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네덜란드 (상암 2007-06-02)

2007. 6. 4. 11:48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2007년 6월 2일(토)

집에서 5시에 출발, 꽉 막히는 도로를 뚫고 장장 3시간이나 걸려서 경기장에 도착, 겨우겨우 경기시작 직전에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간만에... 정말 좋은 경기를 구경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우리 팀이 덜 준비되어 있어서 경기는 다소 실망!

잘하고 못하는 것을 떠나서, 그리고 멤버가 누구누구로 구성되는 것을 떠나서
경기에 임하는 팀은 항상 그 상태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소 아쉽습니다.
네덜란드라는 빅 팀을 맞아서 치르는 몇 년만에 한 번 가지는 좋은 자리였는데
아시안컵을 위한 선수와 전술 테스트 용도로는 너무 아깝고 팬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전략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감독의 선수 기용 또한 네덜란드와 진검으로 맞짱뜨는 선택은 아니었고
선수들의 상태도 그만그만...
축구 팬의 입장에서는... 5대0으로 다시 깨지더라도...
한 번 박터지게...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을 다루는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처럼 활활 타오르는 강한 승부를 기대했는데 말입니다.

언제 또 네덜란드 레벨의 강팀과 다시 한 번 맞붙게 될지...
그런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습니다.

뭐... 그래도...
나쁘지 않는 정도의 만족이랄까?

그럼,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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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작 전... 애국가가 울릴 때... 벤치 멤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흰 티셔츠를 입은 이동국 선수가 보이네요.
애초부터 경기에 투입될 예정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후반 막판에라도 직접 네덜란드를 상대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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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반바스텐 감독!
선수로 뛰던 시절에 직접 그를 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경기를 지켜보면서도... 내내 반 바스텐 감독에게 견눈질을 하게 되더군요.
득달같이 달려들던 골 잡이의 모습은 이제 찾을수가 없지만
선수 시절이나 지금이나 품위있고 단정한 용모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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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내... 잘 안풀리는 듯한 모습에 좀처럼 표정이 펴지지 않았던 핌 베어벡 감독.
이번 경기를 아시안컵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활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겠지요. 이번 경기 외에 변변한 준비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선수 및 전술 점검을 위해서라면 아직 두 차례의 평가전이 남아 있는만큼
이번 네덜란드전 같은 경우라면, 90분 중에서 70분 정도는 진정한 승부를 위해 올인하고
나머지 20분 정도를 선수 점검을 위해 사용할 순 없었는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세계 최강 레벨의 팀 네덜란드!
아시안컵을 위한 점검과 훈련을 위해서라면 너무 비싼 팀이 아닌가요?

마침 제가 앉은 자리가 베어벡 감독 바로 뒤였기 때문에 눈을 굳이 돌리지 않아도
계속해서 베어벡 감독에게 눈길이 가더군요.
몇 차례 심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외에는 시종일관 답답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베어벡 감독과 반 반스텐 감독이 붙어 있으니까, 둘이 초상집에 온 문상객 같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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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타임에... 잠시 이 아저씨 보이네요?
ㅎㅎ... 왕년에 한 가락 제대로 했던 바로 그 김주성!
지금 축구협회의 국제부장인가 그렇죠?
머리는 좀 벗겨졌지만... 한 가락 하던 인상 그대로 아닙니까?
그가 뛰던 시절에 비하면... 울나라 축구 많이 좋아졌지요 ^^

돌이켜보면...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상태에서도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것만 보더라도
그가 당시에 아시아권에서 얼마나 출중한 선수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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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그나마... 이름 값을 제대로 한 유일한 선수 아닐까 싶네요.
네덜란드를 상대로 자기가 가진 것 제대로 보여주고, 또한 경기내내 위협적인 모습!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은 선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수이긴 하지만...
유럽에서 뛴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탁월한 선수인 것 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지금의 기량이라면 곧 유럽에서 뛸 것이 분명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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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마치고 걸어나오는 이동국.
경기를 보는 저 보다도 훨씬 답답했겠죠?
뛰고 싶은 마음은 또 얼마나 컸을까...

마침 그 뒤로... 오범석 선수가 지나가다가 어렴풋이 잡혔습니다.
작년까지 포항을 대표했던 이동국, 그리고 이제 포항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스타로 올라서는 오범석!

오범석 선수 괜찮았죠?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지난 번 아시안 게임 이후로 대표팀에서 계속 좋은 활약 보여주고 있으며
네덜란드전에서도 교체 투입 후에 송종국보다도 안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여기서부터는 뽀나스 트랙입니다 ^^

아까 말씀드렸듯이, 제 자리가 마침 베어벡 감독 바로 뒷자리였는데...
우리팀 벤치 바로 옆에는 선수가 부상당하면 뛰어 들어가면 들것 보이(Boy)들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경기장 진행요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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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 같은데... 요렇게 네 명이 대기하고 있다가 선수가 경기장에서 나뒹굴고, 심판이 신호를 보내면 들것을 들고 뛰어들어가지요.

하지만... 경기중에 들것이 들어가는 일이 그리 많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네덜란드전 같은 친선경기에서는 더 드물죠.

기다리는 들것 보이들도... 긴장의 연속이기 보다는 경기를 즐길만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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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B 폰으로 경기 중계를 보면서 경기를 지켜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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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베어벡 감독이 옆에 앉아 주기도 하고... (허허... 가문의 영광일세!)
실제로 경기중에 베어벡 감독이 음료수를 집으려 하자, 잽싸게 음료수병 뚜껑을 열어서 건네주는 센스까지 발휘하더군요!
베어벡 감독으로부터 "땡큐!"라는 말 한마디와 미소를 답으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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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더운 날이었습니다. 하프 타임에는 씨워~언 하게 아스크림도 좀 먹어주고 ^^

솔직히... 사진 찍으면서 저도 되게 먹고 싶었답니다 ^^
진짜루 더웠거덩요... ^^

PS) 위에 아이스크림 먹는 친구... 아시는 분 연락주세요.
사진 보내줄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