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가족이라는 것

2006. 6. 9. 06:48월드컵 여행 - 2006, 독일까지 유라시아횡단/7.모스크바(러시아)

오늘 모스크바에 도착해서 아내가 보내온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간간이 전화를 통해서 소식을 주고 받긴 했지만
여행중이라 그리 긴 통화를 하지는 못했었지요.

저와 와이프는 둘 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두 사람 모두 밤 늦은 시간에 퇴근을 합니다.
한참 바쁠 때는 서로의 자는 얼굴만을 볼 때도 많지요.

우리 부부에게 주말에 부모님 댁에 다녀오는 길은
사랑하는 우리 아이, 그리고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기도 하지만
가고 오는 동안 차 안에서 일주일간의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도 큽니다.

그리고, 1주일 동안 우리 아이에게 생긴 작은 변화들을 이야기 하는
재미를 빼 놓을 수가 없지요.

그런 이야기를 나눈 지가 벌써 2주가 넘었는데...
와이프가 그 동안의 밀린 이야기를 메일로 전해 주었습니다.

운전 연습을 하면서 있었던일
아이의 여권이 나온 후 자기 여권이라고 좋아하던 일
온 집안 식구가 감기로 고생한 일...

여행을 하는 동안에 그리 가족 생각이 많이 나지는 않습니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 풍경을 사진에 담고
쿨쿨 자기도 하고...

기차가 도착한 후에는 예정된 현지 일정을 소화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생소한 환경과 낯선 사람들 때문에 바싹 긴장을 하기도 하고...

좀처럼 가족 생각을 할 만큼 여행이 여유롭지도 않고
반면에 그리움이 몸서리칠 만큼 힘들고 외롭지도 않습니다.
그냥... 재미있는 여행을 즐기고 있는 중이지요.

하지만, 어제처럼 아이의 생일날일 때는 아이가 무척 보고싶고
오늘처럼 와이프가 보내온 메일의 내용을 두 번 세 번 읽을 때는
당장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현실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나중에 꼭 와이프와 우리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은 기차나 숙박업소가 아닌 민박에서 잡니다.
여행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민박에서 지내는 날입니다.
여기에서도 아름다운 가족을 느낍니다.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기와, 아기 엄마와 아빠가 있는 집입니다.

6월 중순이면 아내가 아이와 함께 독일에 올 거니까
헤어져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겠지요.
서로 건강한 모습으로 독일에서 만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 식구가 함께 식사를 하고
아이와 함께 서로 뒹굴며 장난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여행의 재미와 즐거움, 설레임이 크지만
아마 가족에게서 느끼는 따뜻함만큼은 안될겁니다.

그래서, 결론!

여러분!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한 번 떠나시면 어떨까요?
여행의 재미와 즐거움, 설레임
그리고 가족과의 따뜻한 정을 한 큐에 잡을 수 있으니까요!

언제 떠나냐구요?
지금 당장!
안되면 이번 주말에!

먼 곳이면 어떻고 가까운 곳이면 어떻습니까?
함께 떠나고 경험하고 즐기는 거면 되지요.

여행은 망설이고 꿈을 꾸는 것만으로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주저하지 말고 당장 짐을 꾸리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