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토르] 몽골 마지막 황제의 주치의, 이태준 선생

2006. 7. 19. 10:03월드컵 여행 - 2006, 독일까지 유라시아횡단/5.울란바토르(몽골)

요즘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월드컵 여행중에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진들을 보고 또 보면서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도 하는데...

울란바토르에서 찍은 사진 중에 블로그에 공개하지 않은
사진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울란바토르에서 이르쿠츠크로 떠나기 전에
열차 출발시간까지 남는 여유 시간에
몽골의 전쟁 기념관 부근을 잠시 돌아보았습니다.

세계 전쟁사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태평양 전쟁 당시에 몽골군이 일본을 크게 무찌른 전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청산리 대첩에 해당하는 대승이었다고 합니다.)
일본은 자국의 전쟁사에서 이 패배를 삭제했지만
몽골 사람들은 자랑스러운 항일 투쟁의 역사로 기억하고 있답니다.

마침 우리가 그곳을 찾은 날이 어린이와 어머니의 날이라서
전쟁 기념관 일대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산 정상에 기념관이 있습니다.



전쟁 기념관이 있는 곳은 복드산이라고 하는데
산 아래에는 '이태준 선생 기념 공원'이 있습니다.
이태준 선생은 몽골의 마지막 황제인 복드한의 주치의였으며
몽골에서 매우 존경받는 의사였다고 합니다.
끝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울란바토르에서 생을 마감하셨다고 하는군요.

전쟁 기념관과 이태준 선생 기념 공원이 있는 복드산은
몽골 사람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지는 성지와 같은 곳이랍니다.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그곳에는 굉장히 큰 불상이 있고
가까운 곳에는 과거 몽골 황제가 살았던 황궁이 있습니다.
이태준 선생의 기념 공원이 그곳에 조성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선생께서는 많은 존경을 받았던 분이었나봅니다.




산 아래에는 종합 운동장이 하나 있고, 그 옆에 인조잔디 구장이 하나 있습니다.
마침 그곳에서 울란바토르의 한인 축구단인 무궁화 축구단이
정기 모임을 한다고 해서 잠시 들렀습니다.

베이징에서 보았던 조선족 리그와 같이 탄탄하게 구성된 리그도 없고
조선족 리그에 참여하는 팀들처럼 탄탄한 실력을 가진 팀은 아닙니다.
실력으로 평가받은 축구팀이라기 보다는
이국에서 마음으로 만난 친목 팀이기지요.

그러나, 그곳 울란바토르에서도
축구는 교민 사회에서 큰 매개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울란바토르의 여러 동호인 팀 중에서도 무궁화 팀은 강팀이랍니다.
(우리는 원래 축구를 잘한다니깐!)

팀 구성원은 몽골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인들, 유학생, 그리고 대사관 직원들이
대부분이라고 하는군요.

월드컵을 기념해서 울란바토르에 있는 외국인들 중에서
월드컵 진출 국가들끼리 자체 대회를 한다고 했는데...
아마도 무궁화 팀이 우승을 하지 않았을까... ^_^



몽골은 우리와 굉장히 친숙하다고 했죠?
무궁화 팀이 연습을 할 때 마시는 물도 순수 국산이고
축구장의 만병 통치약 스프레이(일명 칙칙이) 또한 순수 국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