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이겨주다!

2010. 6. 13. 06:33월드컵 여행 - 2010 남아공/2. 포트 엘리자베스

[6월 12일]

경기 잘 보셨죠?
월드컵에서 이렇게 시원~하게 이긴게 얼마난인지 모르겠네요.

경기에 이긴 덕분에 남아공 사람들이 한국 사람만 보면 "싸우스 꼬레아"를 외치면서 엄지 손가락을 올려 주네요.
어제와는 또 다른 활기가 넘치는 포트 엘리자베스입니다.

비록 그리스가 경기에서 지긴 했지만, 수 많은 그리스 팬들은 그닥 개의치 않네요.
술집에 모여서 노래하고 춤추고, 한국 사람들 보이면 승리 축하한다는 말 꼭 해주고요.
아주 낙천적인 사람들 같습니다.
경기에 지고도 월드컵을 제대로 즐기는 그리스 축구팬들!
이게 바로 월드컵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입니다!

아쉽게도 한국 축구팬들을 월드컵을 반만 즐기고 있네요.
패키지 여행 상품처럼 움직이고, 대부분 호텔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호텔에 묶고 관광버스로 우리끼리 움직입니다.
최소한 이곳 포트 엘리자베스에서는 승리의 기쁨과 신나는 월드컵을 즐겨도 좋겠는데 말입니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맞지만, 모두들 너무 움츠리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최소한 이곳 포트 엘리자베스는 우리가 아는 남아공의 치안문제가 훨씬 덜한 곳입니다.
이 아름다운 도시와 사람들을 좀 더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아공 사람들...
선천적으로 신나게 놀고 춤추며 노래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흑인들)
아까는 왠 예쁜 아가씨가 달려와서 저를 꼭 안아주는 바람에 살짝 당황하기도 했지요.
시내에서 미니버스를 타면 기사와 차장이 음악 크게 틀어 놓고 어깨 들썩 엉덩이 실룩하면서 운전합니다.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그 다음에 저를 보면 먼저 와서 "하이, 프렌드"하면서 아는척을 해 줍니다.
조심할 것 조심하더라도... 조금만 여유롭게, 또 조금만 따뜻하게 아프리카와 남아공을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인증샷! 마눌님 & 치우! 우리 월드컵 경기장에 왔어요!!


키 큰 아저씨, 누군지 아시겠죠? 가수 서수남 아저씨! 흔쾌히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네요. ^^


함께 경기장까지 셔틀버스 타고가면서 우리편이 된 남아공 친구들. 경기 마치고 즐겁게 한 컷! (아르헨티나 레플리카가 좀 거슬리지만, 이 친구들 오늘 하루는 붉은악마처럼 우리팀을 응원해 줬습니다.)


경기 마친 후 저녁시간. 마침 그리스 뮤지션들이 노래와 연주를 하네요. 경기에는 졌지만, 그리스 아저씨가 신나게 노래 한 곡 뽑는 중...


이렇게 함께 춤도 추면서... 승자와 패자 모두 월드컵을 즐깁니다. 월드컵은 축제니까요!!



음... 경기 내내 뭔가 응원의 목소리가 하나로 뭉쳐지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SBS 응원단과 붉은악마가 스탠드 양쪽에 나뉘어서 응원을 하고, 응원의 호흡도 잘 맞지 않더군요.

응원은 쪽수 보다 하나된 조직력입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도 이렇게 분산된 조직력으로 나선다면 우리 선수들 너무 힘들어집니다.

남아공 사람들... 춤 추고 노래하고 노는 것 엄청 좋아합니다.
붉은악마의 응원이 통일된 모습과 강한 임프레션을 보여준다면, 아마 남아공 사람들 대부분이 우리 팀을 응원할겁니다.
응원이 아니라 재미있고 신나는 놀이처럼 말입니다.

부디... 다음 경기부터는 하나의 붉은악마로 막강파워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