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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트가르트] 잉글랜드 아자씨 vs. 독일 아자씨


슈트트가르트에서 잉글랜드:에콰도르 경기를
팬 페스트에서 관전하고 아우그스부르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마침 독일 축구팬과 영국 축구팬이 저와 같은 객실에 앉게 되었습니다.
(좌석 6개가 방으로 구분된 객실입니다.)

처음에는 독일 아줌마 두 명이 함께 있었고
다들 조용히 책을 보거나, 컴퓨터로 뭔가를 만지작 거리는 등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잉글랜드 아저씨는 어디론가 방을 옮겨갔고...
(아마도... 승리의 기쁨을 나눌 다른 친구들을 찾아간 모양입니다.)

중간에 울름(Ulm)이란 곳에서 독일 아줌마 두 명이 내렸고
객실에는 저와 독일 아저씨 두 사람만 있었습니다.

독일 아저씨는 직접 경기장에 가서 보았는데
암표를 못사고 팬 페스트에서 본 저를 보고 행운아라고 하더군요.
그 비싼 암표값을 지불하고 보기에는
잉글랜드가 많이 부족했다고 했습니다.

마치 연습게임을 하듯이...
그들은 자기들이 가진 것을 다 보여주지 않았고
경기의 내용도 그리 좋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 나선 독일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좀 나누었습니다.
아주 뛰어난 스타는 없지만
팀웍이 굉장히 좋고, 최전방의 클로제가 중요할 때 제 몫을 해 주기 때문에
독일팀이 경기를 잘 하고 있으며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는 것이 좀 걸리긴 하지만
결승까지 갈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

이 때, 자리를 비웠던 영국 아저씨가 들어왔고
객실에는 저와 독일 아저씨, 그리고 영국 아저씨 세명...

그런데... 이때부터 약 1시간 동안
열차가 아우그스부르그에 도착할 때까지
영국 아저씨가 쉴새 없이 썰을 푸는 통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왔습니다.

영국 축구는 물론 독일 축구와 다른 팀에 대한 평을 쫘악 읊어 대면서
썰을 하나씩 풀어가기 시작하는데...

이게 또 저를 재밌게 만든 것은
영국과 독일의 미묘한 앙숙관계였습니다.
한일관계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들에게는 미묘한 앙숙관계가 있더군요.

영국 아저씨가 풀어 놓는 앙숙 관계에 대한 썰들이 아주 골때리더군요.

"정말 이런말하기 미안하지만, 여전히 영국 사람들은 독일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로 말문을 열더니만...

ㅋㅋㅋㅋ

영국 스포츠 사상 최고의 업적 세 가지가 있으니...

3위, 1966년(?) 영국의 월드컵 우승
2위, 올림픽에서 어떤 선수가 5개의 금메달을 땄던 일
...

그리고, 영광의 1위는
월드컵 예선, 홈 에서 1대0으로 독일에 깨진 뒤
뮌헨에서 열린 어웨이 경기에서 독일을 5대1로 물리친 것이랍니다!

그 아자씨 왈...
월드컵 결승전도 아니고, 4강전도 아니고, 본선 조별경기도 아닌...
고작 월드컵 지역예선 경기지만
영국이 독일의 안방에서 5대1로 그들을 무찌른 것이
영국 스포츠 팬들이 가장 자부심을 가지는 결과였다고 하더군요.

....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자씨의 썰은 계속됩니다.)

독일의 8강전 상대가 아르헨티나인데, 그 경기는 걱정하지 말라더군요.
영국이 독일을 싫어하지만, 아르헨티나는 훨씬 더 싫어하니까
영국 사람들은 독일을 열렬히 응원할거랍니다.

포틀랜드 전쟁도 있었고
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아르헨티나 경기에서는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과 함께
마라도나가 잉글랜드를 농락하듯이 5명(6명?)을 제끼면서 골을 넣어서
자존심을 억세게 건드려 놓았고
영국 사람들이 볼 때, 아르헨티나 축구는 너무 치사하게 군다는군요.
하여간... 그래서, 아르헨티나가 독일보다 훨씬 싫답니다.

....

자기가 매주 목요일에 축구 모임에 나가는데
자기와 친한 독일 친구도 함께 모임에 나간다는군요.

그런데... 어느날 그 친구가 아르헨티나 레플리카를 입고 모임에 왔답니다.
그러자 모임에서 난리가 났다는군요.

"넌 그렇잖아도 독일 사람이라서 거시기한데...
거기다가 아르헨티나 옷을 입고 나타나면 어떡하냐!"

그리하야... 결국은 그 독일은 아르헨티나 레플리카를 벗고
그냥 셔츠를 입고 축구를 했답니다.

(완전히 뒤집어지는 분위기... ㅋㅋㅋ)

....

