
www.hostelworld.com (저렴한 호스텔, 게스트하우스, 백패커)
www.roomsforafrica.com (아프리카, 특히 남아공 숙소가 풍부함)

 

교통편 예약하기

월드컵 기간, 특히 경기 전날이나 다음날과 같이 사람들 이동이 많이 몰릴 때는 교통편도 많이 붐비게됩니다.
따라서, 최대한 미리 계획을 세우고 미리 예약을 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취소 수수료를 물어야하긴 하지만... 계획을 꼼꼼하게 잘 세워야죠.)

교통편은 숙소와 달리 현지에 가서도 어느 정도 해결은 가능합니다.
만약 미리 예약하지 않고 가실 경우라면, 도착하는 즉시 다음에 이동할 교통편부터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빈자리가 얼마나 있는지, 없다면 다른 대체 교통편은 무엇인지...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에 장거리 이동 수단으로 버스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버스를 어디서 몇시에 탑승하는지 꼭 알아두셔야합니다.

다음의 웹 사이트들을 참고하시면 남아공에서의 교통편을 온라인으로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습니다.

www.seat61.com (거의 세계 모든 나라의 열차 정보 및 육로 여행 루트 제공. 관련 링크도 제공. 완전 강추!)www.computicket.com (버스 티켓뿐만 아니라 온갖 티켓 온라인 예약. 주요 도시에는 오프라인 오피스도 있음)www.intercape.co.za (남아공 및 인근 국가를 연결하는 버스 네트웍)
www.greyhound.co.za (인터케이프와 비슷. 어느 구간은 인터케이프만, 어느 구간은 그레이하운드만 운행하기도)www.citiliner.co.za (그레이하운드랑 같은 회사. 그레이하운드보다 조금 저렴하고, 조금 더 불편함)www.shosholoza-meyl.com (남아공 열차 예약. 월드컵 기간에는 대부분 운행을 하지 않더군요 T.T)

 

월드컵 티켓 예약하기

월드컵 티켓은 의외로 예약하기 쉽습니다. (단, 이것 역시 미리 움직여야합니다.)
그리고, 상당히 일찍부터 판매합니다. (저의 경우는 2009년 2월에 신청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1차 추첨판매 할 때 여러사람 이름으로 신청을 했는데...
너무 많이 당첨되는 바람에 남는 티켓 처분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때로는 너무 서두르는 것이 독이 될 수도 있겠더라구요.

월드컵 티켓 중에는 세트로 구입할 수 있는 옵션이 있습니다.
TST(Team Specific Ticket)이라고 하는데, 한 팀을 찍어서 그 팀의 모든 경기를 볼 수 있는 세트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팀을 기준으로 조별예선 3경기만(TST-3), 16강까지만(TST-4), 8강까지만(TST-5), .... 이런식으로 티켓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16강 진출에 실패하면,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티켓을 취소하거나 우리조 1위팀의 16강전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약간의 수수료가(10%) 적용되긴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경기의 티켓을 한꺼번에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합니다.

특히, 월드컵 조추첨을 하기 전에도 티켓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의 경기 장소나 상대팀, 조편성을 모르는 상황에서도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

 

예방 주사

아프리카가 중남미지역, 기타 오지 여행을 할 때는 몇 가지 예방접종이 필요합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실 것 없이, 여행 일정표 들고 국립의료원(서울) 여행자 클리닉에 가서 상담 받으세요. ^^
저는 황열별, 장티푸스, A형간염, 파상풍 예상주사 맞고 말라리아 약 받았습니다.

(제 블로그의 관련 글 참고하세요. 요기 클릭)

주의) 말라리아약이 두 종류가 있습니다. 매일 먹는거(비싼거), 1주일에 한 번 먹는거(싼거).
근데, 제가 만난 여행자들 중에 1주일에 한 번 먹는 약의 부작용 때문에 너무 고생하는 분을 봤습니다.
악몽 꾸고, 우울증 증세 나타나고, 밤잠 설치고...
비싼약 먹거나, 아니면 차라리 말라리아 걸리면 치료제 먹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비자 준비

나미비아를 제외하고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짐바브웨, 남아공 모두 국경이나 공항에서 입국비자 받을 수 있습니다. 보츠와나는 우리나라 사람 무비자 입국 가능하고요.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국에서 케냐 비자를 받아서 나갔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이 그냥 공항에서 받으시면 됩니다.

나미비아는 국경에서 비자 발급이 안되고, 한국에 나미비아 대사관/영사관이 없어서 한국에서 비자 발급도 안됩니다. 나미비아 인근 국가(보츠와나, 짐바브웨, 잠비아, 남아공)에서 비자 받을 수 있습니다.
남아공의 케이프 타운과 요하네스버그에서는 당일에 비자 받을 수 있고, 나머지 나라는 3일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일정 잡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저는 짐바브웨에서 게스트 하우스 및 투어 오퍼레이션을 하시는 분을 통해서 나미비아 비자를 받았습니다.
대행이기 때문에 가격이 좀 비싼 것이 흠이긴 하지만, 이 방법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고고아프리카 해외 지키미인 바람순이님께 부탁했어요.)

