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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로스 양선장 형님! 편히 쉬세요~


지난 9월 5일, 천국으로 떠나신 분의 이야기입니다.

제 20대의 마지막 시절에 축구를 인연으로 만났고, 저뿐만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던 제 또래의 무리들에게 많은 영감과 즐거움을 주셨고, 또한 주변의 많은 지인들에게 축구의 열정을 주셨던 귀한 분이십니다.


공교롭게도 부천에서 한국:베네수엘라 A매치가 열리는 날 떠나셨습니다.

생전에 부천 팀 사랑하셨고 많이 응원하셨는데 말입니다.

건강히 계셨다면 그날 경기장에서 만나 싱거운 농담도 주고 받으면서 재밌게 경기 봤을텐데 말이죠.


장례식장에서 형님과 함께 경기 봤습니다.^^

조용하고 엄숙한 것이 예의인 장례식장이지만... 생전에 워낙 축구를 좋아하셨던 분이니 축구 소식 궁금하셨을 것 같기도 하고, 옆에서 같이 보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랬네요...

장례식장에서 만난 지인들 중 한 분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르네요.


"평소에 축구 좋아하셨던 형님이 단관(단체관람) 자리 만들어 주고 가시네..."


아래는 제가 2002년에 붉은악마 웹진에 올렸던 고인에 대한 이야기, 축구를 몹시 사랑했던 한 싸나이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느꼈던 고인의 축구에 대한 열정, 그리고 축구로 인해 즐거웠던 그분의 인생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마도로스 양선장 형님!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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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로스 양선장


양광성(楊光成). 1959년생


배를 타고 바다를 누비는 싸나이, 마도로스! 뭔가 낭만이 느껴지고 멋과 여유가 느껴지지 않는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때로는 바다 한 가운데서 해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는 여유를 느끼고… 여기에 축구를 좋아 하는 사람이라면 암스테르담, 리오데자네이로, 나폴리 같은 멋진 도시에서 멋진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덤으로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에 한 두번도 기회가 올까말까한 해외 여행의 기회를 밥 먹듯이 가질 수 있고, 세계의 유명 항구를 내집 드나들듯이 드나들고, 보통 사람들이 TV를 통해서나 볼 수 있는 해외 리그의 멋진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물론, 당신이 축구를 정말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나폴리의 해변보다 마라도나를 먼저 떠올리고 암스테르담의 풍차보다 아약스가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라면 바다를 통해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축구를 가슴에 품어 볼만 할 것 같다.


과연 그런 사람이 있을까? 그런 행복에 겨운 멋진 삶을 살아가는 일이 가능할까? 아니면, 배를 타고 세계를 누비는 선원이라면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바로 이번에 소개할 양광성님을 통해서 대양을 누비는 붉은악마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 6월 29일 터키와의 월드컵 3-4위전을 보러 가는 서울발 단관버스 안에서 양광성님이 풀어 놓은 20년간의 이야기는 ‘바다’, 그리고 ‘축구’ 였다.


아… 부러워 미치겠다!


“82년부터 지금까지 쭉 배를 탔어. (헉! 20년이랜다!) 세어 보지는 않았는데, 셀 수도 없고… 한 70개국이 넘을거야. 그 안에 유명한 클럽들이 있는 도시는 대부분 들어가고. 딱 두 군데가 아쉬워. 포루투갈의 벤피카하고 독일의 뮌헨! 세계적인 명문 클럽은 다 봤는데, 이상하게 벤피카는 입항 할 때마다 경기 일정이 맞지 않더라고. 뮌헨은 또 독일 내륙에 깊숙한 곳이고… 그게 제일 아쉬워.”


이거… 이야기 하는 폼이… 결국은 벤피카랑 바이에른 뮌헨 말고는 세계 유명 클럽 경기는 다 보았다는 말이 된다. 우리는 이런 꿈만 꿔도 행복할텐데 양광성님은 그 둘만 보지 못해서 아쉬워 죽겠다고 한다. 약간, 아니 상당히 많이 샘이 나기 시작했다. 이야기 시작부터 이렇게 기선이 제압되어 버리다니…


“리버풀이랑 바르셀로나가 제일 인상에 남는데… 내 기억에 리버풀 관중들의 열기가 제일 뜨거웠던 것 같아. 선수랑 관중이 거의 구별이 없고, ‘이게 진짜 홈이구나!’하는 느낌이 정말 강하게 남아있어.”


“바르셀로나는 경기를 워낙 힘들게 보기도 했고, 또 유명 선수들이 한참 많을 때였어. 스토이치코프, 살리나스, 고이코아체아가 같이 뛰던 때가 있었는데… 감독은 요한 크루이프였고.

그쪽은 경기 당일날 현장에서 표 산다는 것은 바보 짓이나 마찬가지야. 좌석이 6만석이면 벌써 몇만석은 연간권으로 다 팔리는 식이라고. 그 때 이리저리 수소문하고, 암표 알아보고 해서 골대 뒤 3등석으로 맨 꼭대기 자리에서 봤다고.”


우려했던(?)일이 바로 튀어 나온다. 우리가 가끔씩 TV를 통해 부러움의 눈으로 바라보는 리버풀이나 바르셀로나의 경기, 그곳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함성과 열기, 스타 플레이어들의 눈부신 모습을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보았다니! TV로 보던 바로 그 곧에 있었다니… 이건 부럽다 못해 배까지 솔솔 아파오기 시작한다.


“좋은 선수들 많이 봤어. 지금 친구들은 잘 기억하지 못할거야. 캐빈 키건이나 루디 푈러 같은 선수들 참 좋았지. (루디 푈러는 이번 한일 월드컵의 독일팀 감독을 말한다.)  캐나다에서는 우연찮게 피터 비어슬리를 만나기도 했지. 그리고, 차범근이 독일 가기 전에 오쿠테라라고 일본 사람이 독일에서 뛰었다고. 루디 푈러랑 같이 뛰었는데… 나는 뭐 그때만 해도 해외 축구는 잘 몰랐고 오쿠테라만 알았지. 사실, 오쿠테라를 한 번 볼려고 경기장에 간거지 뭐. 그때가 1983년인가 그런데…”


“캐빈 키건 같은 경우에는 당시에 최고의 선수였지. 내가 본 건 캐빈 키건이 뉴캐슬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낼 때였어.  세인트 제임스 파크라고 뉴캐슬 홈에서 경기가 있었는데, 상대팀이 브레멘이었지. 루디 푈러가 막 뜨기 시작하던 때였다고. 그 시즌에 분데스리가 득점왕 먹고 그랬으니까.”


그 때만 해도 경기가 끝나면 유럽에서도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막 뛰어 들어가고 그랬다고 한다. 물론 지금 영국 경기장에 가보면 관중석 앞쪽에 셰퍼드가 딱 버티고 있어서 경기장에 뛰어 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_^ 


뉴캐슬 홈 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그에서 경기가 있었는데,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선수들 쪽으로 뛰어 갔다고 한다. 그 때 양광성님 또한 혈기 왕성할 때였으니… 분위기 대충 파악하고, 용기를 탈탈 털어서… 덩달아서 뛰어 들어갔다고 한다. 내친김에 아예 라커룸까지 성공적으로 잠입(?)을 했는데… (여러분, 이러면 안됩니다. ^_^) 


“라커룸에서 캐빈 키건을 본거야! 싸인 해 달라고 하고, 사진 한 번 찍자고 하니까 흔쾌히 찍어주더라고. 본인도 놀랬겠지. 왠 동양인 청년이 찾아 왔으니…

그 사진이 내 보물이 됐어. 항상 가지고 다녀. 사진 덕도 많이 봤다고. 워낙 유명한 선수니까… 유럽에서 외국 축구팬들 만나서 그 사진 보여주면 대접이 달라진다구. ‘너 진짜 축구 좋아하는구나!’, ‘너 참 대단하다, 부럽다’ 동양인이라서 인상이 훨씬 강하잖아? 심지어 자기가 그 동안 모은 캐빈 키건 골렉션을 나한테 그냥 줄 정도니까.”



케빈 키건과 라커룸에서




“베베토도 아주 어릴 때 봤어. 1985년이던가? 부두 노동자들이 스트라이크를 하는 바람에 리오데자네이로에서 배가 한 달 정도 묶였거든. 말라카냥 경기장에 플라멩고 경기를 보러 갔는데… 조그맣고 어린 놈이 공을 무지 잘차는거야. 관중들도 그 놈이 공 잡으면 난리가 났지. 그 사람들 표현이, ‘브라질 축구의 미래는 베베토다!’ 그랬다고. 그 때 베베토가 한 20살쯤 됐을거야.”


리오데자네이로 한 번 가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플라멩고건 산토스건, 아니면 플루미넨세나 바스코다가마. 어느 한 팀 경기라도 직접 볼 수만 있으면 좋겠다. 베베토가 뛰는 것을 직접 내 눈으로 한 번 봤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마도로스가 될까나?


자꾸만 부러움이 밀려온다. 이 글을 읽은 당신들도 열라게 부럽지? 우리 다 때려치고 배를 탈까? 그래, 함 물어나 보자. 어떻게 하면 양광성님처럼 세계 곳곳의 유명 경기장을 누비며, 유명 팀과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바다 싸나이가 될 수 있는지!


“하하. 선원들이나 상사 주재원, 외교관들이 다 축구 보는 것은 아니야. 나 같은 직업은 많지. 이 기회에 꼭 이야기 하고 싶은게 있는데, 우리 선원들이 항구에 도착해서 술 마시고 관광하고 노는거 말고 축구 경기 많이 봤으면 좋겠어. ^_^ ”


“배낭여행 하는 친구들도 마찬가지야. 유럽 같은 경우는 축구장가서 그 팀 경기 보는것처럼 좋은 문화관광이 없다구. 유명한 성당이나 유적지만이 문화가 아니야. 그건 옛날에 살았던 거를 보는 것이고, 축구장은 또 다른 현재의 문화거든. 그게 진짜 생활이고 문화란 말이야.”


