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유럽의 한국?

2006. 7. 11. 14:12월드컵 여행 - 2006 독일/14.컴백 홈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축구란 것이 결국은 그나라의 문화와 국민성을 내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아마도... 축구라는 스포츠가 범국민적, 범세계적인 종목인 동시에
100년 이상 활기차게 발전해 왔기 때문에
운동의 기능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 풍토, 국민기질이
각 나라의 축구에 함께 녹아나는 것 같습니다.

한국 vs. 이탈리아

조금 기분나쁜 비교일 수도 있지만, 저는 아시아에서 한국 축구가 나타내는 특징이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우리와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

끈질김과 집요함. 선수들의 강한 목적의식.
팀웍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지만, 목적의식을 공유하는 순간부터는
모든 선수가 무서운 투지로 덤비는 자세.
결과를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자잘한 것은 과감히 생략하는 플레이.
우리가 잘해서 이기기에 앞서 상대방을 못하게 만들어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끌고가는 경기 스타일...

좀 엉뚱한 생각이긴 하지만...
이탈리아의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의미는
한국의 투박한 축구도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면 월드컵 우승 할 수 있다는 사실!

이탈리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탈리아 보다 훨씬 세련되고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는 스페인이나 포루투갈, 프랑스는
베스트 멤버를 가지고도 이탈리아와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축구에는 분명히 그들만의 독특한 힘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축구는 수비축구이고, 강한 수비가 이탈리아 축구의 원동력이라고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 이탈리아 축구의 원동력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질김과 집요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선을 다했기에 만족한다"

이 멋진 말도 이탈리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식의 말은 한국 축구에서도 용납되기 힘들지요.

결과와 성과에 집착하고, 그것을 위해서 다른 모든 것은
희생하거나 생략 가능한 두 나라의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하는 축구!

이런 공통점이 나쁜 측면에서의 공통점이 되기도 하겠지만
긍정적인 공통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 성향 때문에 우리는...
몰입하고, 뭔가를 쟁취하고, 열정이 있고, 역동적인 재미가 있고,
무슨 일이든...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안될 것도 없지요 ^^

그래서일까?
저는 왠지 이탈리아가 좋고...
언제부터인가 이탈리아 축구를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랑 평가전이나 한 번 했음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