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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섬에서의 하루 - 모로 지 상파울루 (Morro de Sao Paulo)

살바도르에서 뱃길로 2시간쯤 거리에 아름다운 섬이 있습니다.

섬 이름은 "모로 지 상파울루 (Morro de Sao Paulo)"

무슨 뜻인지는 나두 모르지...^^


함께 월드컵 여행을 했던 친구들의 대부분은 귀국한 상황. 8강전까지 남은 기간을 함께 여행하는 동생이 살바도르에서 즐길 거리를 검색하더니 이 섬에 한 번 다녀오는것 어떻겠냐고 해서 부랴부랴 1박2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아마 이 섬에 가지 않았으면 살바도르가 카포에이라의 발생지인만큼, 카포에이라 도장에 가서 하루쯤 체험을 하지 않았을가 싶습니다. 몸은 안따라 줬겠지만^^)


결론은?

아~~주 환상적인 섬이었죠. 이번 여행에서 들렀던 곳들 중에서 이구아수 폭포와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모로 지 상파울루 (Morro de Sao Paulo)"


그냥 줄여서 말할 때는 "모로"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던 낙원 같은 섬, 영화 남태평양에서 봤던 것 같은 아름다운 섬입니다.

약간은 상업화된 구역이 있긴하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작은 섬입니다.

해변도 아름답고 사람들도 아름답고... 골목과 집들도 예쁘고요.

다른 모든 곳들과 마찬가지로 상권은 외지인, 외국인들이 다 차지했고 원주민은 딱히 하는 일 없이 살거나 작은 가게, 또는 큰 가게의 허드렛일을 하며 지내는 듯 하지만 거대한 리조트나 대규모 오락 시설은 없습니다.

식당과 포사다(숙박), 상점들이 모여있는 해변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면 작고 예쁜 오래된 골목길과 순박하게 손님들에게 미소를 보내고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구요.










작은 섬입니다. 하루나 이틀이면 섬의 골목골목까지 다 돌아 볼 수 있는 작은 섬.

가장 큰 건물은 성당이고 환자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병원이 하나 있고, 이발소 윗층을 사용하는 작은 극장도 있습니다. 가로 세로 약 20미터 x 20미터쯤 되는 마을 광장에는 월드컵을 위해 나름 대형 화면도 설치해 놓았구요.

게스트 하우스(Pousada,포사다)랑 식당이 곳곳에 있고 해변의 번화가(?)에는 삐끼들도 많습니다.

그냥 다른 일로 지나가던 주민들이 "당나귀 한 번 타실래요?" 하면서 지나갈 때도 있구요. ^^

머뭇머뭇 거리고 있으면 괜히 옆에 와서 참견하고 싶어하는 한량들도 많습니다.^^





이 섬에는 차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걸어 다니고 짐은 수레나 당나귀(노새?)로 나릅니다.

당연히 시멘트 포장길이나 아스팔트 길도 없고 차가 다닐만큼 큰 길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짐을 나르는 손수레를 택시라고 부르고 동네에는 택시 기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차를 딱 두 번 보긴 했습니다. 트랙터 한 대랑 앰뷸런스!

근데 앰뷸런스도 차라기 보다는 좁은 골목길을 갈 수 있도록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입니다.

물론... 바다에는 모터 보트들이 둥둥둥둥 떠 있고요.


여기 빈 택시 한 대 오네요^^




처음 항구에 도착하면 약간 황당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급히 여행지를 결정하고 움직이는 바람에 모로 섬에 대해 별로 아는 것 없이 달려가게 되었는데, 도착해서 숙소까지 어떻게 갈지 방법조차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수레를 몰고 온 청년들이 "택시? 택시?" 할 때도 짐을 택시까지 옮겨다 준다는 말로 알았으니까요. ^^

(갈 때는 그냥 짐 짊어지고 숙소까지 갔고 돌아올 때는 택시를 한 번 써봤는데... 택시비 비쌉니다 ㅠ.ㅠ)


큰 길에 나가서 택시든 버스든 알아보자고 하면서 마을 입구에 갔을 때는 약간 별천지에 온 느낌도 들었습니다.

현대화된 상점과 관광객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수수한 현지인들과 시골스러움이 공존하는 야릇함.

