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민박 영업종료, 손님들은 고향앞으로
16강전을 끝으로 대한민국의 카타르 월드컵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 직관을 함께 준비했던 원정 그룹도 해산!
2014 브라질 월드컵부터 4년마다 함께 직관 여행을 꾸리고 있는 여행친구들도 모두 귀국 비행기를 탔습니다. 누구는 미국으로, 누구는 필리핀으로, 누구는 UAE로, 누구는 사우디를 거쳐, 누구는 인천행 직항으로, 또 누구는 인천 찍고 제주동로.
각자 도하에 헤쳐 모였듯이 떠날 때도 각자 자기들만의 여정에 따라 돌아갔습니다.
저희 가족은 아내와 아들램이 먼저 돌아간 후 저만 며칠 더 남아 8강 한 경기를 더 볼 예정입니다.
참 다양하지요? 저희는 이렇게 따로 또 같이 각자의 방식으로 월드컵을 즐기고 있습니다. 참 좋은 여행친구들입니다. 자칭 '도하민박'을 차리고 함께 먹고 자고 부대끼면서 보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각자 준비해 온 식재료와 보급품을 모아 놓으니 실제로 어지간한 민박집이 부럽지 않더군요. 정말이지 집도 싸들고 갈 정도로 다들 진심으로 여행을 준비했으니까요. 4년간 꾸준히 정보를 나누면서, 또 설레임도 함께 나누면서 준비한 덕분에 모두들 아낌없이 월드컵을 즐긴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대표팀이 보여준 열정과 승리가 정말 남달랐던 월드컵이었습니다. 2006 독일 월드컵부터 시작한 저의 월드컵 직관여행 중에서 가장 짜릿하고 즐거운 여행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모두들 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정말 즐거운 월드컵이었다! 그리고, 4년 뒤에는 더 재밌을 것이다!"
ㅎㅎ 벌써부터 설레는데 4년을 또 어떻게 기다리죠?
아직 월드컵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아쉬울수는 없죠.
친구들과 가족들이 떠난 허전함이 있지만 그래도 일단 저는 남은 월드컵을 좀 더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가족이 먼저 떠난 자리... 살짝 센치함^^
그리고 지금은 진짜 카타르 현지인의 집에서, 진짜 도하민박에 묵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