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전복죽 잘하는 집

2010. 1. 9. 23:50사는게 뭐길래/볼거리먹거리놀거리

지난 연말연시 연휴 때 포항에 다녀왔습니다.
해돋이 보러 간 것은 아니고요...^^ (사람이 워낙 많아서 갈 엄두도 안납니다.)

1년에 몇 차례 포항에 갈 기회가 있습니다.
여름 휴가 때 일정이 맞거나, 포항 스틸러스의 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마침 일정이 맞거나...
아니면 이번처럼 장모님 회값 같은 처가 대소사가 있거나....
처가가 포항이긴 하지만, 길이 멀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사위지요. ^^



그래도... 그런 무심한 사위지만...
고맙게도 처가에 가면 씨암탉 보다 더 좋은 음식을 대접받곤 합니다.

바로 전복죽!
(사위가 많이 약해 보이는 걸까요? 아니면, 사위 핑계 대시면서 딸자식 먹이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딸이고 사위고 상관 없이 외손주 녀석 잘 먹이시려는 것일까요? ㅋㅋ)

하여간...
제대로 된 전복죽 먹어야 한다면서
항상 이 가게(<-- 왼쪽)로 가십니다.
(위치: 육거리, 썬프린스 호텔 근처)

전복죽이라는 것이 어쩌다 한 번 먹는 음식이고, 대개는 보양식이나 병에서 회복할 때 먹는 음식인지라.... 저는 어떤게 맛있고, 어떤게 제대로 된 것인지는 잘 모르지요.^^

하지만, 포항 토박이이신 장인어른과 장모님이기에... 해물에 관해서는 무조건 따라갑니다. 그리고, 언제나 뒷맛 진하게 남는 맛을 선물 받았지요.

이 가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료가 재료인 만큼 가격은 좀 나가지만, 제가 서울에서 몇 번 먹어본 전복죽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맛이었습니다. 맛도 진하고... 양도 든든하고...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전복죽과 전복 삼계탕!
두 음식 모두 전복 내장을 함께 쓰기 때문에 흰색이 아니고 연두색을 띕니다.

전복죽에는 잘게 썰어낸 전복이 들어가고, 전복 삼계탕에는 전복이 통째로 두 마리 들어갑니다.
가격은 전복 삼계탕이 두 배쯤 나갔던 것 같네요.
(그래도... 좋은 것 먹고 가라고... 장인어른은 사위에게 기어코 전복 삼계탕을 권하십니다.)



함께 나오는 밑반찬입니다.
정갈하고 깔끔하게 나오고, 짭짤하고 맛이 강하기 때문에 죽과 함께 먹기에 좋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반찬이 하나 더 따라옵니다.
바로 전복 내장으로 담근 젓갈!
다소 비릿하기 때문에 해물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첫 맛이 좀 거북스러울 수도 있지만
비릿한 전복 내장 맛을 즐기는 분이라면 그 맛을 좋아하실겁니다.
(젓갈만 따로 판매하기도 한답니다.)

...

사실 전복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좀처럼 먹지 못하는 좀 사치스러운 음식 중 하나지요.
하지만, 이왕 먹을 거라면... 제대로 한 번 즐겨 보시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자고로 죽이란....
맛이 걸쭉하고 내용물이 든든하게 들어가야 장땡!

포항에 가시거든... 구수하고 진한 전복죽 한 그릇 든든하게 드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