그러면서도 웃음이 많은 사람들 때문인지 묘한 편안함과 즐거움이 넘치는 분위기.

열 발자국 옮기기 무섭게 나타나는 삐끼들도 이상하게 거부감이 별로 들지 않았구요.

아마 그런게 편안함이겠죠?


다시 남미에, 브라질에 올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살바도르에 다시 올지는 더더욱 모르겠지만... 다시 오게 된다면 모로 섬에 다시 한 번 가고 싶네요.

좀 더 길게... 느긋하게... 돈도 좀 더 여유있게^^


....


우리나라가 조2위로 16강에 올라가기를 바랬습니다.

포루투 알레그리에서 16강, 리오에서 8강을 볼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상대팀은 16강 상대팀은 독일, 독일을 16강에서 이기면 더 바랄게 없고 설사 진다면 독일:프랑스의 8강전!


우리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저는 조1위팀의 경기 스케줄을 따라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구입한 티켓이 그런 티켓입니다. Team-Specific Ticket)

살바도르... 상파울루에서 상당히 먼 곳이고 교통편도 마땅치가 않았죠.

비행기표는 평소 가격의 4~5배를 받으니 도저히 탈 수가 없기에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버스를 타기로 했고, 여차저차 이유로 버스는 5시간이 넘게 연착되어서 길바닥에서 꼬박 2박 3일을 보내고서야 살바도르에 오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고생스럽게 왔는데...

지금까지 다녀본 브라질의 도시 중에서 살바도르가 제일 맘에 드네요.

그리고, 살바도르 옆의 "모로 지 상 파울로"는 너무너무 환상적이고요.


16강에 탈락한 씁쓸함을 이렇게 달래 봅니다. ^^




얼굴이 많이 현지화 됐죠? ㅋㅋ

이제 이번 브라질 월드컵 저의 마지막 경기, 아르헨티나:벨기에 8강전 보러 브라질리아로 떠납니다.

이번엔 비행기 타고 가요~~~^^

메시 보러 가요~~~



참고하세여~

Morro de Sao Paulo 교통편


아래 그림처럼 살바도르에서 직빵 배편(파란색)으로 오가는 방법과 배+육로(빨간색)로 오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직빵 배편은 약 2시간, 배+육로는 3시간반~4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배편이 자주 있는게 아니라서 자기 시간에 맞춰서 적당한 방법으로 움직여야합니다.

저희는 살바도르에서 갈 때는 직빵, 돌아올 때는 육로를 경유했습니다. 육로를 경유하는 길은 중간에 배와 버스(밴)를 갈아타는 시간이 조금 소요되긴 하지만 밋밋한 바다만 보면서 달리는 것과 달리 주변 마을을 지나는 재미가 있어서 나름대로 괜찮더라구요.


살바도르에서 모로 지 상파울루 가는 페리 선착장은 Mercado Modelo 옆에 있습니다. (윗바을 아랫마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근처)

 

  1. 기석 2014.07.17 16:57 신고

    모로 지 택시 한번 기가 막히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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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리오보다 살바도르가 더 좋더라!

버스만 36시간, 상파울루 숙소를 떠나 살바도르의 숙소에 몸을 눕히기까지 총 48시간이 소요된 기가막힌 여정!

도착한 첫 날에는 시간에 쫒기며 경기장 찾아가고, 경기 후에는 숙소 찾아가느라 완전 허둥지둥. 거의 몸 하나 간수하고 눕히기 바빠서 살바도르를 느낄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도착한 다음날, 8강전 티켓도 프린팅하고 이동할 교통편 예매도 하고 살바도르의 구 시가지(Centro Historico) 지역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살바도르... 4년전 여행했던 아프리카의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어쩌면 제가 상상했던 브라질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제가 생각했던 흑인풍의 브라질리언, 찌는 듯한 더운 날씨, 바다, 춤 좋아하고 노래 좋아하는 사람들, 식민지 풍의 건물. 살바도르가 딱 그런 곳이네요.

