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프사이드 (Offside)

2006. 11. 7. 09:11사는게 뭐길래/볼거리먹거리놀거리

이란이나 아랍권에서는 여자들의 축구장 입장이 금지되어 있나요?

정확한 사실은 모르지만... 하여간 이 영화에서는 그렇답니다. ^^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이란:바레인!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이란은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습니다.

경기가 경기인만큼... 너도나도 축구장으로 향합니다.
길거리도 버스도 온통 응원구호를 외치고 응원가를 부르는 사람들 일색입니다.

하지만... 여자는 축구장에 입장할 수 없답니다.
...

축구장에 너무나 가고 싶은 몇몇 용감한(?) 소녀들은 남자로 위장하고
축구장 입장을 시도하지만
여러 단계의 경기장 검문검색을 통과하기란 쉽지 않은 법!

결국은 경찰(군인?)에게 잡혀서
경기장 바깥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철장에 갇히게 됩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살 수가 없어서 암표를 샀고
여자에게 팔면 안된다면서 바가지까지 씌웠고
그것도 모라자라서 어린 소녀에게 카리미의 포스터까지 강매를 하고...

그렇게까지 축구를 보려고 했는데....
결국은 경기장 밖의 철장에 갇히는 신세가 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유쾌한 것은... 역시나 축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철장에 갇힌 소녀들과 그들을 지키는 경찰들 사이에서는 끊임 없이 축구 이야기가 이어지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알리 다에이, 카리미, 바흐다비키야 등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립니다.

...

경기는 1대0 이란의 승리!
이로써 이란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티켓을 얻게 됩니다.
소녀들은 경찰버스에 의해 경기장에서 시내로 다시 이송이 되는데...

시내로 돌아가는 길은 온통 승리의 축가가 울려퍼지고
경찰버스 안에서는 소녀들도, 경찰들도...
모두 이란의 승리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부르고, 작은 불꽃을 피우고....

....

이 영화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내지는 VJ 특공대 같은 느낌이랄까?)

여러 개의 컷(Cut)으로 이루어진 장면들이 아니라
그냥 카메라가 등장인물을 계속 따라다닙니다.

(이 영화속의 장면들을 실제로 이란:바레인의 경기중에 찍었답니다!)

.....

이란이나 아랍권에서 여성들이 감당해야 하는 풍습적인 차별을 다룬 영화로 보입니다.
이 주제를 상징하고,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 나가는 배경이 축구경기일 뿐
결코 축구영화는 아니지요.

그러나, 이게 진짜 축구영화입니다.
뒤에 감춰지듯이... 축구는 그냥 그렇게 영화의 주제와 배경에 감춰져 있을때
자연스럽게 빛이나면서 영화도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역동적인 화면이라든가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감동은 없지만
소소하고 유쾌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