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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부럽! 축구장 부자 카타르

민간인 족쟁이 2022. 12. 15. 18:23

카타르 월드컵은 총 8개의 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경기장들이 하나 같이 멋지고 시설도 훌륭하죠.
역시 경기장은 새로 지은 경기장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단, 포항 스틸야드만 빼고^^)

외관도 아름다울 뿐더러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특히 경기장의 조명과 음향이 장난 아니죠. 한국의 축구 경기장과 비교하면 20년의 세월차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그냥 새 경기장과 헌 경기장 차이가 아니라 3세대 축구장과 4세대 축구장처럼 아예 다른 시대의 경기장이라고 할 만큼 차이가 납니다.

프로 구단들의 수익과 축구 시장이 형편없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다시 월드컵 같은 큰 대회를 유치하지 않는 한 우리가 저렇게 훌륭한 경기장을 갖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 같네요.

작은 도시에서 모든 경기가 열리는 덕에 숙소 이동없이 꽤 많은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총 10경기)
Al Janoub Stadium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경기장을 경험할 수 있었죠!

제가 방문했던 경기장들을 다시 한 번 소환해 봤습니다.

 

Ahmad Bin Ali Stadium

2022-11-21, 미국 1 : 1 웨일스

 

카타르 월드컵의 첫 직관 경기! 완전 설레는 마음으로 찾은 경기장!
이 때는 경기장도 경기장이지만 화려한 오프닝 쇼에 완전 뻑이 갔어요.
경기장의 화려한 조명과 음향, 센터 서클에서 펼쳐지는 불꽃 쇼를 처음 본 순간이었습니다. 4년간 기다린 월드컵의 설레임이 맨 처음 폭발한 경기장입니다.
그리고 64년 만에 다시 월드컵에 등장한 웨일스 팬들의 비장하고 장엄한 응원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저 신나고 즐거운 월드컵 이상의 성스러운 그 무엇이 웨일스 팬들에게서 보였습니다.

다만, 티켓 시스템 전산 오류로 인해 경기장 입구에서 모바일 티켓이 활성화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 옥의 티!


Education City Stadium

2022-11-24, 우루과이 0 : 0 한국
2022-11-28, 한국 0 : 0 가나
2022-12-02, 한국 2: 2 포르투갈

 

한국의 예선 세 경기가 모두 이 곳에서 열렸죠. (1승 1무 1패)
세 경기 중 한 경기만 Al Janoub Stadium에서 열렸으면 카타르 월드컵 전경기장을 경험하는 거였는데!

첫 경기에서는 우리 팀의 단단함과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번 째 경기는 아까워 미칠 지경이었죠. 이건 무조건 잡았어야 했는데...

4년을 기다린 모든 것이 이렇게 또 의도치 않게 쓸쓸하게 흘러가는지, 하늘이 야속할 지경이었죠.

하지만, 3차전 포루투갈 전에서 그런 대역전 드라마를 쓸 줄이야! 

우리가 가장 큰 함성을 묻어 두고 온 경기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국 축구의 역사적 승리 중 하나를 간직한 경기장!

이 곳은 이제 성지가 되었습니다! ㅎㅎ

손흥민 인스타에서 가져옴 (1열 직관자 중 1명)

Al Bayt Stadium

2022-11-25, 잉글랜드 0 : 0 미국

 

독특한 외관 때문에 카타르 가기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경기장이죠.
밖에서 보면 커다란 유목민 텐트 모양인데 내부는 완전 다른 분위기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축구 경기장 중에서 가장 창의적인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Khalifa International Stadium

2022-11-27, 크로아티아 4 : 1 캐나다

2022-12-01, 일본 2 : 1 스페인

 

유일한 종합 경기장입니다. 굉장히 큰 경기장인데 트랙을 녹색 인조잔디로 덮어 놓으니 살짝 전용구장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경기장 옆의 Torch Tower와의 조화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월드컵에서 모드리치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영접한 경기로도 기억되지만, 일본이 스페인 잡으면서 조1위로 16강 올라가던 날은 어찌나 부럽고 샘 나던지! ㅎㅎ


Al Thumama Stadium

2022-11-29, 이란 0 : 1 미국

 

버스 승강장에서 경기장까지 거리가 가장 멀었던 경기장이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멀리서 도자기처럼 반짝이던 아름다운 경기장 모습을 잊을 수가 없네요.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기장이었습니다.


이란은 비기기만 해도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데, 0대1로 패하는 바람에 새로운 역사를 쓰지 못했습니다. 마음은 이란에 있는데 미국 서포터의 정중앙에서 "U- S- A-"를 외쳐야 했던 묘한 체험이었습니다.


Stadium 974

2022-12-05, 브라질 4 :1 한국 (16강전)

 

대한민국의 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경기,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가 열렸던 경기장이죠.
974개의 컨테이너를 조립해 만든 독특한 경기장입니다. 듣기로는 해체 후 다른 곳(다른 나라)으로 옮겨 재조립 한답니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중 유일하게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경기장, 그래서 약간 덥긴 했죠.
이제 에어컨 나오는 경기장이 기본인 시대가 열리는 건가요? ㅎㅎ


Lusail Stadium

2022-12-09, 네덜란드 2 (3) : (4) 2 아르헨티나 (8강)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중에서, 그리고 제가 경험한 여러 나라의 월드컵 경기장 중에서 최고의 경기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별 예선부터 16강, 8강, 준결승, 결승까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이기도 합니다.
규모, 시설, 외관 모두 나무랄 데가 없었습니다.
다만... 경기장이 워낙 크다 보니 2등석 위치가 일반 경기장의 3등석 같아요.^^


카타르는 이 모든 훌륭한 경기장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월드컵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국제급 축구대회를 유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미 2023 아시안컵을 유치했는데 확대된 형태로 펼쳐질 클럽 월드컵 유치에도 적극 나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돈 지랄을 떠는 건지 뒤에서 뇌물을 쓰는 건지 말도 많지만... 밖에 보이는 보습은 좀 부럽네요.
명분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자본의 벽이 좀 크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