“해외 나가거든 될 수 있으면 돈이 좀 들더라도 1등석이나 2등석에서 보는게 좋아. 3등석에는 서포터스가 있잖아? 근데, 걔네들 우리랑은 질적으로 틀려. 양아치나 훌리건들도 많이 섞여 있고, 행동도 굉장히 거칠어. 자기들끼리도 싸움 많이 하는데, 특히나 동양인 같이 이방인 티가 확 나는 경우에는 괜히 시비를 걸기도 한다고. 나도 3등석에서 보다가 낭패를 볼 뻔 했고…”


아니요… 아저씨, 어떻게 하면 바다 싸나이가 될 수 있냐고요… 혹시 힘들지는 않는지,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수입은 좀  짭짤한지… 그게 궁금하다고요!


“난 해양대학교 78학번이야. 82년부터 배를 탔고, 91년에 선장이 됐으니까 9년쯤 걸린거지. 해양대학교 졸업하고 처음 배를 타면 3항사(3등 항해사)로 일을 시작해서 한 10년쯤 되면 선장이 될 수 있어.”


그렇다면, 지금 고등학교 다니는 친구들 중에 해양대학교로 진학해서 대략 10년 이상 바다에서 개기면 아저씨처럼 세계를 누비며 축구와 함께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도 김선장, 박선장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국해양대학교(부산)와 목표해양대학교가 있다고 한다.)


“바다는 좀… 자기 체질하고 맞아야 돼. 10년 못 견디고 다른 직업을 찾거나 육상근무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나처럼 끝까지, 선장까지 가는 사람이 10% 정도밖에 안돼. 그만큼 힘들고 외로운거야. 외로움을 견딜 수 있어야 된다고. 젊을 때는 1년에 10개월을 바다에서 사는건데... 가족이랑 친구들과 떨어져서, 그것도 배 위에서 10개월을 사는게 쉽지가 않거든.”


그렇겠지!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을까… 자기 맡은 일에 성실하고, 또한 자기가 하는 일 속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볼 때 마냥 부럽기만 한 것이다. 남을 부러워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의 생활에 충실하면서 축구를 즐길 줄 아는 것이 답인 것 같다.


“수입은 괜찮은 편이야. (^_^) 지금은 선장이기도 하고... 근데, 예전처럼 선원들에 대한 대우가 좋은 건 아니야. 전에는 선원들이 벌어 들이는 외화가 굉장히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일반 사무원하고는 비교가 안되게 수입이 좋았어. 고생도 굉장히 심했고.

지금은 우리나라가 골고루 발전을 해서 20년전하고는 많이 틀리지. 선장만 해도 옛날에는 별을 보면서 방향 잡고  해안에서는 경험에 의존했는데, 요새는 위성장비랑 통신장비, 계측장비 같은게 굉장히 발전을 했거든. 당연히 힘든 일도 많이 줄었고, 또 탑승하는 사람도 몇 명 안되지.

선장은 연봉으로 계약을 하는데, 타는 배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야. 나는 주로 원유선, 가스선, 화물선 같은 큰 운송선을 모는데… 연봉으로 대략 5천에서 9천만원 사이야.”


양광성님 말에 따르면 20년 전에 3등 항해사의 월급이 일반 대기업 사원의 세 배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특히, 배에서는 먹고 자는 것이 모두 해결되기 때문에 젊은 시절에 배를 타면 제법 큰 돈을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회가 점점 선진화되고 하이 테크놀로지 산업이 경제의 축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예전처럼 뱃사람이 목돈을 만지기가 쉽지는 않다고 한다.


“사실 배타는 일이 고독하고 힘들기 때문에 지금도 육지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변함이 없는데… 가장 혈기 왕성한 시기를 바다에서 보낸다는 게 쉬운일이 아니야. 돈은 많이 벌지만 바닷사람 중에 씀씀이가 큰 사람들도 많잖아? 그렇지만, 나처럼 바다 좋아하고 세계 각국의 축구 경기 보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면 정말 괜찮은 직업이지!

우리 아들이 내년이면 고3이 되는데, 이 녀석도 해양대학을 가서 나보다 더 나은 선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는데… 선택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


그렇다면, 양선장님이 몰고 다니는 배 크기는 얼마나 될까? 운송선은 규모가 무척 크다고 한다. 작게는 1만톤에서 크게는 25만톤이 넘어가는 큰 것도 있다고 한다. (감이 잘 안잡히죠?)

좀 더 쉽게 말한다면 갑판 둘레가 약 1Km쯤 되고 축구장이  두 개나 세 개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승선 인원은 25명에서 30명 정도. 길게는 몇 개월 동안 항해를 하기도 하며 중간중간에 기항지에 일정기간 머문다고 한다. 이렇게 기항지에 머무는 기간에 쏜살 같이 달려가서 축구 경기를 보곤 했다는 것이다. 역시나, 어지간한 축구팬이 아니면 그렇게까지 축구장을 찾아 다니지도 못할 것 같다. 대양을 누비는 직업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골수 축구팬이었기 때문에 ‘바다’와 ‘축구’를 즐기는 멋진 싸나이가 된 것이 아닐까?


기항지에서 생긴 일


“기항지에서 외국팀하고 축구 경기를 할 때도 있지. 지금은 배도 나오고 이렇지만,  (타는 배가 아니고, 아자씨의 배둘레햄) 그때는 나도 날랐지! (어… 이거 누구나 하는 말인데..)”


“86년에, 그 때 2등 항해사였는데… 뉴욕항에서 영국 군함 대표팀하고 우리나라 상선 대표팀하고 경기한 적이 있다고. 그쪽은 한 300명 됐고 우리는 상선 세 척 합해서 75명쯤 됐지. 미국이 그때만 해도 완전 축구 불모지였지만 시설이나 이런거는 최고였다고. 한 사람당 1달러만 내면 유니폼, 스타킹, 축구화에 심판이랑 잔디구장까지 다 셋업을 해 줬어. 경기 마친 다음에는 양팀의 경기에 대한 인증서(Certification)까지…”


일단, 부럽다! 미국 축구가 비록 여전히 변방의 축구로 인식되곤 하지만, 그 아래에는 이처럼 잘 갖추어진 시스템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최강의 여자 대표팀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이번 한일 월드컵에서도 훌륭한 경기로 8강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럽다…


“그날 2대2로 비겼어. 나도 한 골 넣었고! (이 정도면 으쓱할만 하지?) 관중도 한 500명이 넘었다고. 그쪽 군인들이랑 우리 선원들이랑 응원도 볼만했고. 진짜 그날은 내가 국가대표 선수가 된 기분이었지!”


맞다! 그게 국가대표다! FIFA가 인정하는 A-매치 대표만 국가대표인가? 그날 그 순간, 국가를 대표해서 뛰면 국가대표지 뭐! 이미 16년전에 한국 대표팀이 잉글랜드 대표팀과 2대2로 비긴적이 있다니! 우하하…


“87년에는 좀 황당한 게임도 있었다고. 멕시코에 만자니요 해변이라고 태평양 연안인데, 동네에 여자팀이 있더라고. 야~ 근데, 여자팀이지만 공을 참 잘 차는거야. 그래서, 우리 선원팀이랑 한 번 시합을 해도 되겠다 싶었지… 뭐, 3대0으로 깨졌지. ‘동네’팀, 그것도 ‘여자’팀한테 말이야….”


나름대로 국가대표팀(?)의 자존심도 좀 상했을 것 같다. 그래도, 재미 있었다고 한다. 멕시코 축구가 이정도인가하는 생각도 들었고. 또한 86년 멕시코 월드컵를 치른 뒤였기 때문에 멕시코 전역에서 축구 열기가 어느 때 보다 높았다고 한다.


“터키 축구도 굉장히 좋아. 이번에 4강 오른게 우연이 아니라고. 운이 따르지 않아서 한동안 월드컵에 못나왔을 뿐이지 터키 축구가 유럽 본토하고 비교해서 별 손색이 없어. 1991년이니까 1등 항해사 말년이었는데, 그 때 ‘탄주’라는 선수가 아주 유명했지. 내가 본 경기가 페랄바체랑 베직타시라는 팀의 경기였는데… “


(음.. 팀 이름조차 잘 모르겠다. 공부 좀 하자!)


“경기 수준이 장난이 아니야. 열기도 엄청나고 말이야. 특히, 터키 서포터스는 엄청나게 열광적이고 과격했어. ‘터키 축구가 외부에 알려진것과 달리 굉장히 수준도 높고 열기도 높구나… 좋은 선수들도 많구나…’ 하고 그 때 느꼈어. 이번에 터키가 4강에 올라온 거는 하나도 이상한게 아니야. 우리가 4강에 올라온게 좀 이상한거지. 하하…”


쓰바루… 터키… 진짜 장난 아니었다. 그날 우리도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 양선장님은 우리 스스로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의 변방이 아니길 바라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가 곳곳에 많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무리 초라한 지역 리그 경기라도 예상 외로 수준이 높은 경우가 많고, 선수들의 경기하는 자세나 관중들의 열기는 프레미어 리그나 세리에 A 경기에 뒤질 것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지역민들의 축구팀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더 뜨겁고, 선수들의 연대 의식과 직업정신 또한 훨씬 높다고 한다.


