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 E마트가 '추천'하는 방법

2007. 6. 11. 11:33사는게 뭐길래/Data & Intelligence


지난 6월 6일 현충일, E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재미 있는 그들만의 추천 방식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 동안 유사한 마케팅 방법을 계속 사용했음에도... 제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요즘 회사(넷스루, Nethru)에서 개인화 및 추천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 보니까, 눈에 쏙 들어오는 것이 있더군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추천'의 방식과 기법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

...

쇼핑을 거의 마치고 식품관을 나오려고 하는데...
과일 코너에 탐스러운 매실이 있더군요.
부모님 댁에서 며칠전에 매실 식초를 담그기 위해 매실을 3Kg쯤 샀었는데... 그것보다 알이 굵고 상태도 깨끗하고 아주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바로 옆에는 체리도 있고, 산딸기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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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매실들을 물끄러미 보다 보니까, 다른 것들도 눈에 띄더라구요.

매실 판매대 위에...
빛깔 좋게 담궈 놓은 과실주 샘플들이 있고, "매실주 담그는 법"까지 써 놓았습니다.
(매실주, 산딸끼주, 체리주, ....)

'흠.... 매실주 한 번 담궈 볼까?'

내용을 읽어보니까... 담그기도 아주 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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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좋아하는 놈이 그냥 지나치자니 그것도 매너(?)가 아닐 것 같고!
자... 그럼, 매실주 한 번 담궈보기로 하고...

"매실주 담그는 법"에 안내된 것을 보니까, 과실주용 소주와 밀폐용기가 필요하군요.
(아버님께서 다양한 과실주를 담그십니다. 그 집안 아들인지라... 대충 감이 잡히지요.. ^^)

일단, 소주를 사러 주류 판매 코너로 갔습니다.
참고로, 과실주를 담글 때는 일반 소주보다 알콜 도수가 높은 30도짜리 소주를 사용합니다.
과즙이 나오기 때문에 좀 더 높은 도수의 소주를 사용하는 것이죠.
아예 과실주용 소주가 따로 판매되니까 걱정하지 마시구요 ^^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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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코너에 갔더니, 과실주용 소주가 판매대 전면에 잔뜩 전시되어 있고
그 위에는 "과실주재료모음전"이라고 딱 써 있습니다.

아하... 아주 작정하고 준비해 놓은 것이구나... ^^

아니나 다들까, 여기에도 매실주 담그는 법이 소개되어 있군요.
아까는 소주법이라고 해서, 소주를 부어서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는 황설탕을 이용해서 자연발효시키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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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주용 소주가 전시된 곳에서 바로 옆으로 눈을 돌리니까
밀폐용기랑 황설탕이 딱 준비되어 있습니다. ^^

결국... 저는 카트에 이것 저것 담게 되었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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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포인트가 보이죠?

과일 - 소주 - 밀폐용기 - 황설탕
이것들은 서로 함께 사용되는 경향이 높은 연관상품 들입니다.

단! '과실주' 라는 공통분모를 놓고 생각할 때에만 연관성이 높은 것들이죠.
그래서, 과일 매장에서 '매실'에 관심을 가지는 고객에게 과실주 샘플을 보여주면서
'과실주'로 관심을 끌어 올리고,
과실주 모음전으로 유도해서 밀폐용기, 소주, 황설탕까지 사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연관 상품을 함께 판다!
'매실'이라는 상품을 팔기 보다는, '매실주'라는 더 큰 컨셉을 판다!

사실 추천 서비스라는 것은 매우 간단하고,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지요.
다만, 이것을 온라인 상에서 어떻게하면 자동적이고 간편하게,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할 것인가... 이거는 쬐끔 어려운 문제가 되는거지요.

...

암튼... 집에 돌아와서 매실을 잘 씻어 두었다가
어제(6월 10일, 일요일) 매실주를 잘 담궈 두었습니다.

가을에는... 잘 익은 매실주를 한 잔 마실 수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