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카바나=해운대?

2014. 6. 29. 13:55월드컵 여행 - 2014 브라질/9.리오 데 자네이로

2박 3일간 경험한 것으로 말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리오는 머랄까... 롤러 코스터를 타는 느낌? 아름답지만 꽃뱀 같은 도시라고 할까? 좀 복잡 미묘합니다.^^


코파카바나 = 해운대?


첫날 리오에 도착한 후 코파카바나(Copacabana) 해변을 거닐면서 느낀 생각입니다. 해변을 거닐어 봐도 특별히 리오만의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테이블에 계속 앉아 있기 힘들만큼 자주 찾아오는 삐끼나 잡상인들이 굉장히 성가셨습니다.

해변의 카페에서 파는 음식이나 서비스라는 것이 그닥 눈에 띄지도 않았구요.

공항에서도 일반 택시의 2배정도 비용을 받는 소위 "오피셜 택시"라는 것을 계속 권하는 공항 사람들의 모습에서 너무 장삿속만 챙기는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코파카바나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저녁에도 코파카바나=해운대 인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았습니다. (해운대가 아님, 경포대? 하여간 머 거기서 거기)

마침 브라질과 카메룬의 경기가 있는 날이어서 코파카바나의 팬 페스트는 감히 제가 발을 디디지도 못할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해변 근처에 제법 이름이 알려진 식당이나 카페들도 이미 만석!


어쩔 수 없이 숙소에서 경기를 좀 보다가 나갔는데, 거리는 완전 쥐죽은 듯 한산한 반면 팬 페스트 근처를 비롯한 카페와 식당은 축구팬들로 바글바글. 심지어 종업원들이 브라질 경기를 보느라 가게 문을 잠근 채 손님을 받지 않는 곳도 있었습니다. (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아예 일을 하지 않는 브라질 사람들이니 충분히 그럴만 하겠지요 ^^)


경기가 끝난 후에는 팬 페스트에서 나오는 사람들과 TV로 경기를 본 사람들이 죄다 코파카바나 해변으로 몰려 나와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그나마 줄이 좀 짧은 아랍 음식점에서 아라비안 핏자와 케밥을 먹었는데, 이게 아주 맛이 기가 막히더만요^^)





그래도 해변은 해변! 해운대 좋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해변에 비키니 언냐들 보다는 축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는 것 정도?

정말 브라질 사람들 축구 좋아하고 축구가 일상인거 맞는 모양입니다.

브라질팀이 경기가 있다는 이유로 그날 하루는 모두 일을 멈추고, 숙소에서 나와 식당까지 가는 길에는 정말 을씨년스러울 만큼 인적이 드물고, 어떤 가게는 아예 문을 걸어 놓고 종업원들이 모두 TV 앞에 모여 있는 모습도 낯설지 않고, 해변에서도 축구공은 항상 등장합니다.

삼삼오오 모이는 사람마다 축구공을 가지고 놀더군요.




축구공을 가지고 노는 여러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공놀이 하는 아빠와 아들이 젤 크게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고...

또 아들과 함께 해변에 앉아서 그런 자기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는 다른 아빠와 서로 간단한 눈인사와 미소 정도는 나누는거 또한 아빠들이 같은 마음이죠 ^^




우리 가족도 간만에 해변에서 여름 휴가 비슷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운대 놀러온 셈 치고^^)

아들 내석도 바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마냥 즐거운 모습이었고, 그걸 바라보는 엄마 아빠도 흐뭇하고.

시원한 바람 느끼면서 가족이 함께 맨발로 산책도 하고...

언제 다시 리오의 해변을 걸어볼 수 있을지 모르지요. 어쩌면 평생에 딱 한 번, 이 순간일 수도 있겠지요.

광안리면 어떻고 해운대면 어떻고 리오면 어떻습니다.

지금 이 순간, 바다에서 느끼는 편안하고 시원한 기분이 최고면 되는거지요 ^^









종합해 보면!

해변이 아름답다기 보다는 날씨 좋고 물좋고 모래 좋고 음식 좋고 놀기 좋고 야자수가 있는...

그냥, 코파카바나=해운대.


단, 차이점이 있다면 1년 내내 전세계의 사람들이 찾는 해운대구나!


리오 데 자네이로 해변만 봤을 때의 인상은 이랬답니다. ^^

(ㅎㅎ 하지만... 리오를 조금 더 돌아본후에는....?    좀 달라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