잉글랜드 아자씨가 썰을 푸는 과정에서
독일 아자씨와 잉글랜드 아자씨 사이에는
서로 매너는 지키면서 이야기를 하지만
은근히 서로 자기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비추고
약간씩 상대편은 좀 깎아 내리는 묘한 분위기를 보고 있자니... ㅋㅋㅋ

잉글랜드 아자씨는 영국 축구의 현재 문제점을 에릭손 감독이라고 하더군요.
역대 어느 때 보다도 좋은 멤버를 갖추었지만
에릭손은 6년 내내 전술 시험만 되풀이했고
오늘 경기에서는 지난번 경기와 또 다른 전술을 시험하더라...
감독을 바꿔야한다.

2002년에 히딩크는 무명의 한국 선수들을 잘 조직해서
놀라운 경기를 펼치지 않았는가?

그리고, 지금 독일은 걸출한 스타는 없지만 (요러면서 독일을 살짝 깎아주고...)
클린스만 감독이 얼마나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했는가? (다시 올려주고!)

발락은 훌륭한 선수다.
그렇지만 그는 다소 게으른 스타일의 선수다. (또 살짝 깎아주고...)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발락은 정말 훌륭한 팀의 리더로 뛰고있다. (올려주고!)

....

독일 아자씨는 약간 접어주는 분위기였슴다.
잉글랜드 아자씨의 썰이 워낙 쉴새없이 휘황찬란하게 전개되기도 했지만
왠지 영국 사람들 앞에서는 한풀 접어주는 것 같더군요.

독일 아저씨 하는 말이...

독일 사람들이 국기를 몸에 두르고
얼굴에 국기를 페인팅하고
'도이칠란드'라고 소리 높여서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이
자기로서는 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보람이랍니다.

2차 대전 이후로
독일 사람들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게 죄인이 되었기 때문에
늘 어디서나 독일인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숙여야 했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놓고 자기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계기를 가지게 되어서 굉장히 좋다고 했습니다.

영국 아저씨도 이 부분에는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막상 독일에 와서 월드컵을 겪어보니
대회 준비도 잘 되어있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도 많고, 사람들의 의식 수준도 영국보다 훨 좋고...
등등등... ('등등등'은 제가 잘 못 알아먹은 부분 T.T)

충분히 독일 사람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할 만하며
영국 사람들도 이전보다 독일을 훨씬 좋게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친해질 듯 친해질 듯 하면서 자꾸 멀어지는 한일관계를 늘 접하는 입장에서
일면 수긍이 가고...
그러면서... 일본은 왜 독일처럼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지워 나가지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열차가 도착할 쯤...
박지성의 등번호가 찍힌 핸드폰 줄을 두 사람에게 선물로 주었고
잉글랜드 아자씨는 또 박지성에 대한 칭찬을 줄줄이 풀어제끼고...

덕분에 피곤하고 심심하고 지루할 것 같은 시간을
아주 즐겁고 유쾌하게 보냈습니다.

물론... 다행히(?) 잉글랜드가 이겼기 때문이겠죠.
만약 그들이 졌다면 돌아오는 기차안은 무척 침울하고
약간은 살떨리는 분위기가 되었겠죠?

역시... 경기는 이겨야하고 승자가 여유와 관용을 베풀지요. ^^

  1. 2006.06.27 18:35

    비밀댓글입니다

  2. 민간인 족쟁이 2006.06.28 06:50 신고

    다 알아들은건 아니고... 알아들은 것들이 그렇다는거지..

  3. 니가사 2009.03.14 09:56 신고

    ㅎㅎ 좋은 사람들하고 잘 걸리셨네요 ㅠ 저는 냄새나는 아저씨들만 주구장창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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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트가르트] 잉글랜드:에콰도르, 팬 페스트 관전 (3)

(계속)

이제 후반전, 다시 기운차리고 일어선 그들은
또다시 열광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 베컴의 골이 터지면서 그 열광은 더해가고
마침내 경기에 승리합니다.

자... 본격적인 그들의 놀이는 이제부터입니다.
그래도 잉글랜드 팬들, 승리한 다음에 패자를 건드리지는 않더군요.
(만약 그들이 졌다면 어땠을까... 슈트트가르트는 박살났을지도 몰라요. ^_^)

계단에 서서 노래를 부르던 무리는
정말 그곳이 경기장 스탠드는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경기가 끝난 후에는 승리의 노래를 부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으... 배불뚝이 아저씨의 압박!



이녀석... 경기내내, 그리고 그 후에도 계속 그 자리에서 깃발 흔들더군요.


