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뮌헨의 명동에 가 보았지요 ^^

2006. 6. 16. 16:01월드컵 여행 - 2006 독일/2.뮌헨

6월 15일.
오전에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뮌헨의 중심가라고 할 수 있는 마리엔 광장 부근을 다녀왔습니다.

뮌헨은 막연히 생각했던 것처럼 큰 도시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독일 제2의 수도'라고 생각했는데
교통이라든가 도심의 편의시설 같은 것은
오히려 프랑크푸르트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무슨 날인지는 모르는데, 마침 6월 15일이 휴일이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도심에는 주로 외국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전날 밤에 독일이 멋지게 이기는 바람에 밤새 술을 마셨는지도 모르고... ^^)

뮌헨에서 받은 독일의 인상은
사람과 자전거와 자동차와 기차가 함께 조화를 이루는 도시랄까?
프랑크푸르트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꼈는데
뮌헨에서는 좀 더 과거와 현재가 잘 어우러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참 보기 좋더군요.

마침 숙소가 뮌헨 중앙역 부근이었는데
걸어서 10분쯤 거리에 중심가로 들어가는 칼스 문(Karls Tor)이 있어서
거기서부터 슬슬 걸어서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칼스 문 (Karls Tor)


칼스 문 건너에 있는 재판소 (분수대 앞, 좌뚱땡 우뚱띵)



처음에는 그냥 중심가를 1시간쯤 걸으면서 구경을 할려고 했는데
휴일이라서 그런지 마침 프우엔성당 앞에 설치된
가설 무대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여러가지 공연을 하더군요.
그것만도 1시간 넘게 보게 되었습니다. ^^

공연에 앞서서 성당 앞에서 미사(예배)를 보더군요.
원래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교회 안에서 하는게 아니라 교회 앞 광장에서 미사를 보는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일부 관광객들도 함께 미사에 동참하기도 하고요.
(저는 성당에 다니지 않지만, 저희 집은 저를 빼고 모두가 세례까지 받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입니다. 심지어 5살짜리 제 아들도 세례를 받았고요.
저는... 12월 24일 밤에 자정 미사를 볼 때 집을 볼 사람이 없어서
아직도 성당을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T.T)

성당 앞 미사 (졸지에 경건한 마음으로 아침을)

성당의 쌍둥이 첨탑 (엄청 높음)


공연은 일반 시민들이 준비해서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통 옷을 입은 아이나 어른들이 민요를 부르기도 하고
아이들이 빠른 락 음악에 맞춰 디스코를 추기도 하고
이쁜 언냐들이 플라멩고를 추기도 하고...
이것저것 보다보니까 1시간이 훌쩍 가더군요.

무대에 있는 사람이나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이나
서로 부담 없이 즐겁게 즐기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디스코 키드 (최고 인기 스타!)

전통 옷 입은 꼬마


아이들 인솔하는 이쁜 선생님

민요 부르는 이쁜 언냐


교회 옆 골목의 노천카페 (오전인데도... 다들 맥주 마셔요!)


(플라멩고 추는 이쁜 언냐는 맨 나중에... ^^)

뮌헨은 독일 바이에른 주의 주도입니다.
바이에른은 독일 속의 독일이라고 할만큼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죠?
그리고, 독일 최고의 명문 축구팀이 바로 FC 바이에른 뮌헨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도시 곳곳에서 바이에른 주의 상징이면서
FC 바이에른 뮌헨의 상징이기도 한 사자상을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대충 거리 모퉁이나 큰 가게 앞에는 다양한 모양의 사자상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뮌헨 = 사자 + 맥주


바이에른을 상징하는 흰색-파랑의 체크 문양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FC 바이에른의 엠블럼이나 깃발에서 볼 수 있고, BMW에서도 비슷한걸 볼 수 있죠. ^^0
그리고, 큰 건물에는 독일 국기와 나란히 바이에른 깃발이 펄럭입니다.
자기 지방에 대한 이들의 자부심과 애정을 단적으로 볼 수 있지요.

시내의 중심은 마리엔(Marien) 광장입니다.
서울로 치면 시청앞 광장이지요.
광장이라고 해서 크고 넓직한 것은 아닙니다.
(축구장 반 정도 크기의 마당입니다.)

지도에 보니까 이게 시청이라네요?


시계탑이 아주 멋있어요. 12시에 보니까 종소리도 납니다.



거리 중간 중간에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3-4명이 팀을 이루어서 클래식 음악을 연주했는데
특이하게 칼스 문 근처에서는 레게 뮤지션이 노래와 연주를 했습니다.

......

성당 앞에서 미사와 공연을 오래 보는 바람에
열차 시간에 쫒겨서 오랫동안 시내 구경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여러분들은 뮌헨을 방문하시거든
카페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면서
천천히... 오래오래 즐기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플라멩고만 보지 말고... 바이에른의 전통을 느끼세요!)



PS) 아직 독일에 들어온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현지에서 받은 독일 사람들의 인상은
참으로 순수하고 정직하고 친절하다는 것입니다.
(겉과 속이 다르다거나 앞에서 웃고 뒤에서 계산기 두드리는 모습 아님.)

제가 묵고 있는 '쉼터 하우스' 민박의 아주머니도 8년쯤 독일에 살고 있는데
제가 받은 인상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정직하고, 차별없고, 다른 사람들 배려 많이 해주고...
맥주 좋아하고, 어디서나 맥주가 있는 곳이면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길 거리의 젊은 여자들을 봐도 대부분이 화장기 없는 얼굴들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순한 사람들이 2차 대전을 일으키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학살했는지...
결국 미치광이 몇몇이 국민들에게 대대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삐까번쩍하는 이벤트나 꺼리는 없지만
여유롭고 풍부하고 정직한 나라라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