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전 사원에게 날아온 메일

2006. 8. 11. 15:17사는게 뭐길래/난 그냥... 남자!

아래와 같은 메일이 회사의 공문서(?)로 공지되는 곳이
바로 제가 다니는 회사(넷스루) 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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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일정, 장소 미확정입니다만,
마음의 준비를 하자는 차원에서 아래에 공지합니다.

########### 아 래 ################

- 상대팀: xxxx팀

- 상대팀 특성 (현재까지 수집된 첩보에 의하면)
. 개요: 평균 30대 중반으로 체격은 작고 배나왔으며, 공격적인 스타일을 구사하는 팀
. 주요 공격루트: 측면을 파고드는 과감한 돌파
. 주요 선수: 한둘 정도가 빅리그(조기축구)에서 뛰어본 경험 있음.
. 약점: 체력이 금방 고갈되며, 몇몇 포지션이 사람이 없는만 못 함.

- 일정: 2006.8. 24 (목) 또는 2006.8. 25 (금) 정도 예상

- 장소: 한강시민공원 예상

- 출전선수 명단발표일: 경기 전일
. 감독: 고동천
. 주장: 김두진

- 출전선수 소집 방식
. 출전선수에 어떻게든 끼어 볼 사람(실력이 어떻든 간에)은 본 메일로 출전 의사 통보
-> 그렇다고 반드시 출전한다는 보장은 없으나 가능성은 높음
. 출전선수 명단에 어떻게든 안끼어볼 사람은 본 메일로 출전불가 의사 통보
-> 그렇다고 반드시 출전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으나 가능성은 높음
. 아무튼, 감독 판단에 의거 최종 출전선수 명단을 경기 전일 공지할 것임. (감독과 주장은 무조건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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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나스 트랙

몇 년 전에 제가 사내 게시판에 올렸던
우리 회사 축구부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보고서를 공개합니다. ^^
(참고로... 세대교체에 실패한 탓으로 지금은 전보다 실력이 많이 약해진것 같습니다... T.T)


  1. 실력으로 딸리는 부분은 장비로 해결한다
  2. 장비까지 딸릴 때는 패션(?)으로 커버한다
  3. 패션으로도 안되는 부분은... 그냥 얼굴에 철판 깐다
  4. 가끔씩 운동장 전체를 쓰지만, 대개는 4대4 또는 5대5로 미니 시합을 한다
  5. 20대들이 30대보다 전력이 약하다
  6. 옆에 있는 서초 초등학교 축구부와 비슷한 수준이다
  7. 대외전적(A-매치?) 2승 1무 2패 (바로 요기 1무가 서초 초등학교!)
  8. 포메이션은 개떼 포메이션을 쓴다
  9. 매주 수요일은 전투체육의 날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날은 사장 앞에서 안면까고 축구하는 것이 허용된다
  10. 가끔씩 의도한 바에 의해서 골이 들어가기도 한다
  11. 가끔은 계산에 의한 정확한 패스가 나오기도 한다
  12. 골키퍼가 좀처럼 손을 쓰지 않는다
  13. 헤딩은 가급적 피한다
  14. 사람이 넘어지면 무조건 반칙이다
  15. 플레이의 50% 이상을 입으로 한다
  16. 어떤 날은 골키퍼가 골을 제일 많이 넣기도 한다
  17. 하프타임에는 맥주를 갈증해소 음료로 사용하고 담배를 피면서 호흡을 고른다
  18. 꼴에 별명은 지단, 피구, 델 피에로... 이런 식이다. (우리 팀에서 제일 못차는 사람이 나카타! )
  19. 왼발 잡이는 실력과 상관 없이 "왼발의 달인"으로 부른다
  20. 만약 헤딩으로 골을 넣는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올해의 골"로 결정된다
  21. 영원한 후보는 없다. 전후반을 모두 소화하는 사람이 몇 안되기 때문에...
  22. 때로는 가만이 서 있는 것보다 도움이 안되는 선수도 있다 (공에 발을 대는 것 자체가 팀에 악영향을 미치는...)
  23. 골키퍼들은 곧죽어도 김병지 흉내 한 번은 낸다 (공 앞으로 굴리고 몰고 나오는 거!)
  24. 경기 분석과 전술적 목표치는 국가대표팀과 대등한 수준이다
  25. 마지막... 스코어 및 시간에 관계 없이, 양 팀의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경기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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