그들의 뒤풀이가 어찌나 오래가는지
저는 도저히 끝까지 그 뒷풀이를 볼만한 인내력도 없고
아우그르부르그로 돌아갈 기차시간도 다가오고...
약 30분 정도만 그들의 뒷풀이를 보고 자리를 떴습니다.

뒷풀이 노래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하늘에 독일 폭격이 10마리가 떴네, 10마리 폭격기, 10마리 폭격기...
영국 공군기가 한 놈을 떨어뜨렸네, 한 놈을 떨어뜨렸네...'
하는 그들의 노래였습니다.

10마리에서 시작해서 9마리, 8마리.... 1마리...
하늘에 독일 폭격기가 없네...' 라고 할때까지
장장 10분이 넘는 시간동안 이 노래를 부릅니다.

다섯 마리

네 마리


우리나라의
'타잔이 10원짜리 빤스를 입고, 2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부른다...
타잔이 20원짜리 빤스를 입고, 3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부른다...'
이 노래랑 같은류의 노래라고 보시면 되겠슴다.

2차대전을 통해서 독일과 영국 사이에 쌓인 감정이
서포팅 곡으로 만들어진 것이죠.

이 노래를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그리고, 양 팔을 벌려서 비행기가 날고 떨어지는 모습으로 춤을 추고
10마리, 9마리 할 때는 손가락으로 숫자를 나타내고...
수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팬 페스트를 찾은 사람들에게 큰 볼거리였습니다.

독일 사람들도... 그 정도는 승자의 애교로 봐주는건지
(아니면 속으로 씨불씨불하면서 감추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함께 웃고 사진찍으면서 그들의 뒷풀이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한 마리

마침내... 모두 격추!



노래와 춤도 계속되고... 맥주도 계속 마시고...
마시는 양 만큼 공중으로 뿌리고...
그 와중에 맥주컵도 날아 다니고...
(점점 망가져갑니다. ^_^)


흥에 겨운 그들을 뒤로하고 (사실은... 점점 망가져가는 그들을 뒤로하고... ^^)
저는 역으로 향했습니다.

잉글랜드의 승리를 축하합니다!

승리 후, 차도에서 축구를 하는 놈도 있고...



역에서 만난 귀여운 꼬맹이들!


(휴.... 요까이! 잉글랜드:에콰도르 경기 팬 페스트 관전기 완결!)
  1. 2006.06.27 18:45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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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트가르트] 잉글랜드:에콰도르, 팬 페스트 관전(2)

(계속)

팬 페스트가 설치된 장소는 커다란 광장인데
마침 팬 페스트 가장자리에 긴 계단을 가진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면에... 좀 멀리 보이긴 하지만
커다란 TV 스크린이 보입니다.

마치 그곳이 경기장의 스탠드인 양
많은 잉글랜드 서포터들이 계단에 줄지어 서서
맥주를 마시면서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말이 팬 페스트지... 그곳은 이미 경기장이었습니다.
이미 술들은 취해서 얼굴은 발그레하고
맥주를 또 마시고, 때론 맥주를 위로 뿌리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응원이라기 보다는 그냥 한바탕 놀고 마시는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팬 페스트 근처의 동상과 호텔 난간에는
잉글랜드의 플랙들이 걸려있고...
과연 이곳이 독일인지 잉글랜드인지... ^_^



맥주를 계속 마셔대는데...
이건 완전히 1000cc 컵으로 맥주를 들이 붓습니다.
이 참에 신나는건 맥주 장사고
슈트트가르트의 맥주는 잉글랜드 사람들이 다 마셔버릴 모양입니다.
맥주 장사는 파는게 아니라 맥주를 계속 실어 나르는 것 같더군요. ^^


그리고...
팬 페스트 옆에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유난히... 잉글랜드의 경기에서는 그들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지요.


하프타임이 되자...
이 녀석들도 지쳤는지, 아니면 술에 취해 나가 떨어진 것인지
이곳 저곳에 드러눕는 놈들이 너저분하게 보입니다.
뭐... 그들에게도 휴식이 필요하겠죠?

  1. 나이테 방장 2006.06.27 17:28 신고

    그러고 보니 8년 전 막세유에서 있었던 일이 주마등 처럼 지나갑니다. 딩크엉아한테 정신없이 어퍼컷 다섯대나 맞은 뒤, 풀이 죽은 앙마들이 막세유 구항구에서 유스호스텔로 가기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구항구 광장에 모여서 열라 떠들며 놀고 있는 홀랜드 애들이 눈에 띄었죠. 갸들한테 더 이상 기죽기 싫어 뺀질이 아저씨의 선창으로 시작된 '아리랑'을 악으로 깡으로 목이 가도록 불렀고 프랑스 경찰 아저씨, 아줌마들이 순식간에 우리 주위를 에워싸고 우리들이 빨리 해산해 주었으면 하고 눈치를 계속 주더군요......우쒸!!
    '98 프랑스 원정, 제겐 너무나 소중한 경험과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덧글) 근디 저 계단에 있는 맥주는 유난히 오늘따라 션해 보입
    니다. 글쿠 전화 한다 한다 하면서도 못하네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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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트가르트] 잉글랜드:에콰도르, 팬 페스트 관전(1)

6월 25일.
슈트트가르트에서 잉글랜드와 에콰도르의 경기를 보았습니다.

