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A4 용지의 크기가 이상하더라니...

2007. 4. 13. 10:58사는게 뭐길래/볼거리먹거리놀거리

회사에서 일 하던 중에, 우연히 A4 용지를 노트북 위에 올려 놓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라?
우연의 일치겠지만, A4 용지의 가로(짧은쪽) 크기가 노트북 본체와 모니터를 연결해 주는 양쪽 경첩 사이의 폭과 똑 같았습니다. (제 노트북은 Compaq nx7100)

...

혹시나... A4 용지의 폭이 다른 곳에서도 표준 크기로 쓰이는 종류의 크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를 들어서, 30cm, 45cm, 50cm와 같이... 흔히 기준으로 사용되는 크기 말입니다.
우리 사무실 바닥의 카펫은 한 조각이 가로 x 세로 50cm x 50cm 크기거든요.

...

그래서... 자를 꺼내 들고 A4 용지의 크기를 재 보았더니...

어라? 가로는 21cm, 세로는... 29.7cm?

좀 이상하죠?
그냥 가로 20cm, 세로 30cm 하면 편할거 같은데... 왜 이렇게 자투리가 생기는 이상한 크기를 택한 걸까요?

보통 이런 경우에, 미국에서는 인치(Inch) 단위로 크기를 쓰기 때문에 CM 단위의 경우 삑사리가 나는 경우가 있어서 인치로 환산을 해 보았지만, 역시나 딱 떨이지는 크기가 아닙니다.
(가로 8.3 인치, 세로 11.7인치)

왜 사이즈가 이모양일까?

....

이왕 궁금증이 생긴참에, 마침 컴퓨터도 윈도우즈 업데이트중이고...
네이버에서 지식인 검색을 했더니 기대 이상의 답이 나오더군요.

종이를 반으로 접었을 때도 닮은 꼴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종이의 가로와 세로가 1:루트2 비율이어야 한다는군요.

예를 들어서, 가로와 세로가 1:1인 정사각형의 경우에는
종이를 반으로 접게 되면 1:0.5로 찌그러진 모양이 나오는데
1:루트2의 종이는 반으로 접어도 1:루트2의 비율을 유지한답니다.

....

마침 시간도 널널해서... 아예 종이를 꺼내 놓고 간단히 식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어떤 종이의 가로 길이를 a, 세로 길이를 b라고 잡습니다.
A4 용지를 생각해서, 세로가 가로보다 길다고 가정하고 (b>a)
긴 쪽, 즉 세로 방향으로 반으로 접었을 때의 크기는 원래 가로 길이보다 작다고 봅니다.
(b/2 < a)

그러면... 원래 a : b  비율의 종이를 세로 방향으로 반 접은 종이는 b/2 : a 의 비율이 되겠죠?
(원래 세로 방향이 긴 종이를 세로 방향으로 반 접으면 가로가 길고 세로가 짧아지니까, 이걸 옆으로 돌려야합니다. 즉, 세로 방향으로 반 접은 것이 가로가 되고, 원래 가로방향이었던 것은 세로 방향이 됩니다. - A 용지를 반 접어로 90도 회전시킴)

접었을 때도 비율이 유지된다는 말은

a : b 비율과 b/2 : a 비율이 같다는 말.
즉, a/b = b/2a 가 되어야 합니다.

이 식을 풀면... b=루트2 x a

즉, 가로와 세로가 1:루트2 비율이어야 한다!

....

반을 접었을 때도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유지되기 때문에
우리는 복사할 때 A3 원본을 A4 크기로 축소복사 하거나, 종이 한 장에 두 페이지씩 모아서 프린트를 하더라도 이미지가 찌그러지거나 여백이 불균형적으로 생기지도 않는...
원본 모양을 그래도 간직한 모습으로 프린트를 할 수 있는거지요.

때론 이렇게 늘 접하는 아주 하찮아 보이는 것들에도 나름의 이유와 원리가 있다는 것이 재밌군요.

참고로 B4, B5 용지의 경우에도 1:루트2의 비율이라고 합니다.
다만 A 시리즈의 크기와 다른 점은 맨 처음 B0 전지의 크기가 A0 전지와 다를 뿐이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