물론 여행 책자에 따르면 구 시가지 지역은 살포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역이라고 경고하는 만큼 주의가 좀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살바도르의 구시가 지역은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는데, 언덕이라 해야할지 절벽이라 해야할지 모를 만큼 가파른 언덕위에 포구를 내려다 보면서 마치 성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살바도르의 명물이자 랜드마크가 하나 있는데, 구시가(윗마을)과 신시가(아랫마을)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트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엘리베이터와 다르지 않지만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연결한다는 점이 재밌죠.

가령, 윗마을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서 아랫마을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는 식입니다.


위 사진에서 가운데에 있는 타워처럼 생긴것이 바로 엘리베이터입니다. (한 번 타는데 약 70원^^)




엘리베이터를 내려 구시가로 연결되는 통로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윗마을과 아랫마을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죠? 마치 다른 시대에 사는 것처럼 말입니다.

좀 씁쓸한 것은... 해변에는 부자들이 살고 산동네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산다는 법칙이 여기에도 존재합니다. ㅠ.ㅠ




저희가 Centro Historico 지역을 찾은 날은 마침 이 지역의 독립기념일 축제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저희는 다른 일을 보느라 늦은 오후에야 도착했는데, 이미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리고 여기저기 흥건하게 논 흔적들이 남아 있더군요.


살바도르는 나름 브라질 내에서 흑인들의 저항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고 아프리칸들의 자부심이 살아 있는 곳, 남미의 아프리카라고 합니다. 브라질 무술 카포에이라가 탄생한 곳이 바로 이곳, 살바도르라고 하네요.

그런 그들이기 때문에 독립 기념일이 더 남다른 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바도르 사람들은 물론이고 월드컵을 따라 찾아 온 많은 관광객들까지 합세하면서 구시가 일대는 일대 혼잡!

밤이 되어도 사람들은 계속 밀려오고... 먹고, 마시고, 떠들고, 사진 찍고 ^^




마침 저희가 늦은 오후에 도착한 상황!

구시가를 연결하는 올망졸망한 샛길과 작은 광장들을 따라가면서 한바퀴 돌고 나니 금새 해가 넘어가더군요.

뜻하지 않게 구시가쪽에서 멋진 썬셋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구시가쪽. 즉, 윗동네에서 바라본 엘리베이터입니다. 저 건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랫 동네로 내려가는거죠. 해 넘어가는 저녁 무렵의 엘리베이터!





그냥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연결하는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엘리베이터 같지 않나요?

브라질의 살바도르에 가시면 썬셋이 일품인 엘리베이터, 야경이 멋진 엘리베이터,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엘리베이터를 꼭 타보시기 바랍니다. ^^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아프리카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우리 상상 속의 오래된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 보다 더 멋진 브라질을 만날 수 있을겁니다.





  1. 기석 2014.07.16 17:04 신고

    윗동네 아랫동네 표현 참 정겹군!!

    그리고 동네와 동네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참 신기하네!!
    바다가 보이는 석양도 멋진 동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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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가 어데? 버스만 36시간 탔다!

상파울루에서 밤 12시 출발하여 리오데자네이로에 아침 6시경 도착. 약 4시간 터미널에서 개긴 후 10시 15분 리오에서 출발하는 살바도르행 25시간짜리 버스 탑승. 그러면 대략 오전 11시~12시 사이에 살바도르 도착해서 숙소 이동 후 몸땡이 좀 정비하고 경기장으로 출발~~ 


비행기 타고 빠르고 쉽게 살바도르에 갈 수도 있었겠지만, 이 놈의 브라질 항공사들은 바가지가 해도해도 너무합니다. 상파울루 및 인근 도시에서 살바도르로 가는 국내선 요금을 4배 이상 올리는 깡패근성을보여주시니...

감당할 수 없이 비싸기도하고, 또 그런 그들의 태도에 밸도 꼬일대로 꼬여버려서 비행기는 과감하게 접고 장거리 벗로 이동하는 방법을 선택한거죠.


이것이 원래 계획이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일이 꼬이면서 리오에서 살바도르까지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이상한 상황이 되었고, 저희 일행은 쌩쑈 끝에 겨우 경기장 도착해서 벨기에:미국의 16강 경기를 후반전부터 보게 되었습니다.