“오히려 지금은 예전보다 열기가 좀 약한 편이야. 사실 유럽의 지방 도시들은 축구팀이나 기타 지역의 클럽 외에는 여가 활동도 미비했고 지역을 대표하는 구심점이 없었던 것 같아. 그래서 그런지 어린 애들 피아노 학원이나 속셈학원 보내는 것처럼, 태권도장 보내는 것처럼,  유럽 아이들은 그냥 자연스럽게 유소년 클럽에서 축구를 하는 거였다고. 그게 과외 활동이고.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도 했고, 또 80년대에 훌리건 문제가 워낙 심각해지는 바람에 오히려 진짜 축구팬들이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기도 했다고. 이제는 그런 것들이 다 조화롭게 됐지만…”


오랫동안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한 두 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우리가 볼 때는 마냥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우리는 월드컵이 열리면 편안하게 TV를 보기도 하고 직접 월드컵 경기장으로 달려가는 열성 팬들도 있다. 그러나, 배를 타는 사람은 배의 출항 스케쥴이 있기 때문에 월드컵 기간에 꼼짝 없이 바다에 묶이면 어쩔 수가 없다고 한다.


과연 양선장님이 그래서 월드컵을 보지 못했을까? 흐흐…


“94년 미국 월드컵때 가스선을 몰고 중국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하필이면 그 때 한국하고 스페인 경기가 있었던거야. 입항하려면 이틀이나 남았는데.

미치는거지. 지금은 위성 안테나가 있는데 그 때는 그냥 전파 수신기만 있었거든.

이런 이야기 하면 안되는데 (^_^ ) 그냥 항로를 좀 이탈했지… 베트남 연안으로 배를 잠시 붙이고서 두 시간 동안 경기보고 다시 항로 복귀했어. 내가 선장이니까! ^_^”



(요렇게… ‘이런 이야기 하면 안되는데…’ 라고 말하면, 이야기하면 안된다는 말까지 다 해버리고 싶어진다.) 만약 선장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궁금하다. 월드컵 경기를 꾹 참고 보지 않기에는 속이 답답해서 미쳐버리지 않았을까?


“86년에는 2등 항해사였는데… 그 때 캐나다 벤쿠버에 들어간 적이 있지. 그런데, 영국하고 캐나다가 친선 경기를 한다는 거야. 경기장 갈려면 한 200km를 가야 하는데, 경기는 보고 싶고 방법은 없고. 그 때는 내가 선장이 아니니까 맘대로 못하잖아? (뭐, 선장이라고 맘대로 하는 것은 절대 아니란다.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결국 선장 허가 없이 무단 외출을 했다고. 히치하이크 해 가면서 경기장에 갔는데… 경기 잘 보고 돌아오니까 난리가 난거야. 사람들이 내 생각해서 대충 얼버무렸는데 생중계 화면에 내가 딱 잡힌거야! 골대뒤 관중석에… 1주일간 상륙금지령 받았지 뭐.”


양선장님, 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아예 휴직을 하고 마음 편하게 월드컵을 보기로 했다고 한다. 어린 친구들과 어울려 단관버스 타고 다니면서 하는 여행이 제일 재밌다고 한다. 더구나 한국팀이 승승장구 4강까지 올랐는데, 배타고 다니면서 남의 경기 보는 맛이 이보다 더 좋을 수도 없을 것이다.


K리그, 그리고 붉은악마!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차고 놀면서 하루를 다 보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매주 월요일 밤에 MBC에서 중계하는 분데스리가 경기를 보면서 축구에 흠뻑 빠졌다고 한다.


“나중에 배를 타게 되면서는 직접 축구 문화를 접하게 된거야. 배타는 사람들은  기항지에 딱 들어가면 선술집 같은데 가서 술 한잔 하고 그러거든. 그런데, 이건 온통 축구더라고. 유니폼 입은 손님들이며, 머플러, 응원가… UEFA컵 같은 경기라도 열리면 난리가 나는거지. 그 전까지는 그냥 경기를 보는 재미, 공차는 재미만 알았는데…거기서 축구를 하나의 문화로 접한거지!”


배를 타고 해외로 자주 나가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국내 축구경기를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1년에 한두달 있는 휴가나 육상근무 기간에는 거의 전국투어를 하면서 국내 축구경기를 보곤 했다고 한다. 워낙 바다에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이 기회에 전국의 친구들도 만나고 축구도 보고 하면서 휴가를 보낸 셈이다.


“96년부터 육상근무를 좀 하게 됐지. 국내에서 머무는 시간도 많아지고 여가도 좀 더 생기고 그랬겠지? 그 때 주로 목동 경기장에서 구경을 했어. 자연스럽게 부천 경기를 많이 보게 됐고. 그런데, 경기장에서 보니까 구단에서 고용한 응원단 같기도 하고 어설프게 유럽 서포터 흉내 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친구들이 경기 할 때마다 오더라고. 그러다가 하이텔(PC통신) 축구 동호회를 알게 됐는데… 내가 경기장에서 보던 그 어설픈 친구들이 바로 초창기 붉은악마 원년 멤버들이더라고. 그러니까, 내가 본게 서포터스가 맞긴 맞았던거지.

진짜 놀랬지. 신선했고. 난 그래도 유럽에서 서포터스를 많이 봐 왔는데, 어설프건 어쨌건 간에 우리나라에서 그런 친구들을 만났다는게… 허허…”


그것이 붉은악마와의 인연이었다. 그리고, 그 역시 자연스럽게 부천 서포터스가 되었고 아빠와 함께 경기장을 찾던 아들도 부천 서포터스가 되었다고 한다. 아무리 해외의 유명 클럽 경기를 많이 보고, 또 아무리 선진 축구를 가까운 곳에서 경험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방인의 축구 문화를 옆에서 보고 즐긴 것이었다. 한 팀의 서포터가 된다는 것, 그것은 양광성님 스스로를 ‘축구 문화를 바라보는 사람’에서 ‘축구 문화의 주체’로 바꾸어 준 셈이다. 부천이 바르셀로나 같은 클럽은 아니지만, K-리그가 스페인 리그와 비교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고 열악하지만… 초라한 국내 지방극단의 ‘주인공’과 브로드웨이 유명 뮤지컬을 보는 ‘관객’의 차이랄까? 한 팀의 서포터가 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전부 친구야. 너(필자를 말함)랑 나랑 열 살 차이지만, 어차피 50 넘어가면 같이 노년을 맞이하는거야. 스무살하고 서른살 때는 나이 차이가 많아 보이지만, 쉰하고 예순하고는 그냥 친구지. (뒷 자리의 스무살 쯤  되어 보이는 학생을 가리키며) 쟤하고 나도 친구야. 안그러냐?”


사실 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양선장님을 알고 지냈기 때문에 편안하게 ‘형’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축구’라는 공통 언어가 있다는 것은 참 즐겁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공통언어와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나이나 직업, 출신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으니까. 누구나 형이고 누나가 될 수 있으니까. 양광성님의 말처럼 앞으로 20년, 30년이 흐른 뒤에 그 날 대구행 단관버스를 탔던 사람들이 모두 친구로 다시 만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딱 한 가지 소원이 있어. 소박하다면 소박한거고, 사치스럽다면 사치스러운 소원인데… 이 다음에 나이가 더 들어서 은퇴하고 난 다음에 말이야, 세계 어느 곳에서 경기가 열리든 간에 내가 보고 싶은 경기가 있으면 비행기 1등석 타고 날아가서 무궁화 다섯개짜리 특급호텔에서 잠자고 경기장 1등석에 앉아서 경기를 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


축구팬에게 있어서는 아마도 가장 호사스러운, 그리고 꿈이라도 한 번 꿔 보고 싶은 소원이 아닌가 한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 일이 가능한 부자나 VIP들도 많겠지만 말이다. 언제나 축구를 사랑하고 늘 축구장 곁에 있기 때문에 양선장님의 소원 역시 축구를 떠나서는 의미가 없는 모양이다.


양광성님의 소중한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형님 뒤에... 엄숙하지 못한 두 놈. 자수하라!



=============================================


형님의 넉넉한 웃음... 즐거웠던 축구 이야기... 모두 그리울거에요~~


  1. 양원석 2014.09.11 00:49 신고

    눈물나요...
    다시는 못본다는게...

  2. 유종철 2015.09.30 16:59 신고

    형님 보고싶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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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홍명보 vs. 주장 박주영


스포츠 팀에서 주장은 참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필드의 야전사령관으로서 경기 내내 선수들이 투지와 에너지, 평정심 등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도 중요하고,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을 통솔하고 하나로 이끌어 내는 조정자 역할도 해야합니다.

실력이 뛰어나야함은 물론이고 기복없이 거의 모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자기관리와 냉정함도 뒷받침 되어야하구요.


박지성 이후 한국 대표팀의 주장은 그 역할과 색깔이 조금은 애매합니다.

전임 최강희 감독이 중도하차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에는 확실한 주장이 없었다는 점도 포함될것 같습니다.

해외와 국내파의 문제, 기성용의 감독에 대한 불신과 그 부분을 내부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점, 경기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 그것을 이겨내는 팀 분위기, 경기가 안풀리는 선수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에 대한 격려와 위로 등...

이러한 것들은 감독이 하는 역할 못지 않게 주장이 뒤에서 해 내는 역할도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강희 감독 후임으로 홍명보 감독이 왔습니다.

전술적인 믿음이나 완성도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으며, 선수 구성에 있어서도 설왕설래 말이 나오기도 하지요.

그러나, 일단 선수단의 분위기나 통일된 기강, 흔들리지 않는 정신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

홍명보 감독이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홍명보 감독은 감독이 아니라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고 보입니다.

말 그대로 영원한 주장이고, 그의 스타일 또한 "캡틴 홍명보"의 틀이 아주 강합니다.

감독으로서의 전술이나 팀 빌딩은 여전히 확실한 돌파구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주장 같은 감독의 역할은 잘하고 있는것 같구요.


