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필스너 우르켈 (Pilsner Urguell)

2006. 9. 19. 10:12월드컵 여행 - 2006 독일/14.컴백 홈

월드컵 육로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후로
가끔씩 여행중에 들렀던 나라들이 생각날 때면
어김 없이 그 곳에서 맛봤던 맥주들이 생각나곤 합니다.

그런데...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 한 달 가깝게 지냈지만
독일 맥주는 그다지 생각나지도 않고, 딱히 기억에 남는 맥주도 없습니다.
워낙 맥주가 흔하다 보니까
어떤 대표적인 브랜드의 맥주를 마시는게 아니라
이곳 저곳에서 그때그때 다양한 맥주를 맛봤기 때문에
특별히 한 가지가 인상깊게 남지도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독일 맥주는 우리 나라에서 마시는 다양한 맥주들 중
하나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울나라의 맥주 바에 가면 어지간한 세계 맥주는 다 맛보니까요.)

더구나 저는 부드러운 맥주 보다는
쓴맛이 강한... 아주 쌉쌀한 맥주를 좋아하는데
독일 맥주는 대부분 부드러운 것들을 마셨던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그래서 다시 한 번 맛보고 싶은 맥주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러시아에서 내내 마셨던 '발티카'라는 맥주이고
다른 하나가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입니다.

특히, 체코에서 맛봤던 필스너 우르켈은
알콜이 12도나 되는 아주 진한 맥주입니다.
쌉쌀한 맛으로 얼큰하게 취하게 만드는 맛이 일품이었고
500cc든 1000cc든... 딱 한 잔 마시면 기분좋게 취할 수 있었습니다.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약한 것으로 여러번 마시는거는 배가 불러오는걸 감당하기 힘들죠 ^^)

이따금씩...
체코의 프라하 성은 별로 떠오르지 않아도
그 쌉쌀하고 얼큰했던 필스너 우르켈은 떠오르더군요.

....

이곳 저곳 할인마트를 뒤져도
이상하게 필스너 우르켈을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까르푸에서 필스너 우르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재고가 별로 없어서 몽땅 싹쓸이를 했는데도 고작 14병 밖에는 살 수가 없었습니다.

좀 아쉬운 것은
체코에서 맛봤던 12도짜리가 아니라, 4.4도짜리...
쌉쌀한 맛은 느껴지지만 얼큰하도록 취하게 만드는 기운은 약하더군요.
12도짜리면 정말 짜릿했을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가끔씩 그리워하던 그 맛을 다시 보게 된 것만으로
작은 행복은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