후반전부터라도 본 것이 다행이고, 모든 골이 우리가 도착한 후에 터진 것은 더더더 다행이었지요.^^


일단, 출발은 순조로웠으나...

리오 데 자네이로 도착이 1시간 연착되면서부터 슬슬 불길한 기운이 불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살바도르행 대기 시간이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드는 거니까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살바도르행 버스... 10시 15분 출발인데 10시 40분쯤 돼서야 출발을 하더군요.

시작부터 25분쯤 잡아 먹고 출발을 하다니... 머 그래도... 중간에 좀 밟으면서 만회하겠지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면서 버스가 출발을 했습니다.

대략 2시간~2시간 반쯤 되면 휴게소 같은데서 한 번 서고, 점심이나 저녁 식사때가 되면 30분씩 쉬면서 버스는 달렸습니다. 중간중간 타고 내리는 사람들 때문에 다른 도시의 터미널에 들르기도 하면서...

그렇게 오후, 저녁,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 사이 운전 기사도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버스로 이동하는 길은 비록 오래 걸리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그만의 맛도 있습니다.

비행기로 움직일 때는 볼 수 없는 브라질 시골의 모습, 들판, 원시적 느낌이 남아 있는 풍경과 사람들을 차창밖으로 느낄 수 있고 밤이면 쏟아지는 별을 볼 수도 있으니까요.

창 밖으로 보는 브라질의 풍경... 아름답지요.

상파울루나 리오 같은 대도시의 풍경이 아닌 작은 도시, 시골 마을의 풍경은 훨씬 정겹고 가깝게 느껴집니다.

비슷비슷한 대도시가 아닌 진짜 브라질의 모습, 브라질의 보통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승객 중 누군가가 휴게소에서 쉬던 중 약간 격앙된 소리로 말을 하더군요. (포루투갈말로)

조금있다가 드디어 영어로 누군가 설명을 하고, 그게 우리 일행에게까지 전달되고, 그러면서 갑자기 승객들이 우왕좌왕합니다.


버스 출발 후 계속 조금씩 딜레이가 되면서 약 5시간 정도 연착 될거라는 엄청난 소식!

11시경 도착 예정인데 5시간 연착이면 오후 4시?

경기가 5시에 시작되는데 오후 4시? 이건 좀 아닌데?


하지만 뭐 뾰족한 수가 있나요... 달리 방법이 없으니 그냥 버스가 좀 더 빨리 가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거죠.

그 사이 누군가 나서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중간에 서지 말고 최대한 빨리 달리자고 운전기사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현재 이 버스에 경기를 보기 위해 살바도르로 가는 축구팬이 28명이나 된다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심각함과 애타는 심정과 달리... 매너 좋고 점잖은 기사 아저씨는 점심 시간이 되니 30분 다 쓰면서 점심맛나게도 드시고, 운전은 천하태평하시고, 그 와중에 도로공사하는 구간도 나타나 주시고...

그닥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고, 그렇다고 조급해 하는 기색도 없고... 우리 속은 타들어가고...

이건 뭐 경기 시작하기 전에 도착하는 것은 도저히 안될 것 같았습니다.


급기야... 동승했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 긴급 제안을 합니다.


"조금 있다가 버스가 산타나라는 곳에 정차한답니다. 포루투갈 친구가 택시를 알아보니 산타나에서 살바도르까지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답니다. 가격은 차 한대당 200헤알(10만원쯤)! 여럿이 뭉쳐서 붐빠이해서 택시타고 갑시다!

이 버스는 도대체 언제 도착할건지 모르겠어요."


가만보면 이럴 때 제일 먼저 문제 제기하고 해결책 제시하고 또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설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 사람들입니다. 어쩜 그리 이 친구들은 낯도 가리지 않는지 모르겠네요.^^

물론 자기 팀의 경기가 걸려 있으니 우리보다 똥줄이 배는 탔겠지만 말입니다!





한국사람 5인 포함 이 의견에 동의한 사람 14명, 긴급히 의기투합하여 택시 4대에 나눠 탔습니다.

살바도르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짐 보관소에 짐을 맡긴 후, 다시 그 택시를 타고 경기장까지 달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가까스로 경기 시작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지요.