저는 박주영을 볼 때, 그가 박지성의 후임 주장을 잘 해냈으면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스트라이커로서의 박주영에 대해서는 솔직히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소속팀 경기를 뛰지 못한다는 핸티캡이 있긴 하지만 그의 실력은 믿습니다.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들도 함께 수행할 수 있으며, 개인의 능력으로 골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고, 결정력도 높습니다. 게다가 골로 연결될 수 있는 좋은 프리킥도 가지고 있고 경기 경험도 풍부합니다.

한 두 명을 꼽을까 말까한 우리나라 대표팀 스트라이커에서 박주영을 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묻고 싶습니다.


이번 그리스와의 평가전...

열심히 준비를 했다고는 하지만, 타고난 그의 감각과 실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오랜 시간 실전을 많이 소화하지 못한 핸디캡은 분명히 있을겁니다.

골을 넣을 수도 있고 못 넣을 수도 있습니다. 기대만큼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구요.


저는 그런것 보다는 주장 같은 박주영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수준있는 실력과 강인한 멘탈, 필드에서의 리더십으로 우리 팀의 플레이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선수로서의 경험과 선수단 내에서의 위상, 형님으로서의 존재감 등을 모두 고려해 보면 박주영이 가장 그 임무에 적합해 보입니다.

개인의 실력과 득점력을 보여주는 것 못지않게, 아니 그것보더 중요하게... 앞장서서 팀을 이끌고, 팀을 위해 희생하고, 팀의 부족한 부분을 위해 한 번 더 에너지를 끌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주장 같은 감독 홍명보가 해 낼 수 없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 손흥민 같은 실력파 동생들도 하지 못하는 역할이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박주영의 캐릭터는 주장과는 좀 멀리 떨어져있기는하지요.

하지만... 팀의 고참으로서, 경험이 최대 약점인 우리팀의 사정상 그러한 역할은 꼭 필요합니다.

어색한 자리이고 평소에 잘하던 보직이 아니겠지만, 필요에 의해 역할이 주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그 역할을 할 사람이 박주영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도 않습니다.


주장이 살아 있는 대표팀의 모습, 다시 한 번 보고 싶네요.


  1. 유은희 2014.06.09 23:24 신고

    박주영을 믿어보고싶어요!^^

  2. 심영샙 2014.06.18 19:57 신고

    박주영 선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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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산 - 만약, 2012년이었다면 어땠을까?

지난 12월 1일 K리그 클래식 마지막 라운드의 승리와 우승의 여운이 여전히 가시질 않네요.

아마 그 순간은 죽을 때까지 가장 강렬한 승리의 순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


K리그 연맹에 있는 친구를 통해 확인해보니,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네요.

작년전에는 홈팀에게 킥오프 진영 선택권이 있었는데, 올해(2013)부터 후반전에 자기측 서포터 쪽으로 공격을 하도록 전후반 킥오프 방향이 고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야 선수들도 후반 막판까지 힘을 내고, 서포터스도 더 신이나고, 경기도 더 박진감 넘치고, 골 세레모니도 신나고, 승리의 순간에 서포터와 함께하고.... ^^


별 것 아닐수도 있지만, 만약 홈 팀 울산이 후반에 포항 서포터스쪽이 아닌 울산 서포터스쪽에서 수비를 했다면 어땠을까?

어차피 울산은 지키는 전략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또 지켜내는 힘이 있는 팀이고, 초반에 공격적으로 하건 어쨌건 맨 마지막에는 결국 이기려는 자가 지킬 수 밖에 없는 경기.

그런데... 수천명의 악에 받친 상대팀 서포터를 뒤에 둔 채 버티기 작전을 쓴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귀가 따갑게 날아오는 야유와 욕설, 게다가 지난 경기처럼 물병까지 날아 올 수 있으니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듯합니다.

(게다가 심판도 인간인이상 판정 하나하나에 엄청 긴장 만땅)

반대로 포항은 오직 포항 서포터스의 함성을 듣고, 그들의 열렬한 몸짓을 보면서 공격을 하구요.


하지만... 지난 울산:포항 경기처럼 애초부터 지키려는 자와 넘어서려는 자로 명확히 갈린 경기라면

지키려는 자는 후반에 자기 서포터스 앞에서 지키는 것이 훨씬 유리했을 것 같습니다.

포항은 반대로 상대팀의 온갖 야유와 약올림을 감당하면서, 자기팀 서포터스의 소리는 들릴 듯 말 듯한 상황에서 공격을 했겠지요.


만약 2013년이 아닌 2012년의 킥오프 방식이었다면?

그리고, 울산이 후반에 울산 서포터 앞에서 수비막을 펼쳤다면?


2012년이었다면, 그래서 울산이 후반전에 포항 서포터스 방향으로 공격을 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다면...

후반 막판의 버티기 시간에 울산은 야유와 욕설도 들을 필요도 없었고, 물병 세례로 고생할 필요도 없었겠죠.

오히려 울산 서포터스로부터 격려의 함성을 들으며 마지막 고비를 넘길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2012년 방식이 미묘하게 바뀐 2013년 방식의 킥오프 방향 정하기...

승점이 뒤진 포항에게 불리한 경기가 아니라 어쩌면 포항에게 유리한 경기로 시작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우승은...

하늘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늘 필요한 것 같습니다. ^^






  1. 노랑머플러 2013.12.11 18:11 신고

    이런 규정이 생겼다는것을 처음 알았네요 ㅎ

    • 민간인 족쟁이 2013.12.12 12:57 신고

      그러게요... 그래서, 우승을 위해서는 하늘도 좀 도움을 줘야한다고 하겠지요 ^^ (성남 팬이신가바요?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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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 째 별을 기대하며...

1998년 가을이 먼저 떠오릅니다.

당시에는 4강 플레이오프로 리그 챔피언을 가렸는데, 리그가 마무리 될 시점에 포항은 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2위는 수원, 3위는 울산...


안양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기 직전, 추가 시간마져 끝나가던 그 직전 순간까지는 그랬죠...


당시에는 매 경기 끝장승부 방식이었습니다. 90분에 승리하면 3점, 연장에서 이기면 2점, 승부차기로 이기면 1점을 얻는 식이었습니다.


포항은 2대1로 앞서던 경기를... 그대로 끝났으면 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었던 그 경기를...

종료 직전에 통한의 동점골과 함께 1등에서 2등으로 내려갔고,  연장을 치르고 승부차기에서 패하면서 다시 3등으로 내려가는 끔찍한 아픔을 주었던 경기로 만들어 버리다니...


그렇게 1위로 마쳤어야할 리그를 3위로 마쳤고, 느긋하게 플레오프를 치르고 올라 올 상대를 기다려야 할 입장에서 3-4위간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할 상황이 된거죠. 딱 1분만 버텼으면 됐을텐데... 

그 1분은 정말이지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1분이었습니다.


3-4위전에서 전남을 누르고, 2위 울산과의 플레이오프.

그 해에 포항과 울산이 치른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은 지금까지도 K-리그 최고의 명승부로 꼽는 바로 그 전설같은 경기가 됐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명승부인들... 어떤 화려한 수식어와 추억이 담겼을지라도...

끝내는 포항이 울산에게 졌고, 또한 그해 챔피언의 이름은 결승에서 울산을 꺾은 수원이 가져갔습니다. 최고의 명승부를 남겼지만, 그것이 결코 챔피언의 영광을 대신할 수는 없지요.

이 일은 상당히 오랫동안 포항을 짓누르는 아쉬움이었고...

또한 큰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에 무릎을 꿇는 콤플렉스이기도 했습니다.


2007년 파리아스의 팀이  6강 플레이오프부터 기적처럼 연전연승을 하면서 네 번 째 별을 따기까지...

무려 9년동안...

안양과의 최종전에서 끝내 견뎌내지 못했던 그 1분은 포항이 암흑같은 시기가 시작되는 통한의 1분이었습니다.


그 1분의 한계를 넘지 못한 댓가가 그렇게 긴 시간의 아픔과 인내를 동반시킬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물론 그 때 안양과의 마지막 경기를 버텨내고 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쳤더라도 포항이 챔피언을 차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1분을 버텨냈다면 포항은 분명히 그 해의 별을 차지했을거라 믿고 있습니다.


....


어쨌든... 참 얄궂은 상황이 되었네요.

그 때 포항이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했던 것처럼, 이번 시즌에는 울산이 그렇게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해서 우승의 기회를 뒤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또한 공교롭게도 울산이 결국 맞이해야할 마지막 결정전의 상대가 1998년에 그렇게 통한의 1분을 넘지 못했던, 그래서 울산과 피 철철 흐르는 승구를 겨뤘던 그 포항이 되었네요.


그 절벽 같았던 마지막 1분...

1998년, 그때는 포항이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한 댓가로 울산에게 챔피언에 도전할 기회를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그 땐 그랬는데... 이번에는 울산이 부산과의 경기에서 마지막 1분을 버텨내지 못하는 바람에 포항이 챔피언에 도전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울산은 1998년에 안양이 포항을 꺾으며 안겨줬던 1분의 선물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포항은 이 좋은 기회를 놓치면 안되겠죠?


울산에 갈랍니다...

울산이 빼앗긴, 부산이 포항에게 준 1분의 선물 꾸러미를 풀어 봐야지요!!!  


PS) 정말이지 플레이오프에서 징하게도 만나는 두 팀입니다.

1998년에는 울산이 포항의 길을 막았고, 2007년에는 포항이 울산을 가로막고 우승을 차지했고, 2008년과 2011년에는 다시 울산이 포항을 막아섰습니다.

하여간, 옆동네 짱부터 꺾어야 된다니까!



