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트가르트] 잉글랜드:에콰도르, 팬 페스트 관전 (3)

2006. 6. 26. 16:45월드컵 여행 - 2006 독일/8.슈트트가르트

(계속)

이제 후반전, 다시 기운차리고 일어선 그들은
또다시 열광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 베컴의 골이 터지면서 그 열광은 더해가고
마침내 경기에 승리합니다.

자... 본격적인 그들의 놀이는 이제부터입니다.
그래도 잉글랜드 팬들, 승리한 다음에 패자를 건드리지는 않더군요.
(만약 그들이 졌다면 어땠을까... 슈트트가르트는 박살났을지도 몰라요. ^_^)

계단에 서서 노래를 부르던 무리는
정말 그곳이 경기장 스탠드는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경기가 끝난 후에는 승리의 노래를 부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으... 배불뚝이 아저씨의 압박!



이녀석... 경기내내, 그리고 그 후에도 계속 그 자리에서 깃발 흔들더군요.


그들의 뒤풀이가 어찌나 오래가는지
저는 도저히 끝까지 그 뒷풀이를 볼만한 인내력도 없고
아우그르부르그로 돌아갈 기차시간도 다가오고...
약 30분 정도만 그들의 뒷풀이를 보고 자리를 떴습니다.

뒷풀이 노래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하늘에 독일 폭격이 10마리가 떴네, 10마리 폭격기, 10마리 폭격기...
영국 공군기가 한 놈을 떨어뜨렸네, 한 놈을 떨어뜨렸네...'
하는 그들의 노래였습니다.

10마리에서 시작해서 9마리, 8마리.... 1마리...
하늘에 독일 폭격기가 없네...' 라고 할때까지
장장 10분이 넘는 시간동안 이 노래를 부릅니다.

다섯 마리

네 마리


우리나라의
'타잔이 10원짜리 빤스를 입고, 2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부른다...
타잔이 20원짜리 빤스를 입고, 3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부른다...'
이 노래랑 같은류의 노래라고 보시면 되겠슴다.

2차대전을 통해서 독일과 영국 사이에 쌓인 감정이
서포팅 곡으로 만들어진 것이죠.

이 노래를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그리고, 양 팔을 벌려서 비행기가 날고 떨어지는 모습으로 춤을 추고
10마리, 9마리 할 때는 손가락으로 숫자를 나타내고...
수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팬 페스트를 찾은 사람들에게 큰 볼거리였습니다.

독일 사람들도... 그 정도는 승자의 애교로 봐주는건지
(아니면 속으로 씨불씨불하면서 감추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함께 웃고 사진찍으면서 그들의 뒷풀이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한 마리

마침내... 모두 격추!



노래와 춤도 계속되고... 맥주도 계속 마시고...
마시는 양 만큼 공중으로 뿌리고...
그 와중에 맥주컵도 날아 다니고...
(점점 망가져갑니다. ^_^)


흥에 겨운 그들을 뒤로하고 (사실은... 점점 망가져가는 그들을 뒤로하고... ^^)
저는 역으로 향했습니다.

잉글랜드의 승리를 축하합니다!

승리 후, 차도에서 축구를 하는 놈도 있고...



역에서 만난 귀여운 꼬맹이들!


(휴.... 요까이! 잉글랜드:에콰도르 경기 팬 페스트 관전기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