입국비자 받을 때는 한 번만 국경을 통과할 것인지, 두번인지, 아니면 여러번인지 미리 염두해 두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 폭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국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츠와나도 바로 접해있지요.
잠비아에 숙소 정해 놓고 짐바브웨나 보츠와나 들렀다 올 경우가 허다합니다.
한 번만 사용하는 단수(Single) 비자를 받아 놓으면, 나갔다 들어올 때 다시 비자를 받아야하니까 돈이 배로 들지요.이런것 고려해서 Double(두번 입국가능) 비자를 받거나 복수(Multiple) 비자를 받으시면 좋습니다.
Multiple까지는 아니더라도, Double 비자 정도는 여행 일정 고려하셔서 체크해 두시기 바랍니다.

 

기타 다음의 것들도 미리 준비하시면 유용할 것 같네요...

휴대폰 로밍
국내 휴대폰 자동로밍의 경우 로밍 안되는 국가가 있습니다. 공항의 로밍센터에서 확인하시고, 필요하시다면 공항에서 아예 폰을 임대하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미리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카메라
전문 사진가나 사진에 푹 빠진분이 아니라면 DSLR은 놓고 가세요. 저는 DSLR과 하이엔드 똑딱이 들고 갔는데, 80%는 똑딱이만 썼습니다. 무겁고 거추장스럽기도 하고 안전 문제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컴퓨터
넷북이 있다면 들고 가시는 것도 좋습니다. 영화나 음악 파일, e-Book 담아가셔도 좋구요. 저의 경우는 생각보다 컴퓨터 끼고 노는 시간이 꽤 되더라구요. 인터넷을 못쓰더라도 틈틈이 사진 정리나 글쓰기, 자료 백업하기도 좋구요.
여행하면서 만난 친구들과 사진 돌려보거나 같이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짐이 무거워지는 단점이 있지만, 무거운 만큼 제 몫은 했던것 같습니다.

인터넷
남아공에서는 공항에서 무선 모뎀 렌트하니까 편하더군요. 대부분의 도시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같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불편없이 쓸 정도의 속도는 나오구요. 한달 기준 500메가까지 쓸 수 있는걸루 7~8만원 정도합니다.
대부분의 호텔이나 호스텔에서는 무선 인터넷(WiFi)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유료 T.T)

옷/날씨
6월과 7월의 남아공은 겨울입니다. 요하네스버그는 한국의 늦가을 날씨 정도됩니다.
케이프 타운, 포트 엘리자베스는 봄날씨 정도로 느껴졌고 낮에는 반팔로 다녀도 괜찮았어요.
더반은 초여름 날씨... 해변에서 일광욕하고 해수욕 할 수 있습니다. ^^

남아공 드라켄스버그 지역은 산이 높고 춥습니다. 낮에는 가을 햇살 같지만 밤에는 영하로 떨어지기도합니다.
계절 잘 살피시고... 침낭이나 파카까지는 아니더라도 두꺼운 옷과 담요 한장은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장거리 야간 버스로 이동할 때, 밤에는 살짝 한기가 느껴지거든요.
(맨발로 자다가 발 시려서 깨기도 합니다. 양말 챙기셔요. ^^)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는 추위걱정 안해도 되지만 짐바브웨(빅폴), 나미비아, 남아공은 밤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신용카드
남아공은 신용카드 잘 받아줍니다. 오히려 현금보다 신용카드가 더 유용한 경우도 많습니다.
남아공에서의 신용카드는 정말로 '신용' 카드입니다. 그러니까, 사람은 못 믿어도 신용카드는 믿는거지요.
특히, 현지에서도 인터넷으로 예약할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신용카드가 제 몫을 해 줍니다.
도난이나 복제의 위험이 있다고도  하지만, 제 경우는 아무 문제없이 요긴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급할 경우에 현금 서비스도 받을 수 있고 시내에서 ATM 기기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여행 책자
여러 나라를 여행할 경우, 모든 나라의 여행 책자를 챙겨가는 것 자체가 짐입니다.
현지 서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Lonely Planet 사이트에서 e-book을 다운로드해서 컴퓨터에 담아 놓고 필요한 부분만 프린트 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Chapter만 구입할 수 있음)
짐도 줄일 수 있고, 여행중에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편하더군요. 필요 없어지면 그냥 버리면 되구요. ^^

환전
달러로 가져가서 현지에서 그때 그때 환전하면 됩니다.
가급적 2004년 이후에 발행된 것으로 환전해 달라고 하세요. 아프리카 몇몇 나라에서는 오래된 달러는 환전을 안해주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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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
결코 만만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준비만 잘 하면 안전하고 즐겁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설사 준비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대개는 현지에서 해결 가능하구요.

거기도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지요. ^^ 

여행 준비 다 됐으면...
아프리카로 고고씽!

PS) 위의 준비 내용은 40대 직장인 남자, 왕 축구팬 기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