 

  1. 마린블루 2013.12.02 18:16 신고

    이야~ ! ㅎㅎ

    성지순례 코스네요 ㅎㅎ

    이번에도 결국 1분을 남겨두고.. 우리가 승리를 가지고 왔으니 말이죠 ㅎ

    • 민간인 족쟁이 2013.12.02 20:45 신고

      우리는.... 뭐든지, 어떤 상황이든지 극복하지 ^^
      (1분의 눈물을 흘려봤으니까, 1분의 기적도 있는거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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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이라면... 포항처럼^^

아버지 생신 가족모임 때문에 작년 FA컵 우승 현장을 보지 못한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던터라, 이번에는 일찍부터 마음을 정하고 전주로 달려갈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달려간 보람 100배 느끼고 돌아왔네요 ^^


엄청 막히는 고속도로를 이리저리 우회하면서 겨우겨우 경기전에 도착.

점심도 거른 채 전후반 90분에 연장전,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치르는 바람에 많이 힘들고 배고픈 하루였지만...


해도해도 좋은 것은 승리, 먹어도 먹어도 좋은 것은 역시 챔피언!

40년 전통의 포항 스틸러스, 4번의 리그 우승에 4번의 FA컵 우승.

(이날 제 차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 가는 길에 주행거리 4만4천4백4십4키로 넘었습니다. ^^)



   


저희가 입장했을 때는 이미 상당수의 포항 서포터들이 전투 준비를 마친 상황!

그리고, 계속해서 S석(원정석) 자리를 채워가는 포항 서포터들이 줄줄이 입장!

비록 전북의 홈에서 열리는 경기지만, 이 정도면 절대 밀리지 않죠!

(원정 서포팅은 1당 100이 기본입니다. 홈팀 관중이 2만명이라면, 원정팀 서포터 2백명이면 맞설 수 있습니다. ^^)




우리 포항 선수들... 언제나 경기 시작 전에는 먼저 서포터들에게 인사를 하고 시작합니다.

게다가 원정경기는 더 각별히, 더 진하게 다가옵니다.

아마도... "먼 길 와줘서 고맙소! 함 빡세게 해봅시다!"


양팀 모두 집중력 200%, 진짜 빡세게 붙더군요.

솔직히 이번 결승전은 두 팀 중 누가 이기더라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양팀의 집중력과 의지는 관중석에서도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전반전 끝난 후의 흡연 & 노가리 타임에 만난 동료 서포터들도 이구동성으로 의견일치. (나름 10년이상 축구판에서 뒹군 인간들입니다. 게다가 포항 경기라면 말 다했죠 ^^)


"오늘 경기는 진짜 모르겠다. 한골차, 아니면 승부차기!"




역시나.. 그렇게 경기가 흘러가고...

포항이 이기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그리고 포항이 끝내 이길 것이라는 확고 부동한 믿음!

그럼에도...

휴....

저 쪽의 온통 녹색 투성이 속에서 차례차례 승부를 결정 지을 킥을 날려야하는 우리 선수들의 마음은 어떨지...


물론... 다행히...

승리는 포항의 것이 되었습니다!




오로지 TV와 신문, 인터넷을 장식하기 위한 사진찍기 및 근엄하고 높으신 양반들의 등장 외에는 하나도 재미가 없는 공식적인 시상식 행사가 지루하게 흘러가고....

ㅎㅎ 진짜 지루합니다. 페어 플레이상, 최우수 지도자, MVP, 준우승팀 시상, .... 등등등 하면서 이런저런 회장님 사장님 한 번씩 이름이 불리고... 헥헥... 한 참을 기다린 후에,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 등장!

포항이야 우승팀이니 어쨌든 기다릴 맛 나겠지만, 준우승팀 시상까지 기다려야하는 전북 선수들이야 흥이 날리 없지요.

시상보다는 승자와 패자 사이에 얼른 축하와 격려 끝내고, 좀 빨리감기 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


왜냐면...


이제 진짜 파티가 시작될꺼니까요. ^^




드디어 2013 FA컵 우승 트로피가 팬들에게 옵니다!

우리의 노병준 선수!

그의 손을 거쳐서 팬들에게 전달된 우승컵이 몇개였더라?

ㅎㅎㅎ

이번에도 어김없이 노병준 선수가 큰 컵을 들고 팬들에게 다가옵니다.



아... 이럴 때는 기자들 좀 바깥쪽에서 카메라 잡으면 안될까요?

컵을 들고 오던 선수들이 기자들의 스크럼에 막힌 꼴이 되었습니다. ^^


스크럼을 뚫고...




마지막 봉송주자 이명주 선수의 손으로 컵이 넘겨졌습니다.^^




모두 떠난 경기장에서 한 바탕 신나게 놀고!

하지만... 어쨌든 여긴 전북의 홈 경기장입니다. 스틸야드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ㅋㅋ 사진의 왼쪽 아랫쪽 코너...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난리 부르스 떠는 순간에도, 이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박는건가요? ㅎㅎ)





황지수, 김대호의 통통 복근^^

노병준의 비주얼 되는 복근 ^^

이 날의 우승은 자신들의 축구 인생에도 큰 기억이 될테지만, 아낌 없이 상의를 벗어 팬들에게 던져주고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우승은 이렇게 좋은거!

12월달에... 당신들 복근 한 번 더 볼 수 있겠지? ㅎㅎ




그러나... 컵을 안고 있는 모습이 그날따라 가장 잘 어울리는 이 선수!

신! 화! 용!

참 많은 컵을 함께 들어 올렸지만, 이번 컵만큼은 화용 선수도 느낌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가장 빛나는 별이 되었으니까요 ^^




누구였더라?

시상식이 준비되는 동안... 조용히 전주성의 센터 서클로 걸어가서 포항의 깃발이 꽂은 센스쟁이. ^^

김광석이었던가?


스틸야드였으면 세상에서 가장 큰 깃발을 꽂았겠지만...

어쨌든 여긴 전주성이니까...^^


2013년 10월 19일, 우리의 자랑이자 전설이 또 하나 탄생한 날입니다.^^


  1. 노랑머플러 2013.10.21 14:14 신고

    부럽습니다. 내년에 챔스 진출이군요 ㅎㅎ

    • 민간인 족쟁이 2013.10.22 13:10 신고

      팀의 우승은 팬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지요.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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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는 50점쯤 왔을까요?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100점 만점에 50점이라고 하기보다는, 100점 중에 50점은 땄다고 하는게 맞겠죠?

50점이라면 너무 박한 점수일지도 모르지만... 아직 50점은 더 따야지 월드컵 본선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네요.


우리가 기대하는 성적? 16강 진출?


저는 그렇게 잡는 것 보다는 "2승"을 목표로 했으면 합니다.

1승 1무 1패면 경우에 따라 16강 진출이지만, 조별 예선에서 2승이면 거의 확실히 16강 진출일뿐만 아니라 1승1무1패로 16강에 나갈 경우 1승만 더 하면 8강에 갑니다.

그러니, 월드컵에서 "2승"이라는 것은 우리 축구가 지금보다 한 발짝 더 전진했다는 명백한 지표가 될 것 같네요.


흥민-청용, 좌우는 됐고!

천만다행... 우리나라는 다른 공격 포지션에 비해서 날개는 좀 비비고 기댈 언덕이 있네요.

물론 자기들이 직접 득점을 올리거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동료의 득점 기회라도 만들어졌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은 있지요. 빠르고 과감하게 휘젓고 돌파하는 것에 비해서 득점으로 연결되는 모습까지 보여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시간을 좀 더 가지고 지켜봐야할 부분인거 같네요.


김보경은? 구자철은?

지금까지 보여진 모습으로는 선발 보다는 조커에 어룰리는 스타일입니다. 지속적으로 상대팀에 위협을 가하고 우리팀의 공격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여전히 특별한 타이밍에 번쩍하는 플레이가 그의 주특기로 보입니다. 시간을 좀 더 두고 지켜봐야하겠지만 단기간에 그런 스타일이 변화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구자철을 앞으로 올리고 이명주/박종우가 뒤들 받치는 모습이 자꾸 떠오르네요. 게다가 문제의(?) 기성용까지... 훌륭한 개인기량을 가진 선수지만, '팀'이라는 큰 그림을 놓고 봤을 때는 김보경의 역할은 역시 조우커쪽으로 기우는 것 같네요.


밥줘와 동궈

현역 대한민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에게 붙여진... 말도 안되게 잔인한 비아냥을 담은 별명이지요.

그러나, 이번 크로아티아전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에서 해결해 줄 선수는 분명히 필요합니다.

손흥민이나 이청용이 공을 가진 상태에서 상태를 무너뜨리는 재주가 빼어나긴 하지만, 공이 오기 전 찰나의 순간에 득점 위치를 잡아내고 공이 오는 즉시 골을 향한 몸짓을 하는 스트라이커는 아닙니다.

제로톱이요?

이것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전 선수가 오랫동안 한 방향으로 꾸준히 맞추어 갈 때 가능한 모습입니다. 어쨌든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게임인 만큼, 중앙에서 골을 찾아 움직이는 선수는 필요합니다.


뭐... 급할 것은 없습니다. 지금은 어차리 50점까지 획득한 상황이고 앞으로 60, 70, 80점을 향해 가기까지는 중앙의 득점력 보다는 수비와 미드필드, 팀의 전체적인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일테니까요.

어쩌면... 우리는 내년 5월이 돼야 뭔가 완성된 대표팀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박주영과 이동국은 아직 유효합니다.


전략 vs. 전술

홍명보 감독은 아직 전술이라고 볼만한 것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보여주지 못했다"가 아니라 "보여주지 않았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마도 지금 상황에서의 홍명보 감독은 세세한 전술을 팀에 적용하기 보다는 팀의 큰 틀인 전략을 만드는 단계라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의 머릿속에는 뭔가 복잡한 계산이 움직이겠죠.)


