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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놀이, 메트로~ 디스 웨이~

민간인 족쟁이 2022. 11. 27. 04:24

요즘 도하의 주요 메트로 역에서는 재미있는 놀이가 하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걸 대비해서 입구와 출구를 따로 운영하고 사람들의 이동 동선도 미리 설계된 경로에 따라 움직이게 합니다. 많은 사람이 일시에 몰릴 때, 비록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혼선없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잘 설계되어 있죠.

이 때, 사람들을 메트로 쪽으로 안내하는 경로를 따라 메가폰을 든 안내원들이 끊임없이 안내 멘트를 합니다.

"메트로, 디스 웨이! 메트로, 디스 웨이!"



약간 독특한 카타르식 내지 아랍식 영어 액센트로 끊임없이 반복하는 이 멘트가 중독성이 좀 있습니다.
게다가 안내하는 사람마다 약간 씩 서로 다른 개성이 있고요.



"메트로, 메트로! 메트로, 디스 웨이!"
"메트로, 디스 웨이! 하쿠나~ 마타타!"


이게 뭐라고.... 우리는 또 저 손가락을 구해서 이러고 놀아요~

그리고, 아예 응원곡도 만들었습니다^^


우리만 이러고 노는 건 아니에요.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해서 약간의 리듬과 춤을 곁들이기도 하고, 축구 응원곡 테마에 맞춰서 안내하기도 합니다.

"올레~올레-올레-올레~~~ 메트로, 디스 웨이!" (유명한, 올레올레 응원곡)
"메트로~~~ 디스~ 웨이~ 메트로~~~ 디스~ 웨이~" (올레-오~오, 올레~~오~오 응원곡)

급기야 메트로를 이용객들과 안내원 사이에 주고 받으며 떼창까지 합니다.

(안내원) "메트로"
(사람들) "디스 웨이"
(안내원) "하쿠나"
(사람들) "마타타"

https://youtu.be/9MuDhkj7Fx4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그런 것들도 마냥 신나고 즐겁고 재밌는 월드컵입니다.
많은 사람이 몰리고 대기줄이 길고 아주 더디고 답답하게 이동할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작은 놀이라도 즐기면서 다들 잘 참고 유쾌하게 사네요.

결국, 드디어 이제는 경기장에서 온 관중이 함께! ㅎㅎㅎ
https://youtu.be/poDRujmQmf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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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처럼 유쾌하게 많은 인파를 혼선 없이 잘 유도합니다.
계속해서 방향을 안내하고 인파의 흐름이 멈추지 않도록합니다.
경찰관이나 전문인력이 아닌 단순 안내원입니다.
경기 후 인파가 한꺼번에 몰릴 때는 STOP-GO 사인을 번갈아 내면서 몰리는 인파를 조절합니다.

도하의 메트로는 서울과 비교도 안되게 단순하고 규모도 작습니다.
전 세계에서 수 많은 축구팬이 몰리는 대규모 축제지만, 월드컵 개막 이후 지금까지 대규모 인파로 인한 사고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유쾌하게 웃으면서 풀 수도 있었던 일을 우리는 하지 못했습니다.
축제의 시간에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우리는... 부끄러워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