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긴 끊어야하는데....

2013. 1. 17. 21:19사는게 뭐길래/난 그냥... 남자!

 

의지가 박약한 넷스루 인간들의 담배 끊기 놀이?

 

끊긴 끊어야겠는데 의지가 박약하여 잘 되지는 않고... 그나마 어떻게 좀 담배를 줄여 보겠다는 마음은 있기에...

회사 칠판에 흡연 상황판을 만들었다.

(넷스루에서는 화이트보드만 사용하지 않습니다. 칠판과 문교분필도 사용합니다. 전동 지우개 털이도 있어요. ㅋㅋㅋ)

 

막내 사원이 매일 아침 업데이트하는 상황판.

1~2 개까지는 OK, 5개면 경고, 넘어가면 죽든가 말든가 악담 들어도 할말 없음.

 

여전히 담배 끊기가 잘 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이 상황판 생긴 뒤로 하루 반갑 정도 피던 담배가 5~6 개비 수준으로 대폭 줄기는 했다.

물론... 가슴에 손을 얹고 상황판에 100% 기록을 남겼다고 말할 수도 없고, 술자리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담배를 피기는 하지만...

예전보다 적게 피게 된 것만큼은 확실히 효과!!

 

그런데... 담배 상황판에 자석으로 담배핀 개수를 기록하려고 보니 자석 갯수가 그리 많지가 않다. 작은것 중간것 큰것이 각각 색깔별로 골고루 있기는 한데...

 

이걸 활용해서 상황판에 표시를 하다보니 기발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작은 것이 1, 중간 것이 3, 큰 것이 5를 나타내도록 했다. 예를 들어, 오늘 10 개비를 폈다면 큰 것 1개(5), 중간 것 1개(3), 작은 것 2개(2)를 붙이면 된다. 각자에게 제공된 자석(큰 것 1개, 중간 것 1개, 작은 것 3개)를 이용하면 11까지는 표시가 가능하니 (5 + 3 + 3) 담배를 많이 피더라도 11개비를 넘지 말자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그런데 오늘... 위의 사진에서 두번째 라인의 녹색 자석 사용하는 인간이 한 마디 툭 던진다.

 

"로마자 표기하는 것처럼하면, 이 자석들로 18까지 표현할 수 있습니다!"

 

로마자로 I, II, II, IV, V, VI... VIII, IX, XI 하는 것처럼 작은 자석을 I, 중간 자석을 V, 큰 자석을 X로 매핑하면 된다는 기발한 발상을 한 것이다!

 

물론 그는 기호적, 수학적 호기심에서 얻은 아이디어겠지만...

그것을 받아 들이는 내 마음은....

 

"음... 18개비까지?"

 

평소에도 18개비까지 펴 본 적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왠지 뒤에 든든한 버퍼가 생긴 느낌이다. ^^

갑자기 컴터의 CPU와 메모리가 남아도는 것 같은 작은 포만감이 생긴다. ^^

 

담배 상황판을 통해 담배도 좀 줄여보고...

상황판에 표시하면서 잠시나마 로마자 생각하니까 치매 예방도 되고...

마음의 여유까지...^^

 

어쨌든!

 

올해는 진짜... 요놈의 담배.... 함 어떻게 해보자!