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유치원생이 되다

2006. 12. 19. 12:02사는게 뭐길래/난 그냥... 남자!


최근에 부모님께서 춘천에서 원주 형네 집 근처로 이사를 하셨습니다.
(형네 집과는 불과 100미터쯤 떨어진... 같은 아파트 단지입니다.)

아직은 저에게도 낯설고 아이에게도 낯설고, 또한 부모님께도 낯선 곳이지만, 차츰 익숙해지고 편안해 지겠지요.

고작 주말에 이틀 아이를 보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아이랑 셋이서 아파트 주변을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저희 부부에게는 하나하나가 소중한 여행처럼 느껴집니다.
오래된 아파트이긴 하지만, 오래되었기 때문에 느껴지는 멋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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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아들놈은 6살이 되고, 이제는 유치원에 다닐 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 초등학생이 되겠군요!)

당연히...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부모님과 형님, 형수님의 영향으로 천주교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다닐 예정입니다. (백합유치원)
공부는 최소한만 시키고, 실컷 놀게 하고, 무엇보다도 아주 잘 먹인다는 말이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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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 있는 천주교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입니다. 형네 집의 조카들도 모두 이 유치원을 다녔다고 하더군요.




지난 토요일(12/16)에는 아이와 부모와 선생님이 만나는 자리가 있다기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학부모의 자격으로 유치원에 다녀왔습니다.
(근데... 우리만 엄마 아빠가 함께 갔고, 다른 아이들은 전부 엄마만 왔더군요. ^^)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자기가 그린 그림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는... 꽤 난이도가 높은 것을 주문하더군요.

저 또한 나름대로 아들놈에게 자기 소개를 해야한다고 설득도 시키고, 그림도 한 번 그려보라고 꼬셨지만...
저를 닮아서 그럴까요? 자기가 호기심이 발동하거나 관심이 내키지 않으면 잘 하지 않는 녀석의 습성이 나오더군요. (아마 아이들이 다 그럴거라 생각됩니다.)

결국은... 그림도 그리지 못하고, 자기 소개도 준비하지 못한 채 가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에 가서 보니까 다른 아이들은 잘도 하더구만... 이녀석은 도대체 자기가 유치원에 다니게 될거라는 사실이라든가, 자기가 지금 뭔가 소개하는 자리에 와 있다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그냥... 처음 와보는 어느 낯선 곳일 뿐인 듯... 약간의 호기심과 경계심... 어리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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뿡뿡이 인형을 만지작 거리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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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제법 포스와 위용이 뿜어져 나오는 강한 싸나이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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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들은 선생님 옆에서 자기 소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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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서치우... 자기 소개는 포기... 엄마 손만 꼭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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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달래도 보고 꼬셔도 보지만, 단체 생활이나 규율과는 거리가 먼 아들놈은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는군요. 그러면서도... 다른 아이들이 자기소개 하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와 아빠, 그리고 형네 식구들과 보냅니다.
가족 외의 테두리를 벗어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이제는... 이 녀석도 조금씩 바깥 세계의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사는 생활을 시작할 때가 된 모양이죠? 유치원도 가고, 미술 학원도 가고, 친구들도 생기고...
그리고, 자기가 겪은 바깥 세계의 이야기들을 저에게 들려주겠죠.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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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놈의 첫 친구가 될 녀석들입니다. (잘 지내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