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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웨일스, 카타르 월드컵 첫 직관

민간인 족쟁이 2022. 11. 23. 12:20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미국의 예선 3경기를 모두 직관하게 됐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와 직관여행을 함께하고 있는데, 한국과 미국의 경기 모두를 함께할 예정입니다.

요런 3인방 티셔츠 차려입고 출발~~
이거 완전 저희 가족만의 시그니쳐 패션이 될거같아요. ㅎㅎ

경기 3시간 전, 2시간 전 경기장 도착을 목표로 움직였습니다. 브라질 월드컵부터던가요? 저렇게 큰 손가락을 이용해 팬들을 안내하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확성기로도 계속 방향을 안내하지만 저 손가락 안내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가듯이 다른 팬들과 섞에셔 슬슬슬슬 흘러가면 됩니다.

경기가 열리는 Ahmad Bin Ali 경기장의 모습인데, 메트로 역에서 내린 후 경기장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상당합니다. 아마 이 곳만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때도 마찬가지인데, 메트로 또는 버스를 내린 후 경기장까지 이동하는 동선이 1km를 훌쩍 넘습니다.
마음은 들뜨고, 급한데 사람 많고 길은 먼 느낌... 뭔지 아시겠죠?

티켓 서비스 사고 발생

이번 월드컵에서는 처음으로 모바일 티켓을 도입했습니다. 처음이라 그랬을까요? 모바일 티켓이 제대로 뜨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경기장 보안검색 구역에 근접하게 되면 자동으로 모바일 티켓이 활성화 되도록 만든 모양인데, 많은 팬들의 모바일 티켓이 정상적으로 활성화 되지 않았습니다.
팬들끼리 우왕좌왕 하는 가운데 어떤 이는 티켓이 뜨고 어떤 이는 안뜨고, 누구는 이메일로 티켓이 왔고 누구는 안왔고.
우리 아들놈은 아예 입장권 목록 자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자기들도 티켓에 문제 있는 것을 알고 있는지 티켓 검사를 타이트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활성화 된 티켓이 아닌 좌석이 나타난 페이만 보여줘도 입장을 시키기도 하구요. 계속 밀려드는 팬들 떄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팬들을 편리하게하고 입장객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모바일 티켓을 도입했을텐데, 결과는 더 허술하고 팬들에게 불편과 짜증만 줬네요. 다음날 티켓 센터를 찾아서 문제점을 물었더니 서버 장애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문제 해결에 하루 정도 걸릴거라면서, 다음경기가 이틀 이상 남았다면 돌아가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만약, 경기 당일에도 안되면 다시 와라... 우리가 해결해 주겠다.

잘 안 믿기죠? 월드컵에서도 이렇게 티켓 사고가 생깁니다!

입장을 했는데... 친구가 미국 서포터 티켓팅 사이트에서 티켓을 구매했더니 서포터 본진과 함께 자리잡게 되었네요.
이렇게되면 2시간 내내 입석 관전이란 얘긴데... ㅎㅎ
함께 노래부르며 동참하기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쌩까고 보기에도 좀 그렇고... 적당히 미국의 응원 구호에 따라 손뼉 정도는 함께 쳐주는 선에서 어울렸습니다.

경기장에 가면 무료로 경기 팀의 국기와 깃발을 나눠줍니다. 그 때문인지 국기를 몸에 두른 사람이 이전 월드컵보다 훨씬 많습니다.

작지만 돈 많은 나라 카타르라 그런가요? 뭐든 새 것이고 공짜가 넘쳐납니다.^^

세상에서 젤 좋은 경기장은 어떤 경기장일까요?
제 경험상 가장 최근에 지은 경기장입니다. 에어컨 바람까지는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매우 쾌적합니다.
밤 10시에 열린 야간경기인데 굉장히 밝습니다. 사진을 찍어도 흔들림 없이 아주 선명하고요.
사운드 시스템도 기가막히고 화장실도 시설이 좋고 잘 배치돼 있습니다.

뭐... 한 마디로 맥주가 없는 것 빼고는 다 좋습니다.
맥주가 없어서 아쉽기도한데, 한 편으로는 그 때문인지 지랄 떠는 진상 팬들도 없네요^^
유럽에서 온 축구팬들은 상상 이상의 맥주를 마시거든요^^

미국 서포터들도 국기 펼치기 퍼포먼스를 펼지긴 하는데...
ㅎㅎ 얘들아 국기는 붉은악마의 태극기 정도는 돼야하지 않니?

"국기가 올라가면 빨리 뒤로 전달해 주시고, 옆으로 빨리 펴주세요!"

서포터 그룹의 리더로 보이는 사람이 열심히 설명하더라구요.
미국 문화가 그런거겠죠? 대규모의 조직화된 집단 서포팅보다는 자유롭게 응원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경기 시작, 오프닝 쇼

국기 입장 전에 경기팀을 상징하는 대형 통천을 펼치는 세레모니에 더해서 근사한 불꽃 쇼가 추가됐네요.
경기장의 조명을 끄고 펼쳐지는 불꽃 쇼가 아주 멋집니다!
현장 분위기 완전 정점으로 끌어 올려 줍니다.


앞에서 두 번째 줄, 완전 직관 1열!
그러면 뭐하나 골은 모두 반대편 웨일스 서포터석 앞에서 터지는걸요 ㅠ.ㅠ
어쨌든 좌석이 매우 가까웠기 때문에 선수들을 무척 가깝게 볼 수 있는 것은 좋았습니다.
가레스 베일을 코앞에서 볼 수 있는 걸로 일단 만족!
아버지가 매우 유명한 선수인 티모시 웨아도 바로 코앞에서 보긴 했지만... 느그 아부지가 더 보고싶긴 하다! ㅎㅎ

웨일스는 해병대를 파병했네요!

64년만에 월드컵에 다시 왔답니다. 매우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또 매우 열성적으로 팀을 서포팅했습니다.
근데 이게 일반 서포팅과는 좀 다른 뭔가가 반대편에서도 느껴집니다.
강력하고 통일된, 그리고 우렁차게 각이 잡힌 정확히 하나된 소리와 기운!
오히려 포항 스틸러스의 서포터들에게서는 보기 힘들지만 해병대의 응원에서는 보이는 그런 박력슥!

웨일스가 그랬습니다. 경기장을 압도할 만큼 많은 팬들이 한 목소리로 혼을 담아 덤볐습니다.
전반전에 그렇게 밀리던 웨이스인데, 후반에 자기들 서포터를 앞에 두고 공격할 때는 경기 페이스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후반 막판에는 많은 선수들이 쥐가 나서 쓰러질 정도로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64년만의 월드컵에서 승점 1점을 가져갔습니다.
그냥 무승부 한 개, PK 득점 한 개가 아니라 혼이 담긴 1점!

미국 서포터석이라 밖으로 표현하기는 좀 애매했지만 저에게는 USA 보다는 웨일스를 외치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월드컵에 다시 돌아 온 웨일스!
격하게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