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감독... 이랬으면 좋겠다

2013. 6. 20. 13:56축구가 뭐길래/Steelers & Reds

 

홍명보

잘 할것 같다. 설사 못하더라도 홍명보라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뭔가 남는 것이 있을 것 같다.

지도자 경력이 짧은 것이 흠이지만, 그 흠을 극복할 그만의 장점이 더 크다. 지금은 성공 보증수표가 필요한게 아니라 팬들을 위로해주고, 윗 사람들에게는 명분을 주면서, 선수들을 감싸 안아줄 수 있는 홍명보 같은 감독이 필요한 것 같다. 

 

귀네슈

최소한 K리그 판에서는 귀네슈가 최강희를 능가하는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 귀네슈라도 무방하겠으나 조광래와 최강희가 흘린 피를 닦아줄 것 같지는 않다.

 

비엘사

진짜 대한축구협회가 그를 감당하며 믿고 밀어 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스스로 그런 각오가 있다면 함 해봤으면 좋겠다. 비엘사는 믿는다. 그러나, 한국의 축구인들과 팬들이 비엘사를 믿을지... 난 그걸 못 믿겠다.

 

임기보장

대표팀 감독의 임기는 제발 보장했으면 좋겠다. 이건 대한축구협회의 노력도 필요하고 팬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최소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된 사람이라면 그 실력을 믿자. 설사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것 같더라도, 본선에서 깨질게 뻔해 보여도... 그건 모르는거다. 지금까지 중도에 감독을 바꿔서 더 나아진 적이 몇번이었을까? 우리는 시간도 잃었고 조광래도 잃었고, 이제 최강희도 잃었다. 만약 홍명보를 잃으면? 끔찍하다!

 

2018

홍명보든 누구든....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2018년까지 염두한 장기적인 플랜 어쩌고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5년 후의 미래를 말하기 전에 최소한의 감독 임기만 확실히 보장해 주었으면 좋겠다. 5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다. 대통령도 바뀌고 국회의원도 바뀐다. 축구협회장은 안바뀔지 모르지만... 세상은 바뀐다.  감독에게 오랜 시간 짐을 지우지 말고, 멀리보고 길게 준비하는 것은 감독이 아니라 협회가 할 일이다.

 

아시안컵

우리는 대표팀 감독의 임기를 월드컵까지로 보는데... 이제는 월드컵 후의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잡으면 어떨까?

아시안컵 우승자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 자격을 얻는다. 월드컵이 열리기 1년 전에 각 대륙 최고 팀들과 겨루어 볼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가 있다. 월드컵까지를 대표팀 감독의 임기로 잡으면, 그 후에 이어지는 아시안컵은 새로운 감독의 첫번째 대회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우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게 뻔하다. 쌈빡하게 여기까지 임기 보장해 주고, 그 다음에 생각하면 안될까? 우리가 이란전의 패배에 허덕거리고 있을 때, 일본은 이태리와 맞짱뜨고 있다. 월드컵 8회연속 진출, 월드컵 4강, 올림픽 동메달. 분명 자랑스러운 역사지만,진짜 아시아 챔피언의 타이틀은  아시안컵 우승팀에게 주어진다.


유망주

A-대표팀이 미래의 유망주를 모아서 훈련시키기를 바래야할까? 그 정도의 훈련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을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 선수들은 리그를 통해서, 또 다른 대회를 통해서 성장하고 발굴되는 것이 정상이다. 클럽팀 감독과 달리 대표팀 감독은 감독의 철학과 전술에 맞는 선수들 더 많은 선수 풀에서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는가! 지금 대표팀의 영건들은 A-대표팀이 아니라 올림픽과 클럽이 키워낸 선수들이다.


런던 보이즈

지금 분명 또래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선수들이며 그중 상당수는 대표팀의 주전으로 뛰고 있다. 한 번 크게 업적을 세운 황금세대. 그러나, 홍명보의 아이들이라서 다시 그들을 데리고 홍명보가 뭔가 만들어 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은 애초에 버리자. 환상이 편견을 만들고, 편견은 변화를 막는다. 행여라도... 런던 보이즈의 틀 안에 갇혀 버리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든다. 조광래도, 최강희도 그들만의 틀을 벗지 못했다. 홍명보만큼은 자신의 틀에 갇히는 실수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실패

조광래도 최강희도 무능력자가 아니다. 분명히 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될만한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고, 그들이 추구했던 축구는 분명히 있었으며, 부러지고 실패할지언정 자신들의 스타일을 뚝심있게 밀고 갔다. 노력을 게을리한 것도 아니고 부도덕하지도 않았으며 그들만의 전술을 택한 이유는 얼마든지 설명될 수 있는 것이었다. 실패를 패륜으로 몰고가지 말았으면 좋겠고, 한 번의 실패 때문에 소중한 우리 기억속의 영웅까지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신뢰

감독을 믿자. 만약 홍명보가 된다면, 더더욱 믿자. 홍명보가 뽑는 선수, 홍명보가 구사하는 전술도 믿자. 설사 그가 우리 기대치보다 무능력하더라도 그의 진정성과 노력을 믿자. 믿지 못하겠고 궁금하면 질문을 하자. 답이 되었으면 수긍하고, 답으로 불출분하면 토론을 하면 된다. 그러나, 모든 전제는 신뢰에서 출발한다. 신뢰하지 않은 상대와는 제대로된 질문과 답이 오갈 수 없고 토론도 불가능하다. 요즘 강조하는 대화와 소통...  둘 다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소용이 없다. 


팬이라는....

잘 할때는 한 없는 찬양을 보내지만 꺾이는 순간 그들은 악마적으로 변한다. 못했다, 실패했다, 똑바로해라 정도가 아니라 무능력자에 개새끼 소새끼 빌어먹을 쳐죽일 매국노같은 다시는 꼴도 보기 싫은 후레자식 같은 놈이 되어버린다. 감독을 팬들이 지켜줄 수 있을까? 그의 팬클럽은 그를 지켜주겠지만, 그 밖에 있는 악마적 팬들은 언제든 마음을 바꿀 준비가 되어있다. 자랑스런 역사와 전설을 부러워하면서... 정작 팬들 스스로가 우리 축구의 역사와 전설을 떼어 버리는 줄은 모르는 것 같다. 차기 감독의 가장 큰 우군으로 출발하지만 언제든 하루 아침에 가장 감당하기 힘든 적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 팬들은... 감독이 어쩌면 상대팀보다 먼저 경계해야할 대상일지도 모른다...

 

...

 

월드컵 예선의 모습이 곧 본선에서의 모습은 아니다. 난 그렇게 믿는다.

1년의 시간이 있으며, 그 시간 동안 축구는 계속되고 선수들은 달린다.

 

우리 회사는 국가대표 회사가 아니지만, 1년이면 신제품 하나는 만들 수 있다!

명색이 국가대표인데... 1년에 뭘 못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