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유포리 막국수 (춘천)

2007. 8. 19. 23:33사는게 뭐길래/볼거리먹거리놀거리

저는 9살부터 19살까지, 10년동안 춘천에서 자랐습니다.
지금은 원주로 이사하셨지만, 부모님께서는 작년까지도 춘천에서 사셨지요.
그리고... 우리 아들 녀석도 작년까지 부모님과 함께 춘천에서 자랐기 때문에
저와 와이프는 지난 4년간 매 주말이면 춘천으로 달려갔습니다.

춘천 하면 막국수 참 유명하지요?
춘천 막국수가 맛있고 유명한 이유는 단순한 것 같아요.
막국수 집이 참 많고, 또한 춘천 사람들은 참 막국수 많이 먹습니다.

저희집만 해도... 사계절 가릴 것 없이 툭하면 막국수를 먹으로 가곤 했으니까요.
맛이 있으면서 값도 저렴한 편이지요.

막국수집 참 여러 곳 다녀봤습니다.
옛날에 '효자동'이라는 곳에 살 때는 근처의 '별당 막국수'를 많이 찾았고
후평동으로 이사한 후에는 다시 그 근처의 '부안 막국수'를 자주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차를 가지고 좀 더 멀리 이동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소양댐 가는 길목에 위치한 '명가 막국수'를 자주 찾았지요.
모두다 꽤나 유명한 막국수집들입니다.

그리고... 최근 몇년간 주로 찾았던 곳은 '유포리 막국수'
다른 막국수집에 비해서 양념이 밋밋한 느낌이고 면도 다소 거친 맛이 나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막국수 본래의 구수한 맛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다른 막국수집들은 유명세를 치르는 과정에서 외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어
좀 더 달고 대중적인 맛으로 변해간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몇 차례 유포리 막국수를 찾은 이후로는
좀처럼 다른 막국수집을 찾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만, 아는 사람이 춘천에 와서 막국수 먹으러 가자고 하면
유포리 막국수 보다는 '명가 막국수'나 '부안 막국수' 집으로 안내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외지 사람들 입맛에 유포리 막국수는 좀 텁텁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

지난 주말, 간만에 큰 맘 먹고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춘천에 오래 살았지만... 남들처럼 춘천으로 '나들이'를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요 ^^
목적은 단 하나!
오랫만에 유포리 막국수 맛을 한 번 보려구요 ^^

그 구수하고 촌스럽고 텁텁한 맛!

사용자 삽입 이미지점심시간 약간 전에 도착했는데, 벌써 차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저는 곱배기(왼쪽), 와이프와 아들 녀석은 보통(오른쪽) 하나를 나누어 먹습니다. 반찬은 단 하나, 열무김치!



사용자 삽입 이미지유포리 막국수는 동치미가 함께 나옵니다. 그냥 양념장에 비벼 먹어도 되지만, 보통은 시원한 동치미에 말아 먹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막국수, 먹음직스럽죠? 곱배기라고 하면 이 정도는 돼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양에서 야박하지 않은 것도 유포리 막국수의 큰 장점!


사용자 삽입 이미지유포리 막국수 근처의 세월교. 일명 '콧구멍 다리'라고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길(다리) 아래에 콧구멍 처럼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소양댐 바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소양댐 방류할 때 가장 좋은 물구경 포인트입니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황토색 강물이 넘칠듯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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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가는 기분을 느끼고, 또 그곳에서 오랫동안 나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맛집에서
예전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몹시 더운 날이었지만, 모처럼의 즐거운 나들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