동행중인 인철형과 정훈이는 다행히 미리 티켓을 구했지만
저는 티켓이 없는 상태여서
일단 경기장으로 이동해서 암표라도 구해볼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 FIFA에서 티켓에 여러가지 장치를 해 놓으면서
암표 거래를 막겠다고 공언했으나...
경기장에서는 공공연히 현장에서 티켓이 거래됩니다.)

경기장 가는 길에 지하철을 탔는데
얼마전에 보았던 잉글랜드와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예전 경기와 비교할 때
지하철이 그리 붐비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예선까지만 보고 발길을 돌린 잉글랜드 팬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어쩌면 암표를 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장 가는 전철이 맞긴 한거야?



암표 거래는 대학시절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기차표를 사본 것 말고는
처음 해보는 짓인데...

결론을 말씀드리면, 실패했습니다. ^_^
티켓은 좀 남아돌긴 하는데, 적절한 가격과 구입 타이밍을 잡지 못해서
못사고 말았습니다.

음... 축구장 암표 가격을 보면
일단 암표는 최소 원래 가격의 2배 이상이 기본입니다.

그러다가... 경기 시간이 임박해지면 암표파는 사람들도 후딱 팔아치워야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씩 내려가지요.
끝까지 표가 남아 있다면, 경기가 시작되면 원가에도 살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경기라면 좀 다르지요.
인기있는 팀의 경기는 경기전에 암표가 다 팔려 버리기 때문에
적절한 가격이 제시되면 순간적으로 판단해서 티켓을 사버려야합니다.
(제가 망설이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휙 사가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3등석이 먼저 팔려나갑니다.
똑같이 2배를 받더라도 3등석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죠.
(3등석은 2배가 넘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는 비싸지만, 어쨌든 1등석보다는 싸니까요.)

제가 암표 구입을 시도했을 때는 3등석, 2등석은 모두 팔리고
1등석 암표만이 돌아다녔는데...

원가는 120유로입니다.
초기에는 300유로 부르더니
두 장을 함께 사면 500유로 (한 장에 250유로)
그러다가 경기시작 10분전쯤 되니까 200유로까지 되더군요.

요 타이밍에 살짝 망설이다가 티켓을 놓쳐버렸고...
잠시후에 왠 녀석이 'Hospitality Ticket'이라고 쓰인 것을 들고 와서
150유로에 사겠냐고 하더군요.

저는 'Hospitality'라는 단어를 몰라서 (보통은 그 위치에 티켓 가격이 써 있습니다.)
이게 뭔가 다른 종류의 티켓을 이녀석들이 뻥튀기해서 파는건 아닌가
의심을 했고... 역시나 제가 망설이는 사이에 홍길동처럼 사라져 버리더군요.

녀석들이 떠난 후에 경기장 진행요원에게 물어봤더니
월드컵 스폰서 업체들에게 배당되는 티켓이며, 매우 좋은 자리라고 하더군요.

유럽 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정훈이에게 물어봤더니
그건 정말 비싸게 거래된다면서...
그걸 150유로에 제시했다면 냉큼 샀어야 한다는군요.
(아마 그 녀석들... 어디서 공짜로 티켓을 얻었던 모양입니다.)

흑흑...
무식이 죄죠...

이미 경기 시간은 되었고...
혹시나 아직 팔지 못한 놈이 있을까하고 돌아봤더니
역시나 인기있는 팀의 경기여서 그런지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습니다.

....

아쉽지만, 저는 발길을 돌려서 팬 페스트 장소로 돌아갔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개최도시마다 '팬 페스트(Fan Fest)'라는 곳을 따로 운영합니다.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별도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입장객 관리와 보안 검색도 철저하게 하고,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추었으며 식음료 판매도합니다. (맥주도 팝니다.)

마침 슈트트가르트의 팬 페스트는
중앙역 근처의 중심가 광장에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찾아 가기도 쉬울뿐더러,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시내 구경을 겸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

팬 페스트 가는길에 본 낙서쟁이, 보



팬 페스트 장소에 도착한 순간....
저는 그 곳이 잉글랜드의 어느 경기장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는 수 많은 잉글랜드 서포터들을 봤습니다.

(인터넷 사정이 무척 안좋습니다. 다음편에 바로 이어서 포스팅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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