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감독님, 전기 배선에 목숨 걸다!

2011. 8. 30. 00:36사는게 뭐길래/집짓기 & DIY


사실상 저의 집짓기를 대행하고 계시는 현장 감독님!
참 재주가 많은 분입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것 저것 참견하고 체크하고 잔소리도 무지 많습니다.^^
물론 그만큼 집은 더 단단해지고 작업은 더 꼼꼼해질테지요.
(작업하는 목수님들은 입이 많이 삐져 나오고 있는 중일지도... T.T)

보통 집을 지을 때 전기 배선은 전기설비 전문 업자에게 일임을 합니다.
하지만... 재주 많고 까탈스러운 감독님...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상의하시더니 전기 배선도 직접 팔 걷고 달라 붙었다고 하네요.

집 지을 때, 배선 복잡하게 돌아가고 여기저기 벽뚫고 다니고, 갈라지고 이어 붙이면서 전기선 배치하지 말고
일목 요연하게 함 하자!



상당히 어지럽고 복잡해 보이죠?
여기는 배전반과 메인 스위치들이 위치할 곳입니다. (현관 안쪽)
그러니까, 외부에서 저희 집으로 들어오는 전기는 여기서 시작되어 집 전체로 퍼져 나가게 되는 것이고
각각의 라인을 제어하는 스위치도 여기에 위치하게 된답니다.

보기만해도 어지럽고 복잡한 전기선들.(and 인터넷 회선)
전기가 사용되는 각 포인트로 이 선들이 분기되어야하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각 라인마다 어느 포인트로 갈 것인지 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1층 전등, 1층 전원 1, 1층 전원 2, ......

음냐리... 그냥 한 줄로 가면서 포인트마다 분기하는 방식이면 훨씬 작업이 쉬울거 같은데...
쉬운 것이 좋은 것은 절대 아니고...
그렇게하면 내장 마감 다 마친 다음에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만나고 갈라지는지를 알기도 힘들거니와
설사 안다고 해도 고치고 확장하기가 어려울테고
갈라지고 이어지는 포인트가 많을수록 고장도 잘날테고
각 전원 라인별로 한 곳에서 스위치 제어가 다 되도록 함 해보자면서 전투력 백배 상승!



이렇게 화끈하게 정리해 놓으셨습니다!

1층 천정-2층 바닥이 만나는 부분을 전선들의 통로로 잡아 놓고
대부분의 전기선이 이 통로를 통해서 분기되도록 하셨네요.
1층에 있는 화장실과 부엌쪽으로 가는 전기도 이 라인을 통해 천정에서 아래로 내려오게 되고
벽에 붙는 콘센트와 조명으로 들어가는 전기 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나중에 전기 확장하거나 손볼일 있으면 1층(현관) 배전반을 손보거나
2층 마루 한 곳만 열라고 하시네요. ^^
(2층 마루바닥은 나중에 열 수 있도록 해 놓겠다고 하심!)

...

이 작업 하면서 얼마나 많은 잔손질이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궁리를 하셨을까...
구멍 제대로, 최소한으로, 일정하게 뚫으라고 목수들에게 얼마나 잔소리를 하셨을까...
작업 중간에 살짝살짝 부딪치는 난관들 앞에서 얼마나 머리에 스팀이 올라왔을까...
도저히 중간에 작업 접지는 않는 분이라는 걸 저도 잘 아는 터, 얼마나 오기와 승부욕을 발동하셨을지...

지금 당장은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를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이 집에서 살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직접 팔 걷어 붙이고 전기 배선 하나하나에 들인 수고와 정성, 그 고마움을 느끼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