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 브라질:가나, 바로 눈 앞에서 본 선수들

2006. 6. 28. 15:37월드컵 여행 - 2006 독일/10.도르트문트

6월 27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브라질:가나의 경기를 보았습니다.

쾰른에서 도르트문트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쾰른에서 약 20분 거리에 레버쿠젠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현역시설 차범근 선수가 유럽 챔피언으로 이끌었던
바로 그 도시가 레버쿠젠이죠.

레버쿠젠에는 수원삼성의 창단 단장이었던
윤성규 단장님께서 살고 계십니다.
마침 인철형이 윤성규 단장님과 인터뷰건이 있어서
레버쿠젠에 들렀다가 경기가 열리는 도르트문트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레버쿠젠은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습니다.
바이엘이라는 세계적인 제약회사가 위치한 곳이라서
도시는 작지만 상당히 잘 사는 도시라고합니다.
그리고, 바이엘사가 스포츠에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레버쿠젠 구단도 든든한 스폰서를 받고 있답니다.

레버쿠젠이라네요.

작은 간이역 같죠?

레버쿠젠의 한국음식점 (혹시 차붐도 여기를?)

그렇지만 유럽의 챔피언 팀이 있는 도시로 보기에는 굉장히 작았고
분위기 또한 우리나라의 깨끗하고 조용한 지방 도시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렇고 작고 아담한 도시를 유럽의 챔피언으로 이끈 차범근 선수가
지역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자부심을 주었는지 상상이 가더군요.

레버쿠젠의 한식당에서 오랫만에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고
윤성규 단장님 내외분과 함께 도르트문트의 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원래는 단장님과 함께 브라질:가나 경기를 보려고 했는데
사모님께서 호나우딩유의 열렬한 팬이라는 말을 듣고
일단 표가 1장 모자르긴 하지만 함께 도르트문트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월드컵 경기장을 돌아다니면서
표 1장 정도는 경기장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실제로 경기장에 가서 별 어려움 없이 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

경기장 주차장에서...
뜻하지 않게 붉은악마 독일 원정단을 이끌었던 (반)우용이를 만났습니다.
우용이를 비롯해서 원정단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16강 진출에 실패한 후에도 독일에 남아서 다른 경기를 보는 중이었거든요.

프랑크푸르트, 라이프찌히, 하노버를 거치면서
함께 맥주라도 한 잔 하자고 여러차례 통화를 했지만
결국은 붉은악마 캠프 지원하느라고 함께 어울리지도 못했는데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되니 무척 반갑더군요.

일단 경기를 보고, 경기후에 다시 만나서 함께 어울리기로 하고
서둘러서 경기장으로 갔습니다.

....

경기장에서 저희가 앉은 좌석은 골대 뒤 맨 첫번째줄이었습니다.
그래서, 경기내내 카메라맨의 눈 높이로
바로 앞에서 브라질팀의 톱 스타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디다

카푸



호나우두

까를로스



브라질이 2002년 월드컵에서 비해서 다소 약하다고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강하더군요.
가나가 경기를 못한 것이 아닐텐데, 브라질은 그들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고 힘이 있었습니다.

뭔가를 시작해서 골을 만들어 내기까지 5초면 충분할 것 같더군요.
패스가 빠르면서도 정교하고, 또한 적재적소로 정확한 타이밍에 전달하고...
무엇보다도 상대의 약점이나 득점 찬스가 잡히면
어김없이 그것을 골로 연결하는 모습은 정말 멋졌습니다.

역시나... 브라질은 영원한 우승 후보!

....

그럼 경기장 표정을 좀 볼까요?
(경기는 뭐... 여러분들도 볼 사람들은 TV를 통해서 다 보셨죠?)

마침 좌석이 골대 뒤 맨 앞자리여서 그런지
안전요원을 비롯한 경기 진행요원, 그리고 카메라맨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눈에 들어오는게 아니라, 경기장을 바라보면 그냥 시야게 몇 명은 걸립니다.)

똑 같이 경기장에서 1-2미터 떨어진 곳에 있지만
맡은 임무에 따라 어떤 사람은 경기장 쪽을 향하고
어떤 사람은 관중석 쪽을 향합니다.

누군 경기를 보고... 누군 관중석을 보고...
관중석 쪽을 바라보는 진행 요원들의 눈들이 한 방향으로 좀 쏠려있죠?
그들은 경기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경기를 보고 있지요. ^^



안전요원들은 경기 내내 저지선으로 쓰일 받줄을 잡고 앉아서 대기합니다.
보통은 몇 명만 대기하고 전후반 종료 10분전에 경기장을 에워싸는데
도르트문트 경기장은 관중석과 경기장 사이에 장애물이 없이
바로 이어진 구조라서...
안전요원들이 경기 내내 이렇게 않아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합니다.



하프 타임에... 관중석이 살짝 동요했습니다.
우리 옆 블록에 비키니 차림의 삼바 걸들이 등장을 했기 때문에
남성 팬들이 그쪽으로 살짝 몰렸거든요. ^^
(브라질은 축구만 잘하는 것이 아니더군요.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를 잘하는 원동력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_^
저는 마침 윤성규 단장님도 함께 계신터라서
먼 발치에서 사진이나 한 장 찍었지만...
내심 2014년에는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열려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꼬오~옥 브라질 월드컵에 가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

여러분, 브라질 월드컵 계를 만듭시다!



삼바걸에 눈길도 주지않고 묵묵히 잔디를 보수하는 장인정신!



후반전에 브라질의 두번째 골 득점장면이 경기장 스크린으로
리플레이 되었는데...
관중들이 오프 사이드라며 엄청나게 야유를 퍼부었습니다.
(오프 사이드 맞는 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브라질이 훨씬 경기를
잘 풀어나갔기에, 브라질의 승리를 부인할만한 일은 아니었죠.

경기를 마친 후에...
가나 선수들은 자신들을 응원해준 서포터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그들의 월드컵을 마쳤습니다.

어느 선수인지...
다른 선수들이 모두 퇴장한 뒤에도
혼자 오래도록 남아서 경기장 곳곳의 가나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나도 좋은 플레이를 여러번 보여줬고, 득점 찬스도 제법 있었습니다.
가나팀은 훌륭한 경기를 했고, 관중들에게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퇴장한 후에도 가나 팬들에게 끝까지 감사 표시를 하고 떠났습니다.


....

경기를 마친 후 경기장 주차장에서 윤성규 단장님, 그리고 사모님과
작별을 했습니다.
사모님께서는 좋아하는 호나우딩유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우용이네 팀과 함께
도르트문트 인근의 에센(Essen)이라는 도시로 이동해서
정말 오랜만에 꿀같은 소주와 김치찌개를 놓고 한 잔 할 수 있었습니다.
(우용이네 팀은 캠핑카로 돌아다니는 중이라서 각종 보급품이 풍부했습니다.)

작고 조용한 도시 에센. 카페에서 바라본 야경



야식타임. 우용이가 컵라면과 소주 접대!



이제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의 8강전이 열리는 6월 30일까지는
따로 볼 경기가 없습니다.
그동안... 독일의 다른 곳을 좀 보면서
축구가 아닌 독일의 아름다움을 좀 더 느껴볼 생각입니다.

다시 소식 전하도록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