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바사 - 케냐의 항구도시

2010. 5. 21. 11:30월드컵 여행 - 2010, 케냐에서 남아공까지/1. 케냐

[5월 20일]
케냐의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하루 죽때리고 있습니다.
사실 굳이 이곳에 올 계획까지는 없었지요. 대개의 여행자들은 나이로비에서 탄자니아의 아루샤를 통해 다르 에스 살람으로 이동합니다.
제가 굳이 몸바사에 들른 이유는 오직 케냐의 초원을 달리는 기차를 타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거 진짜에요... 깜깜한 밤에 보는 별, 그리고 아침의 햇살이 너무 좋습니다.)

몸바사는 항구도시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나이로비가 서울이고, 몸바사가 부산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과거에는 동아프리카 교역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답니다.
이곳을 통한 아랍과 남아프리카로의 교역이 많았다고 합니다.

날씨가 매우 덥고 바닷가 특유의 습하고 짠 바람이 불지만, 케냐에서 해변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에 관광지로 매우 인기가 좋습니다.
나이로비에서는 저녁에 비가 내리곤 했는데, 몸바사는 하루 종일 맑은 날씨네요.
깨끗한 호텔들도 많고 서비스도 깔끔합니다. 제고 묵고 있는 Castle Royal 호텔도 아주 괜찮습니다.

과거 케냐 해상 교역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아랍인들과 인도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도 거리에 나가 봤는데, 아랍인들과 인도인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몸바사에 와 보니 나이로비에서 느끼지 못했던 아프리카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되네요.
거리도 비교적 안전하고 사람들도 친근합니다.
거리에서 외국인들도 많이 눈에 띄고요.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는 나이로비에 비해서 조금 더 느리게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본 몸바사의 모습을 전해드릴께요.
사진 보시면 알겠지만, 해변이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제가 묵고 있는 호텔의 발코니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시내 중심부에서 외곽 View)
몸바사 도착 후, 일단 야간 열차 여행으로 눅눅해진 몸을 좀 정갈하게 하고... 잠깐 낮잠도 자고...^_^
(아프리카 도착 후 처음으로 에어컨을 경험했습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Blue Room 이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카페테리아인데, 여러 나라 스타일의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서양음식, 인도음식, 아랍음식, 중국음식 정도랄까?
관광객을 상대하는 고급 음식점은 아니지만 직원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괜찮습니다.
인터넷이 되는 PC도 쓸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고 (Room이 따로 있습니다) 화장실 쓸 때 20실링(3백원?)을 내야 한다는건 더 특이하지요.^^

사진 속 음식은 Kheema Curry입니다. 알고 시킨게 아니라, 조금 자극적인게 먹고 싶어서 종업원한테 이야기 했더니 이거 추천하네요. 혹시 맛이 너무 강하지 않을까 싶어서 콜라한병하고 같이 주문했는데...
향이 독특하지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카레 + 콜라 해서 475 실링. 6~7천원쯤.)

...

점심겸 저녁겸... 약간 어중간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4시 30분 쯤... 오토바이를 개조한 3륜차 택시인 툭툭(Tuktuk)을 타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Port Jesus로 갔습니다.
(툭툭은 미터기도 없어요. 그냥 짧은 거리 갈때는 50실링, 좀 더 멀면 100실링. 이런 식입니다.
행선지 부르고, "How Much?" 하면 "Fifty", "One Hundred" 하는 식으로 쉽게 탈 수 있습니다.
택시는 눈에 잘 안띄지만 툭툭은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요.
승차감 꽝이고 사고나면 작살나지만... 값도 싸고 이용하기 편합니다.)





Port Jesus는 거의 폐허가 된 성곽인데, 몸바사 해변을 굽어 볼 수 있는 항구의 요새입니다.
단, 입장료 800실링(만원쯤). 우리돈으로 만원 정도 깨진다는... 요새에는 안들어가봐도 됩니다. 높은 곳에서 몸바사 해변을 본다는 것 외에, 요새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어요. 저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괜히 요새에 들어갔다가 입장료 800실링 뜯기고, 옆에서 귀찮게 구는 가이드 아저씨한테 또 800실링 뜯겼어요.
(비싼게 아까운 것이 아니라, 제값 못하는걸 사게 되면 짜증나지요.) 야간 기차는 $50 정도 가격이었지만 충분히 좋았는데 말입니다.)




Port Jesus 옆에 해변으로 이어지는 곳에 공터가 있는데... 동네 아이들이 축구하고 놀더군요.^^
그러고 보니 케냐에 도착한 이후 처음으로 축구를 접하는군요!
축구하는 놈들 보니까 더 정이 가네요.^^



툭툭 타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시내에 잠깐 들러서 기념품 티셔츠 하나 샀지요.
바로 Tusker 셔츠!
기차에서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하던 중, 제가 월드컵 보러 가던 길이라고 했더니...
경기 볼 때 터스커 셔츠를 입으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알짱거리래요... 그러면 자기네가 TV 보다가 저를 알아보겠답니다.^^

우리팀은 빨간거 입어야 된다고 했더만... 빨간 터스커 티셔츠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 경기를 볼 때 터스커 티셔츠를 입을지는 모르겠지만, 터스커 맥주가 아주 맛있어서요... ㅎㅎㅎ
그리고, 기차에서 만난 재밌는 친구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큰 맘 먹고 거금 750실링 던졌습니다!



그리고... 호텔에 와서 터스커 한 병 홀짝거리면서... 이렇게 포스팅하고 있네요.
아직은 별 탈 없이, 또 재밌게 여행하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8시, 탄자니아의 다르 에스 살람으로 떠납니다.
케냐에서의 마지막 밤이네요.

탄자니아에서도 터스커 맥주를 싸게 마실 수 있을까?
갑자기 그게 젤 궁금하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