주의해서 볼 부분은 홍명보 감독의 선수 교체 및 상대에 따른 선수 기용일텐데, 아직까지 홍명보 감독은 이런 쪽에서 큰 특징을 보여준적이 없습니다. 전술부재로 말하기 보다는 아직 전술을 구사하지 않는다고 봐야겠죠?

어차피 내년 월드컵 본선을 바라보는 팀입니다. 예선 조편성이 나온 후에야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술이 나오겠죠.

그 전까지는 전체적인 팀 스타일과 다양성을 타진해 보는 시간이 될테니까요.


그래도... 답답한 부분은...

홍명보 감독은 팀 빌딩에 있어서는 역대 어느 베테랑 감독보다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그는 감독이 아니라 주장의 모습처럼 선수들에게 큰 존재감을 뿜어 내는군요.

그렇지만, 공격 부분에서는 전술코치나 전술고문을 활용하면 어떨까요?

절대 홍명보 감독의 전술 능력을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팀 빌딩을 하는 것이 감독의 가장 큰 역할이고, 거기에 있어서는 아주 잘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수비쪽은 확실히 빨리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고요.

하지만,공격 전술은 좀 다릅니다. 현재 코칭 스태프에도 공격수 출신의 박건하 코치가 있지만, 감독과 함께 공격 전술을 구상하고 그것을 다시 코치들과 함께 훈련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내는 감독의 조언자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자기들의 능력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아웃소싱한다고 본다면 그리 문제될 것도 없겠지요.


아직은 공격 전술을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런 답답합은 어느 순간 퍽 하고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분명히 어느 순간에는 뼈대가 되는 공격 전술과 믿을 만한 득점력을 확보해야겁니다.

현재의 코칭스탭 내에서 찾기 어렵다면 과감하게 외부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


다음 평가전은 어디까지 도달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까지는 잘 전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완성된 팀과 비교한다면 부족함이 많겠지만, 완성된 팀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50점은 결코 박한 점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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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감독... 이랬으면 좋겠다

 

홍명보

잘 할것 같다. 설사 못하더라도 홍명보라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뭔가 남는 것이 있을 것 같다.

지도자 경력이 짧은 것이 흠이지만, 그 흠을 극복할 그만의 장점이 더 크다. 지금은 성공 보증수표가 필요한게 아니라 팬들을 위로해주고, 윗 사람들에게는 명분을 주면서, 선수들을 감싸 안아줄 수 있는 홍명보 같은 감독이 필요한 것 같다. 

 

귀네슈

최소한 K리그 판에서는 귀네슈가 최강희를 능가하는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 귀네슈라도 무방하겠으나 조광래와 최강희가 흘린 피를 닦아줄 것 같지는 않다.

 

비엘사

진짜 대한축구협회가 그를 감당하며 믿고 밀어 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스스로 그런 각오가 있다면 함 해봤으면 좋겠다. 비엘사는 믿는다. 그러나, 한국의 축구인들과 팬들이 비엘사를 믿을지... 난 그걸 못 믿겠다.

 

임기보장

대표팀 감독의 임기는 제발 보장했으면 좋겠다. 이건 대한축구협회의 노력도 필요하고 팬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최소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된 사람이라면 그 실력을 믿자. 설사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것 같더라도, 본선에서 깨질게 뻔해 보여도... 그건 모르는거다. 지금까지 중도에 감독을 바꿔서 더 나아진 적이 몇번이었을까? 우리는 시간도 잃었고 조광래도 잃었고, 이제 최강희도 잃었다. 만약 홍명보를 잃으면? 끔찍하다!

 

2018

홍명보든 누구든....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2018년까지 염두한 장기적인 플랜 어쩌고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5년 후의 미래를 말하기 전에 최소한의 감독 임기만 확실히 보장해 주었으면 좋겠다. 5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다. 대통령도 바뀌고 국회의원도 바뀐다. 축구협회장은 안바뀔지 모르지만... 세상은 바뀐다.  감독에게 오랜 시간 짐을 지우지 말고, 멀리보고 길게 준비하는 것은 감독이 아니라 협회가 할 일이다.

 

아시안컵

우리는 대표팀 감독의 임기를 월드컵까지로 보는데... 이제는 월드컵 후의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잡으면 어떨까?

아시안컵 우승자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 자격을 얻는다. 월드컵이 열리기 1년 전에 각 대륙 최고 팀들과 겨루어 볼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가 있다. 월드컵까지를 대표팀 감독의 임기로 잡으면, 그 후에 이어지는 아시안컵은 새로운 감독의 첫번째 대회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우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게 뻔하다. 쌈빡하게 여기까지 임기 보장해 주고, 그 다음에 생각하면 안될까? 우리가 이란전의 패배에 허덕거리고 있을 때, 일본은 이태리와 맞짱뜨고 있다. 월드컵 8회연속 진출, 월드컵 4강, 올림픽 동메달. 분명 자랑스러운 역사지만,진짜 아시아 챔피언의 타이틀은  아시안컵 우승팀에게 주어진다.


유망주

A-대표팀이 미래의 유망주를 모아서 훈련시키기를 바래야할까? 그 정도의 훈련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을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 선수들은 리그를 통해서, 또 다른 대회를 통해서 성장하고 발굴되는 것이 정상이다. 클럽팀 감독과 달리 대표팀 감독은 감독의 철학과 전술에 맞는 선수들 더 많은 선수 풀에서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는가! 지금 대표팀의 영건들은 A-대표팀이 아니라 올림픽과 클럽이 키워낸 선수들이다.


런던 보이즈

지금 분명 또래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선수들이며 그중 상당수는 대표팀의 주전으로 뛰고 있다. 한 번 크게 업적을 세운 황금세대. 그러나, 홍명보의 아이들이라서 다시 그들을 데리고 홍명보가 뭔가 만들어 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은 애초에 버리자. 환상이 편견을 만들고, 편견은 변화를 막는다. 행여라도... 런던 보이즈의 틀 안에 갇혀 버리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든다. 조광래도, 최강희도 그들만의 틀을 벗지 못했다. 홍명보만큼은 자신의 틀에 갇히는 실수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실패

조광래도 최강희도 무능력자가 아니다. 분명히 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될만한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고, 그들이 추구했던 축구는 분명히 있었으며, 부러지고 실패할지언정 자신들의 스타일을 뚝심있게 밀고 갔다. 노력을 게을리한 것도 아니고 부도덕하지도 않았으며 그들만의 전술을 택한 이유는 얼마든지 설명될 수 있는 것이었다. 실패를 패륜으로 몰고가지 말았으면 좋겠고, 한 번의 실패 때문에 소중한 우리 기억속의 영웅까지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신뢰

감독을 믿자. 만약 홍명보가 된다면, 더더욱 믿자. 홍명보가 뽑는 선수, 홍명보가 구사하는 전술도 믿자. 설사 그가 우리 기대치보다 무능력하더라도 그의 진정성과 노력을 믿자. 믿지 못하겠고 궁금하면 질문을 하자. 답이 되었으면 수긍하고, 답으로 불출분하면 토론을 하면 된다. 그러나, 모든 전제는 신뢰에서 출발한다. 신뢰하지 않은 상대와는 제대로된 질문과 답이 오갈 수 없고 토론도 불가능하다. 요즘 강조하는 대화와 소통...  둘 다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소용이 없다. 


팬이라는....

잘 할때는 한 없는 찬양을 보내지만 꺾이는 순간 그들은 악마적으로 변한다. 못했다, 실패했다, 똑바로해라 정도가 아니라 무능력자에 개새끼 소새끼 빌어먹을 쳐죽일 매국노같은 다시는 꼴도 보기 싫은 후레자식 같은 놈이 되어버린다. 감독을 팬들이 지켜줄 수 있을까? 그의 팬클럽은 그를 지켜주겠지만, 그 밖에 있는 악마적 팬들은 언제든 마음을 바꿀 준비가 되어있다. 자랑스런 역사와 전설을 부러워하면서... 정작 팬들 스스로가 우리 축구의 역사와 전설을 떼어 버리는 줄은 모르는 것 같다. 차기 감독의 가장 큰 우군으로 출발하지만 언제든 하루 아침에 가장 감당하기 힘든 적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 팬들은... 감독이 어쩌면 상대팀보다 먼저 경계해야할 대상일지도 모른다...

 

...

 

월드컵 예선의 모습이 곧 본선에서의 모습은 아니다. 난 그렇게 믿는다.

1년의 시간이 있으며, 그 시간 동안 축구는 계속되고 선수들은 달린다.

 

우리 회사는 국가대표 회사가 아니지만, 1년이면 신제품 하나는 만들 수 있다!

명색이 국가대표인데... 1년에 뭘 못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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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주가 네쿠남을 막고, 그럼 이명주는 누가 막지?

이명주에 대한 찬사가 난리도 아니네요. ^^

포항 스틸러스의 팬 입장에서는 꼭 내새끼 잘난것처럼 기쁜 일이지요.

 

그런데... 포항의 팬들은 진작부터 한 건 터트릴 놈이란거 알지 않았나요?

오히려 저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수비력과 활동력은 보여줬지만 중거리 슈팅, 득점감각, 파고드는 공격력은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도 있고

왜 그 자리에 황지수와 황진성은 없었는지 그것도 아쉽습니다.

(만약 황지수가 소집 직전에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이명주가 받았던 찬사를 황지수가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마지막 이란과의 경기에도 이명주가 나설 것 같죠?

파트너로 김남일이 나오든 한국영이 나오든, 우즈벡전과 마찬가지로 이명주는 좀 더 공격적으로 넓게 움직이고 그의 파트너는 상대적으로 수비에 좀 더 치중하는 모양이 될 듯 합니다.

