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소토는 못갔지만...

2010. 6. 22. 00:58월드컵 여행 - 2010 남아공/4. 언더버그

[6월 20일]

당초 계획은 더반에 가기 전에 레소토(Lesotho)에서 이틀 정도 묶는 것이었습니다.
레소토는 남아공 안에 있는 나라입니다.
아프리카의 티벳, 하늘 왕국 (Kingdom of sky)이라 불리는 산악 국가지요.

요하네스버그에서 이스트코트(Estcourt), 피터마리츠버그, 그리고 다시 레소토 코밑에 있는 언더버그(Undergurg)까지 이동한 후 거기서 그냥 이틀을 묶었습니다.
레소토까지 가는 길도 쉽지 않을뿐더러, 하루만에 일정을 마치고 더반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듯 해서요.

조벅에서 더반 가는 고속도로 (N3)


어디서든지 자그마한 공간과 공 하나만 있으면 축구를 하는 아프리카 사람들



결과적으로는 상당히 편안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 이틀을 보냈습니다.
TV도 안나오고, 인터넷도 안되고, 휴대폰 조차 마당에서 조금 더 큰 길로 걸어 나가야만 사용할 수 있는 산골짝 백패커스였답니다. ^^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드라켄스버그 지역인데, 지금까지의 남아공 도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날씨가 굉장히 춥고, 먼 산에 눈도 좀 보이고, 눈을 조금만 돌리면 높은 산들이 보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대관령 산골 어디쯤 되겠네요. ^^

이 지역은 레소토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옛날 원시 부시맨들이 바위에 새겨 놓은 암각화(Rock Painting)가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경치가 너무 좋고, 산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리고 그 유명하다는 암각화도 보고 싶어서 하루 시간을 내서 하이킹(등산)을 다녀왔습니다.

하이킹하러 가는 길



이게 얼마만의 등산인지 모르겠네요.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취하고, 가슴속까지 후련하게 만드는 맑고 찬 공기를 마음껏 누렸습니다.









저희가 택한 하이킹 코스는 부시맨 암각화가 있는 바위까지 가는 길이었습니다.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올라가면 바위 동굴이 나오고, 동굴 벽에 그려진 옛날 부시맨들의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부시맨 동굴 바로 밑에는 작은 폭포와 깨끗한 웅덩이가 있습니다.
얼음이 얼 정도로 차가운 물이지만... (근처에 실제로 얼음도 있어요.)
너무나 맑고 깨끗한 물이 우리를 가만 놔두지 않네요. ^^

점심 도시락 까먹으면서 잠시 신선놀음. 계곡 물 맛이 죽여줍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습니다. 그냥 우리끼리 헤엄치고 놀아도 됩니다. (자연보호를 위해 옷을 벗고 들어가는 센스... ㅋㅋ 이거 제 몸 아닙니다. 저와 같이 동행한 20대 청년의 몸!)


저도 따라서 누드 입수! 물이 얼음장 같습니다.인증샷 한 컷만 찍고 바로 나왔다는... ^^


...

드라켄스버그 지역 참 아름답습니다.
결국 레소토는 가보지 못했는데... 레소토 코밑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경험하고 나니 더욱 더 레소토에 가보고 싶어 지네요.
16강전 후에 4~5일 정도 시간이 생기면 그때는 꼭 레소토에 가 볼 작정입니다.

일단, 더반에서 나이지리아부터 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