부랴부랴 산타나라는 낯선 도시에서 내리고, 짐을 찾고, 우왕좌왕 왁자지껄 설왕설래 이심전심~~^^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총알택시였습니다. 시속 140km까지 밟으면서, 수 많은 끼어들기를 감행하면서 택시가 시원스럽게 달렸죠. 드디어 잘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질주... 축구가 뭐그리 대단하다고, 월드컵이 뭐그리 대단하다고 그렇게까지 무리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저희의 심정은 시속 200km로라도 달렸으면하는 바람이었습니다. ㅠ.ㅠ





그렇게 희망차게 살바도르에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시내 교통체증이 우리를 가로 막네요...

조금만 가면 되는데 택시는 더디게만 움직이고...

결국,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5시가 다 되었더군요. 어쨌든 우리는 최대한 서둘러서 경기장에 가기로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는데...


어라? 아까 우리가 버스와 헤어질 때 그냥 버스에 남아있던 사람이 버스 터미널에서 우리에게 아는체를 하네?

분명히 우리가 중간에 빠져서 총알택시 타고 무쟈게 달려왔는데... 우리가 버스에 남겨 놓고 온 사람들이 왜 같은 시간에 터미널에 우리와 함께 있는거지?


알아본 결과! 우리의 총알 택시 아저씨들이 살바도르 시내를 통과하면서 불필요하게 시간을 많이 썼던 거였지요.

버스 터미널로 가는 빠른 길이 있는데 굳이 시내를 통과해서 오셨던 거였지요...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 단축은 하나도 안되고... 경기는 이미 시작되었는데...


그래도 어쨌든 남은 시간만이라도 단축하려고 애써 서둘렀더니 막 후반전 시작하려고 할 때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이나마 좋은 경기를 볼 수 있었구요.





지구 반대편, 여기는 지금 겨울이지만... 살바도르는 저녁에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곳입니다.

미국 사는 친구가 챙겨준 미국 팀 레플리카 입고 벨기에:미국의 16강전을 볼려구 했는데... 그저 정신없이 이리뛰고 저리뛰는 바람에 시커먼 긴팔 옷 입고, 2박 3일간 개기름에 쩔은 얼굴과 머리 꼬라지 하구서, 땀 질질 흘리면서 경기를 봐야 했지만 꼴에 인증샷은 잊지 않는 정신! ㅎㅎ



브라질 정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왜 이렇게 장거리 대중교통 체계가 미숙한거죠? 당신들... 미숙한게 너무 않은거 아냐?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니덜은 지난 8년간 무었을 했니? 딸랑 경기장 지은게 다냐? 니덜 브라질 말고 다른 나라의 손님들에 대한 배려가 도대체 있기는 한거니?


FIFA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이런 문제 이미 보이지 않았던가요? 문제점 뻔히 알았을텐데 왜 이런일이 생겼을까?


그리고...

우리 명보 형아!

조 2위로 16강 올라갔으면 포르투 알레그리로 갔을테고, 이렇게 개고생 안했을겁니다. ㅠ.ㅠ

대표팀의 월드컵은 이미 끝났을지 몰라도... 우리 축구팬들의 월드컵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선수도, 방송도, 협회 임직원들도 모두 떠난 이곳 브라질에서 몸으로 부딪치고 있습니다. ㅠ.ㅠ



  1. 박향화 2014.07.07 14:54 신고

    기다림..원망..체념..ㅎ

  2. 기석 2014.07.16 16:52 신고

    30시간 버스여행...ㅠ.ㅠ
    5시간 연착 ...있을수 있는일인가??? 참 어이없군
    중간 터미널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어떤생각을 할까 궁금해 지는군...

    후반전 이라도 봤으니 그나마 다행이네
    그 고생을하구...

  3. 민간인 족쟁이 2014.07.17 10:30 신고

    사실 별루 놀랍지도 않아. 아프리카에서는 오전 8시 버스가 오후 3시에 출발한 적도 있어.
    고장 났다고 수리도 하고, 버스에 손님 꽉 찰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여행할 때는 기다리면서 사람들과 노는 것도 나름 재밌어^^

  4. 기석 2014.07.17 16:33 신고

    원 ~~속터저서!!!
    우리나라 좋은나라 만세다...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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