포항에서 이명주-황지수가 만들어내는 그림과 아주 유사하지요.

 

아니면, 이명주가 좀 더 수비적인 역할을 하면서 김보경이 그 앞에서 공격을 풀어 나갈 수도 있구요.

이 장면도 포항에서 신진호-이명주 콤비가 짭짤하게 재미를 보여줬던 모습이구요.

결국... 어떤 그림으로 가든 이명주에게는 전혀 낯선 상황이 아니지요.

스스로 오버하지만 않는다면, 늘 하던대로만 한다면 별 무리없이 소화할 듯 합니다.

 

이명주의 핵심 경쟁력은 뭐니뭐니해도 활동량입니다.

(한 마디로 카메라에 많이 잡히는 선수지요. 하프라인 근처에서 문전으로 프리킥을 올리고, 그 공이 혼전중에 뒤로 흘러나올 때 다시 페널티 에리어 근처에 나타나는... ㅎㅎ^^)

상대 공격이 시작되면 바로 달라붙어서 1차로 저지합니다.

그러면, 상대방은 다른 동료에게 패스를 하던가 1대1로 이명주를 돌파하든가 해야겠죠.

이명주 입장에서는 최대한 상대가 돌파하지 못하게 해야하고, 상대의 패스 타이밍을 죽여서 공의 전진 속소를 늦춰야합니다. 만약 이게 여의치 않고 우리팀에 불리한 상황이 된다면 반칙으로라도 끊어야겠죠.

 

보통의 경우라면 여기까지인데...

이명주만의 독특한 무기가 두 개 더 있습니다.

 

하나는, 집요한 압박과 공을 따내기 위한 투쟁!

일단, 자신의 사정권에 든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달라붙습니다. 기다리거나 물러서지 않지요.

상대가 자신을 돌파하고 나가든 아니면 패스를 하든... 만약 공이 이명주가 도달할 수 있는 반경내에 있으면 계속해서 달라붙습니다. 그러니까, 상대방을 저지해서 속도를 늦추는 1차적인 미션뿐만 아니라, 그 후에 공을 따내기 위한 플레이를 계속해서 이어갑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이명주를 피해 다른 선수에게 패스를 했다고 치죠.

아마 그 패스를 받은 선수쪽에 있는 우리 선수 누군가가 수비를 위해 다시 접근하겠죠?

바로 이때 이명주까지 가세하면서 상대방이 고립되는 모습을 포항 경기에서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명주 같은 스타일의 선수를 앞에 두고 롱 패스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바로 간격을 좁히면서 달라붙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볼 처리를 빨리 하던가, 그게 여의치 않으면 가까운 선수에게 백패스나 횡패스를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요약하면, 1차 저지선의 역할이라는 수비형 미들의 기본업무에, 공을 따내기 위한 2차 플레이가 아주 좋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지요.

 

네쿠남... 이명주에게 막히겠지요? ㅎㅎ

막히거나, 고전하거나.... ㅎㅎ 편하게 두지는 않을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명주의 장점이 또 하나 있으니...

공을 뺏은 후의 플레이입니다.

대개는 공을 뺏은 후에 주변의 동료에게 넘겨주지요. 포지션 특성상 측면의 선수들이나 바로 앞의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넘겨줄 확률이 높겠지요.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수비형 미들의 플레이 형태입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해서... 가끔씩 직접 공격을 전개할 때가 있습니다.

본인이 치고 들어갈 때도 있고, 포워드에게 바로 공을 배달할 때도 있고, 2대1로 주고 받으며 치고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수비형 미들이라면 대개 이렇게 하지요.

 

수비형 미들이 공을 채는 순간 바로 위협적인 역습이 되기 위해서는 빠른 판단과 정확성이 생명입니다.

이명주는 이 과정이 상당히 빠르고 정확한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 효과가 곧바로 공격 효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이명주를 막아서는 상대 수비가 한 발 늦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상대 수비는 우리 공격수를 커버하기에도 바쁘니까요. ^^)

한 경기에서 이런 장면이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한 번 나오게 되면 아주 좋은 득점 찬스가 만들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란 입장에서 볼 때 네쿠남이 이명주에게 막히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닙니다.

수비의 특성한 90분 내내 100% 틀어 막기는 힘들겠지요.

그리고, 네쿠남 정도의 선수면 수없이 막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자기네 공격은 살려나갈 역량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90분 중에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위에 설명한 것처럼 이명주가 상대방을 차단해서 역습 기회를 잡았을 때... 누가 이명주를 막을까요?

 

대개는 없습니다. 아마 이란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명주가 한국의 핵심 플레이어가 아닌 마당에 굳이 이명주를 차단하기 위해 힘을 분산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작정하고 수비만 하는 팀이 아닌 이상, 상대편 수비형 미들을 막기위해 수비력을 집중하는 팀은 없으니까요.

물론 조심은 하겠지요. 이란 대표팀의 기록을 살펴봐도 수비력이 탄탄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요.

하지만, 어쨌든... 공격수들이 견제받는 것에 비해서는 운신의 폭이 좀 더 있을겁니다.

 

어찌보면 약간의 차이입니다.

공격수들처럼 파괴력 넘치고 세밀한 공격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요.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는 충분히 차별성이 있는 공격력을 가진 선수입니다.

게다가 수비 역량이 떨어지는 선수도 아니구요.

수비해서 막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수비 성공이 곧바로 반격으로 이어진다는 작은 차이지만...

분명히 이명주만의 경쟁력 있습니다.

공격수들에 비해 전방에서의 세밀함이나 크로스, 돌파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더라도 수비형 미들이라는 포지션 특성상 충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공격능력이 있습니다.

 

우리 수비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명주의 그런 장점은 잘 나타나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우리 수비가 어느 정도 받쳐주거나, 반대로 이란 미드필더들이 약간의 느슨함을 보인다면

우즈벡전과는 또 다른 이명주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새로울 것이 없는...  포항에서는 너무나 흔한... 황지수와 황진성이 함께한다면 이런 장면은 수도 없이 나옵니다.

이명주가 꾸준히 대표팀에 뽑히고 시간만 제대로 주어진다면 언제든 보여줄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 기회가 생각보다 상당히 빨리 왔네요.

이것도 이명주의 복이고, 또한 그의 실력이겠지요.

 

구자철은 공격수로도 손색이 없는 득점력과 돌파능력이 있고, 기성용은 힘과 높이와 날카로운 킥과 나이에 비해 풍부한 경험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항할만한 이명주의 무기는 활동량이 될텐데, 아직은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의 경기에서 그의 활동량과 기량이 어느정도 파워를 가질지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이란 또한 지금까지 이명주가 상대했던 국내외 팀들에 비해서 수비력이 좋은 팀일 것이니,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을겁니다. 이 부분을 채워나가고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은 앞으로 이명주의 책임이겠지요. 감독과의 궁합 잘 맞는다면 좀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될테구요.

 

포항에서는 1년 넘게 발을 맞춰온 동료들이 있지만, 대표팀의 이명주는 어쨌든 신인이고 낯선 존재입니다.

실력을 떠나서 처음 만나는 그들과 온전한 파트너십을 만드는게 우선이겠죠.

그리고, 경험도 더 쌓아야하고 꾸준한 기량을 보여주면서 감독과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도 필요하구요.

다행히 그 첫 고비를 너무도 훌륭하게 넘겨주었기에...

이번 이란전에서도 한 번 기대를 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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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한국 - 이건 전술이나 기량의 문제가 아녀!

기성용, 구자철의 공백 때문도 아니고 손흥민을 늦게 투입해서 문제도 아니다.

김신욱을 투입해서 높이의 확률을 노린 고공 플레이 전술이 문제도 아니다.

새로운 얼굴들로 대폭 바뀌어서 생긴 조직력의 문제도 아니도, 수비수의 설익은 기량 문제도 아니다.

골대를 세번이나 맞춘 더러운 운발이 약간 있긴 했지만, 그것조차 문제는 아닌것 같다.

골이 제대로 터지지 않았지만 골 결정력의 문제도 아니고, 기본기나 스피드 문제도 아니다.

비록 우리에게 문제가 그러한 문제들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번 경기에서 만큼은 그것조차 문제되지 않는다.


그냥... 못했다.

어쩜 이지경일까 싶을만큼... 그냥 못했다.


레바논의 전력은 분명히 약했다.

한 골을 넣었고 간간히 스피디한 역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공격력은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만약 조금 더 수준있는 공격력이었다면 한 골만 넣지는 않았겠지!)

수비에 많은 숫자가 있었지만 공중볼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고 우리의 롱 패스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전력으로만 보자면 국가 대표가 아니라 포항 스틸러스가 레바논을 상대했어도 이겼을 것 같다.

아니, 황진성-이명주-황지수로 구성된 포항의 중앙 미드필더만 정상 가동됐어도 훨씬 나은 경기를 했을거다.

하물며 명색이 국가대표에 국내외에서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인데...


이런 정도의 상대 전력이라면 누가 선발로 나가든, 어떤 전술을 사용하든간에 어제 같은 경기 내용은 나오지 않아야 정상이다.

이동국, 이청용, 김신욱, 손흥민, 이근호 중에 한 명은 골을 넣었어야했다.

김보경과 김남일, 한국영은 좀 더 깊고 넓게 움직였어야했다.

수비수들은 서 있거나 물러서지 말고 타이트하게 막아서면서 상대를 위로 몰아부쳤어야했다.


정말이지... 왜 그랬을까?


....


이길만한 전력 차이가 있는 상대였고, 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 게다가 이겨야한다는 압박감도 있었겠지.

선제 실점을 하는 순간 상대에게 침대를 배달하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게임이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겠지. 반대로 선제 득점을 하면 한 결 우리에게 유리하게 흘러갈거고...

