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5. 12. 19:57ㆍ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2006 독일 월드컵에 나설 수비 라인을 두고 대략 두 가지의 우려가 있는 것 같습니다.
홍명보, 김태영의 빈자리로 인해 2002년 보다 약하다.
우리 선수들에게 익숙한 쓰리백이 더 좋아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리 공감이 가지 않는 우려로 보입니다.
홍명보나 김태영 같은 훌륭한 선수들이 없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일입니다.
그들이 이번 월드컵까지 뛸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요.
그러나, 새로 그 자리에 나타난 선수들이 그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할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설사 다소 부족하다 하더라도 그 부족함을 메울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최진철 외에 중앙 수비수로 거론되는 선수는
김영철, 김상식, 김진규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송종국이나 김동진 같은 선수도 중앙 수비까지 본 적이 있지요.
홍명보 같은 팀의 주축이면서 수비라인 전체를 끌고 가는 훌륭한 1인은 없지만
개개인의 실력과 경험, 스피드, 파워, 높이 등을 따져보면
누구 하나 쭉쟁이가 없습니다. 실력... 충분합니다.
눈을 더 넓혀서, 좌우 측면 수비수와 중앙의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펼쳐 봅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윙백 이영표가 있고
송종국, 조원희, 김동진
중앙 미드필드에 김남일, 이을용, 이호.
요즘은 공격수로 날아 다니는 박지성도 수비력 좋지요.
모두 스피드도 좋고 수비 커버 범위가 넓습니다.
중앙 수비수는 최종 1대1 수비에 강하면서 (체력, 스피드, 파워)
동료 수비수들과의 협력 플레이만 해낸다면
수비가 구멍이 되지는 않겠지요.
팀의 수비력은 11명 전원이 합쳐진 수비력이지 탁월한 중앙 수비수의
수비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여기서... 포백의 유용성을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중앙 수비수이지만 최종 수비라인 앞뒤로 움직이면서
스위퍼 겸 플레이 메이킹을 하는 홍명보 같은 스타일의 선수가 없는 대신
일정수준 이상의 고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복수로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포백이 낫겠지요.
쓰리백이라면 보통은 1차 저지선 뚫린 다음에 한 명이 더 있습니다.
아니면, 1차 저지선에 막혀서 옆으로 새는 공을 한 명이 가로채기도 합니다.
1차 저지선이 2명의 수비수로 부족하게 되면 파이브백으로 되구요.
그 한명... 그 선수가 수비라인의 정점이고 그를 중심으로 수비가 만들어 진다면
쓰리백이 잘 돌아갈 수 있습니다.
통상 그 한 명의 여분의 수비수나 마찬가지입니다.
홍명보처럼 그런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없다면
쓰리백보다는 지역별 역할 분담을 기초로 하는 포백이 더 정상적입니다.
대신, 그 한 명을 대신해서 다른 포지션의 누군가가 상황에 맞게
그 역할을 해 주어야만 하겠지요. (측면 수비수나 중앙 미드필더)
우리팀의 측면 수비수나 중앙의 수비형 미드필더들... 그런 플레이 잘 하니까 문제 없습니다.
포백이 좋아 보이지만 익숙하지 않다고도 말합니다.
세상에나... 우리나라의 대표급 선수를 너무 낮게 보지 마세요.
그 정도는 커버할 줄 압니다.
조금 모자라는거쯤은 연습을 통해서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한국 축구에서 포백은 별종이 아닙니다.
프로팀들도 즐겨쓰고 있고 청소년 레벨에서도 많이들 씁니다.
가끔씩 경기할 때, 1차 저지선이 뚫렸을 때
그 빈곳을 커버해 주는 선수가 없어서 위기가 오기도 하지만
그런 호흡의 불일치는 훈련과 노력으로 커버될 수 있습니다.
포백은 원천적으로 그런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반면에 전진하면서 수비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살려주는 장점이 있고
앞서 이야기 했듯이... 그런 약점은 주변 포지션의 선수들이
커버해 주어야 하는데, 우리팀의 주변 포지션 선수들은 그 정도 해 낸다고 봅니다.
아드보카트는 공격적인 감독입니다.
늘 전진을 주문합니다.
이순신의 말처럼... '물러서지 마라!'
포백이냐 쓰리백이냐 가지고 너무 민감해 할 거 없습니다.
우리에게 쓰리백은 잘맞고 포백은 맞지 않는 것 아닙니다.
상대에 따라서, 감독의 전술에 따라서
포백도 쓸 줄 알아야 하고 쓰리백도 쓸 줄 알아야 합니다.
포백으로 간다면 포백 가지고 더 다듬고 강화시키면 되는거지요.
쓰리백은 되는데 포백은 안되는 팀이 어이 없는 팀이지요.
히드크는 쓰리백 선택했고 그거 다듬어서 경기 잘 치렀듯이
아드보카드는 포백 선택했으니 그거 다음어서 경기 잘 치르면 됩니다.
포백을 쓰리백으로 바꾼다고 해서 우리 수비가 강해진다고 보지도 않지만
홍명보 같은 스타일의 포지션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없는데
굳이 쓰리백을 쓸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 수비...
약하지 않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11명이 합쳐진 수비력이 그 팀의 수비력입니다.
11명이 합쳐진 한국의 수비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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