홈 경기도 아닌 원정 경기의 핸디캡을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들이 모를리도 없었을테고...


그런데... 이런 상황을 다 합쳐 놓으면 이게 또 이상한 상황으로 흘러간다.

선제 득점에 대한 압박감에 공격수들은 조급해지고, 미드필더들은 압박 보다는 공격과 침투에 치중하게 된다.

여기에 한 순간의 수비 문제로 예상치 못한 실점이 더해지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더구나, 침대를 사랑하는 팀을 상대할 때... 우리 선수들은 정말 심하게 말려드는 경향이 있다.

(이젠 정말 침대 트라우마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상대팀 감독이 이 문제를 가장 정확하게, 콕 찍어서 지적을 한 것 같다.


우리는 이기려는 마음, 더 정확히는 먼저 골을 넣겠다는 지나친 의욕과 자신감, 승리와 골에 대한 압박이 잘못 버무려지는 바람에 정작 가장 중요한 축구의 정석을 잊어버렸던 것!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한다.

우리는 골을 넣어야하고, 상대는 못 넣게 막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를 제압하여 우리의 스타일과 방식이 먹혀들게 만들어야한다.

그래야만 과정이 있는 골이 만들어지고 예상 가능한 수비 패턴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를 제압하기도 전에 골부터 넣겠다고 덤벼드는 미숙함을 보이고 말았다.

그렇게 해도 골은 들어갈 것 같은 막연한 자신감?

아니면, 그렇게 서둘러야만하는 조급함과 압박감?


설사 그런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축구는 그렇게하면 안된다.

이것은 마치 시험 문제만 잘 풀면 합격한다는 식으로 수능을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학에 붙으려면 공부를 충실하게 하는 것이 먼저다.

마찬가지로, 축구 경기에서 이기고 싶으면 우리의 축구를 충실하게 하는 것이 먼저다.


전술이나 선수기용, 컨디션, 골대의 불운을 말하기 전에...

감독이 어쩌고 특정 선수가 어쩌고가 아니라...

 

기본적인 우리의 축구 자체가 미숙했던 것!

그게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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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이라면... 할 수 있을까?

짐작이긴하지만... 아마 최강희 감독은 벌써부터 김남일을 뽑고 싶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대표팀을 보면 뭔가 헛도는 느낌이 쭉 있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조직력과 팀 컬러를 다질만큼 충분한 훈련시간을 가지기 어려웠다는 것이겠죠.

큰 대회가 아닌이상, A-대표팀은 모여서 잠시 발 맞추고 바로 경기를 뛸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번에는 좀 훈련시간이 주어진다는데... 함 기대해 봐야죠.)

 

뭣 땜에 겉도는 느낌이 들었을까...

곰곰히 짚어보면, 그것은 잘나가는 유럽파의 어린 선수들과 왠지 한 수 떨어져보이는 국내파의 부조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요즘 한 창 잘 나가는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 손흥민, 김보경,지동원... 모두 어리고 앞날 창창하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선수들입니다. 게다가 축구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가장 첨단의 축구를 접하는 선수들이지요.

 

이것은 뭐랄까...  넷스루 같이 한국의 작은 회사에 구글에서 잘 나가는 젊고 똑똑한 개발자들이 몇명 합류한 상황이랄까?

예를 들어, 대학을 갓 졸업하고 구글(Google)에서 일하는 능력 좋은 대학 후배들이 우리 회사에 합류했다고치죠.

이 친구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회사에서, 최첨단의 시스템 속에서, 또한 세계 최강의 동료들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들은 우리 회사 최고의 개발자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게 될 것이고, 또한 회사의 마케팅팀과도 협력하면서 일을 할 것입니다.

다행인것은 학교 선후배 사이로 서로 잘 아는 관계이고, 한국에서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언어 소통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같은 학과, 같은 연구실에서 함께 일했던 경험도 있구요.

 

그런데... 잘 될까요?

잘 될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좀 미묘하게 겉돌것 같지는 않나요?

분명히 한국에서 함께 자랐고, 한 때 함께 일한 경험도 있고,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사이지만...

일하는 스타일, 시스템, 일하는 방식, 협업하는 방식 등등에서 엇박자가 조금 생길겁니다.

 

아마 우리 대표팀에서도 이와 비슷한 부조화는 있을겁니다.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한 틀에서 오랫동안 실력을 축적한 내부 베테랑들의 집단과 외부의 첨단 환경에서 급성장하는 신진 세력이 뒤섞였을 때는 어디서는 나타나는 부조화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리고 짱짱한 해외파 선수들이 건방을 떠는 문제도 아니고, 국내파 선수들이 텃세를 부리는 것도 아닙니다.

더욱이 실력의 차이도 분명 아니란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잘하면 유럽에서 뛰지 왜 여기서 뛰냐?"라고 단순히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선수의 성장 가능성, 특징, 잠재적인 상품가치, 그 시장에서 통하는 스타일이나 플레이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유럽에서 뛸만한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로 갈리는 것이니까요.

 

....

 

앞에서 말씀드린 구글의 개발자들과 넷스루의 개발자들이 모인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구글에서 온 개발자들 중에 아주 유명한 친구가 있습니다.

구글에서도 매우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이고, 이 친구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존경하는 사람입니다.

실력도 출중할 뿐아니라 희생정신도 강하고 언제나 솔선수범합니다.

구글의 개발자들을 구글 스타일로 이끌면서, 또한 넷스루의 개발자들을 한국적인(?) 스타일로도 이끌어줍니다.

테스트를 놓고 양쪽 개발자들이 서로 다른 방식을 놓고 헤메고 있을 때, "그건 나한테 맡겨!"하고서 자기가 다 해결해줍니다.

 

이런 사람있으면 참 좋죠.

박지성 같은 선수 말입니다. ^^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실력과 업적이 있는 선수가 중심에 있고, 게다가 그 선수는 팀 정신도 뛰어납니다.

출중한 실력으로 솔선수범하면서 앞서 말한 서로 다른 블럭 사이의 간극을 실력과 희생으로 메워줍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리드하에 다른 선수들도 빠르게 서로 다른 부분을 메워갑니다.

그 서로 다르다는 부분이 사실 그리 큰 것은 아닐것이고,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는 수준의 선수들인만큼 약간의 자각만 있으면 금새 자신이 해야할 플레이에 도달할테니까요.

 

그런데 아쉽게도 이 선수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네요.

 

....

 

또 다시 넷스루 개발자와 구글 개발자가 합쳐진 팀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박지성 같은 출중한 개발 리더가 없는데...

그런데... 넷스루의 개발자 중에 과거에 잠시 구글에서 일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구글에서 그리 탁월한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고, 그러다보니 거기에서는 그다지 중책이 주어지지는 않고... 그래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근데, 이 사람!

팀 장악력과 개발할 때의 파이팅이 엄청 뛰어납니다. 궂은 일은 자신이 전면에 나서서 사장과 맞짱도 뜰 줄 알고, 때로 사장이 직접 개발자들을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사장을 대신해서 개발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쓴소리도 잘 합니다. 구글에서 온 친구들도 이 선배가 자기들 학생 시절에 매우 훌륭한 선배 개발자였으며, 또한 아주 카리스마 있게 후배들을 이끌었던 걸 기억하고 있구요.

 

그런데... 이 사람이 한동안 중요 개발에서 손을 떼고 신입 사원들을 가르치면서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개발팀을 이끌다가 최근에 다시 중요 제품의 개발 리더로 복귀를 했습니다.

대체로 예전 실력과 감각은 살아 있지만... 나이 탓인지 공백 탓인지는 몰라도 전처럼 엄청난 개발 퍼포먼스는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신제품을 만들어야하는데, 사장 입장에서는 예전처럼 개발 리더로 이 사람을 쓰자니 조금 미심쩍습니다. 과연 개발자들이 이 사람의 실력에 대해 예전처럼 전적으로 인정할지도 걱정스럽고... 더구나 구글에서 온 어리고 쭉쭉 뻗어나가는 능력있는 후배들에게 잘 먹힐까... 좀 걱정이 됩니다.

 

그러다가 이 사람... 한동안 적응기를 거치더니 요즘은 거침없이 좋은 개발품을 내는군요. 예전과 다름 없습니다. 넷스루의 개발자들도 연신 "형, 살아 있네!"를 외쳐줍니다. 구글에서 온 개발자들도 잘 이끌어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

 

김남일이 이런 선수죠. 감독들이 좋아할만한 선수입니다.

전성기의 김남일이었다면 주저 없이 그를 뽑아서 주장을 맡기고 싶었을겁니다.

하지만... 한 번 전성기에서 꺽였던 선수, 그리고 나이가 제법 되는 선수를 선택할 때, 어떤 선수에게 중책을 부여할 때, 감독 입장에서는 그 선수를 거기에 쓸 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하고 또 그 선수를 거기에 썼을 때 그 역할을 해 낼 수 있다는 감독 스스로의 확신이 있어야합니다.

그의 역할이 필요한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는거고... 리그에서 보여주는 그의 플레이와 팀에서의 활약상이 가장 큰 명분이 되겠지요.

 

요즘 김남일... 괜찮죠? 

지금 같은 정도라면 대표팀에 뽑아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을만한 밑천은 확보한 셈이고, 다른 선수들 입장에서도 "오호라, 이형 만만찮네!"라는 믿음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네요.

 

실력이 뒷받침 되지 못한다면 아예 김남일을 뽑을 수 없겠죠.

하지만, 실력이 녹슬지 않은 김남일이라면... 

지금 이 상황의 대표팀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 줄 것 같습니다.

 

만약에...

만에 하나라도...

 

김남일이 복귀하고도 여전히 뭔가 겉돈다면?

 

박지성 은퇴 번복해야지 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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